영농일기 - 일하기 좋은 때입니다
이른 아침이면 풀잎에 찬 이슬이 맺힌다는 절기 한로(寒露)가 되었습니다. 한로 즈음에는 곡식의 낟알이 영글고, 국화꽃이 피기 시작하며, 여름내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탄현교육관 뜨락에도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꽃밭에는 코스모스꽃과 구절초꽃이 활짝 피었으며, 교육관 뒤 둔덕의 화살나무 이파리가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텃밭에는 무와 배추가 속살을 채워가고, 텃밭 둔덕에 있는 모과나무에는 모과가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습니다.
지난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도 무더웠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 뒤로 땀이 흐를 만큼 무척 뜨거웠습니다. 한여름에는 텃밭에서 김을 매거나 웃거름을 주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몸이 쉽게 지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즈음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일하기 딱 좋은 때입니다.
10월 두 번째 일요일인 10월 13일에는 법인의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텃밭에 베어 널은 들깨를 털고, 고춧대를 뽑아내는 한편 교육관 뒤 둔덕의 키작은나무를 잘라냈습니다. 어쨌거나 누구라도 일하기 좋은 가을이 우리 곁에 오래오래 머무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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