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넷째 주 합쳐 약 1000만
셰일가스업체도 첫 파산 신청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실업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일 발표된 3월 넷째 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64만800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한 주 만에 또 갈아 치웠다. 미국 신규 실업자는 3월 셋째 주에 328만명을 기록하며 이전 최고치( 1982년 69만5000명)의 다섯 배로 치솟았는데, 그 수치가 두 배 수준으로 더 불어났다. 두 주 사이 서울 인구와 비슷한 약 10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수당을 신청했다는 뜻이다.
이날 발표된 3월 미국 정리 해고는 22만3000명으로 사상 최대치(2002년 1월 24만8000명)에 육박했다. 전월 (5만6000명)의 4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기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6.9%가 늘어 사상 최고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인한 미국 경제의 셧다운(활동정지)이 3월 중순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 해고는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셰일가스 개발 업체 두 곳과 식료품 체인인 딘앤델루카 등 코로나 여파로 파산 보호 신청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실업은 앞으로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美기업 절반이 정리해고 계획"... 고용 빙하기가 온다.
정리해고 22만명 역대최악 수준
직원 12만명 백화점도 무급 휴직
전문가들 "가장 어두운 날 안왔다"
실업자 최대 4700만, 실업률 32%
"고용시장의 가장 어두운 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미국 실업이 4월에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3월 마지막 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 주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자 '고용 빙하기'가 올지 모른다는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바고 그 시점'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골드만삭스가 이날 발표한 전망도 '고용의 암흑'을 예고했다. "4월엔 수천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치솟을 것리다" 역대 미국 실업률 최고치는 석유 파동 직후인 10.7%였는데 코로나로 이 기록 역시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코로나 여파로 미국 실업자가 4700만명에 달하고 실업률은 32%로 치솟는다는 암울한 전망을 최근 내놨다.
2일 미국 고용 알선 회사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가 집계해 발표한 3월 정리해고 규모는 금융위기 때(24만2000명)보다는 아직 적다. 하지만 코로나 충격이 대기업까지 번질 경우 이 수치는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셧다운(영업활동 강제 중단)을 4월 말까지로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하는 등 코로나 경제 타격이 중.장기화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CNBC는 기업 250여 곳에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 기업 중 절반 정도인 49%가 앞으로 석달 안에 정리해고에 나설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중 11%는 이미 정리해고를 한 차례 마쳤다고 답변했다.
실업 충격은 장사를 사실상 접은 상태인 소매점부터 강타하고 있다. 점포 문을 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미국 유통회사 중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급휴직 돌입을 발표하는 회사가 속출하는 중이다. 갭.바나나리퍼블릭 등 패션 브랜드를 다수 소유한 '갭Inc'는 지난달 말 미국.캐나다 매장 직원 8만 명이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도 이번 주부터 551개 백화점에 있는 직원 12만5000명 대다수가 무급 휴직을 간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 콜스(8만5000명), 속옷 체인 빅토리아스크릿(8만5000명) 등도 매장 직원의 무급 휴직을 시행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구글 분석 결과, '실업 수당'을 검색하는 이들이 폭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충격은 경제의 '약한 고리'에서부터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소매점 직원, 영업 사원, 식재료 준비 등의 직업을 코로나로 인해 사라질 가능성이 큰 일자리로 꼽았다. 미국의 일자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이 소매판매인데 코로나가 이런 일자리부터 없앨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실업이 이처럼 불어나자 미국 정부는 실업 수당을 올려주는 등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는 중이다. 지난달 말 통과된 경기부양책에 따라 미국의 주간 실업 수당은 기존의 약 385달러에서 985달러로 올라갈 예정이다. 미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추가 실업 수당에 2500억달러(약 307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2020년 4월 3일 금요일 김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