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밑에서는 이슬람이 버티고, 지중해 위에서는 천주교와 개신교가 쌈박질이 나 있는 이 시절에 농업혁명이 일어나고 조금씩 산업혁명이 싹을 틔우게 됩니다. 16세기에 일어난 농업혁명은 곡식의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렸고, 이를 팔기 위해 식민지 개척이라는 유행을 만들어 냅니다. 유럽 열강들은 앞다투어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시기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거기가 인도인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더욱이 갔다 와서는 그 인도에는 금과 은이 많다고 하는 바람에 스페인의 잉여 군인들이 자기네 나라에서 배 타고 서쪽으로 대서양을 건너면 나오는 아메리카 대륙에 가게 됩니다.
아메리카에 있던 아즈텍문명과 잉카문명은 이때 정복당하고, 그 자리에 지금의 멕시코, 브라질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북미는 영국이 개척한 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나온 청교도들이 정착하면서, 지금의 미국이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미국을 차지한 영국이나 청교도들은 개신교도들이고, 멕시코나 브라질을 차지한 스페인은 천주교도들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도 미국에서는 영어를 쓰고, 미국 이남은 스페인어이거나 프랑스어를 쓰게 되었는데 이들이 다 라틴 언어권이라, 아메리카를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로 구별하기도 하지만,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로 나누기도 합니다. 멕시코는 북아메리카이면서 동시에 라틴아메리카인 셈이지요.
유럽은 천주교와 개신교의 각축장이 되었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천주교가 이기기도 하고 개신교가 이기기도 하면서 일대 혼란스러운 땅이 되고 맙니다. 여기에 르네상스가 붙고, 농업혁명이 뒤를 따르고,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안 그래도 종교적으로 시끄러운 동네가 계급의 변화까지 휘몰아칩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지주와 농민의 계급투쟁이었는데, 산업혁명으로 인해 지주는 자본가가 되고 농민은 노동자가 되면서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투쟁으로 변해 버린 것이지요. 이게 극단으로 흐르면서 마르크스가 공산주의를 만들고 소련의 스탈린이 동조하면서 지주와 노동자의 싸움은 거대한 국가 간의 이념 싸움으로까지 번져간 것입니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그 배경에 프랑스혁명으로 인한 자유, 박애, 평등의 사상과 개신교 분파였던 재세례파의 공동체 운동이 적당히 동기부여를 해 주었고,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부조리와 빈부의 격차가 뇌관을 터트렸던 것이지요.
유럽이 이런 종교적 사상적 계급적 투쟁으로 정신없을 때 아메리카의 식민지들은 독립을 선언하고 국가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독립전쟁이 18세기에 일어났으니, 유럽이 16세기 르네상스, 종교개혁, 농업혁명, 17세기 산업혁명의 여파로 시끄러울 때 일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인해 각종 기계와 기술이 개발되는 시점에 미국이 이민자들을 수용하면서 실력자들이 미국에서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에디슨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자연스럽게 미국은 그야말로 급성장하였고, 지금의 거대 강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각종 무기가 개발되고, 중국의 화약으로 인해 기껏해야 조총 쏘던 임진왜란에 비해 1900년대 일제 시대는 개량된 소총이 나오고, 권총도 나오고 했던 것이 산업혁명의 혜택쯤 되겠지요. 거기에 유럽 본토에서는 일명 “따발총”이 등장을 합니다. 기관총이 나온 것이지요. 이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배 한 척에 기관총 싣고 어느 대륙을 가던 소수의 탐험가만으로도 식민지 개척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본토인들이 칼 들고, 창 들고 인해전술로 덤벼도 기관총 몇 대 떡 하니 세워두고 갈겨버리면 그 앞에 항복하지 않을 민족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유럽은 자기들이 만든 무기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를 유린했지만, 결국 또 자기들이 만든 무기로 자신들이 죽는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그것이 제1차 세계대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일어나 전쟁이니까 얼마 전까지도 그 전쟁 경험자가 살아있었다고 합니다. 예전의 전쟁은 보병부대가 돌격 앞으로 하면서 각개전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은 돌격 앞으로 했다가 기관총에 죽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총은 현대 무기지만 당시의 장군들은 기사도 정신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세 돌격맨들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유럽인들이 겪어보지 못한 신종 전쟁이 되었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죽은 전쟁이 되었습니다. 천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 전쟁으로 죽어간 것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은 프랑스와 독일 간의 참호전 전투로 유명한 전쟁이지요. 돌격 앞으로 했다가 기관총에 다 죽어버리니 서로 대치하면 참호를 파고 철조망을 두르고 기관총을 갈겨대는 전투로 흘렀던 것입니다. 이를 타개하려고 수류탄도 만들고, 전투기가 전쟁터 위를 날아가며 폭탄을 터트리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좀처럼 참호가 점령이 안 되니까 나온 것이 탱크입니다. 결국 싸움은 식량난에 누가 먼저 빠지느냐로 결정이 났는데 프랑스나 독일이나 둘 다 식량이 없기는 매한가지였지만, 미국이 프랑스에 식량 원조를 해 주는 바람에 독일이 항복한 전쟁이 제1차 세계대전이었습니다.
이후 20년간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했고, 신무기들은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을 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독일의 히틀러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패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갈다 못해, 칼을 갈았고, 무기를 갈았고, 탱크를 갈았습니다. 다시는 세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던 유럽인들은 방심한 사이에 히틀러에게 당하고 맙니다. 순식간에 프랑스가 점령되었고, 독일은 세계를 정복할 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그동안 일구어온 경제가 이 상황을 타개시켰는데, 공장에서 탱크며, 군함이며, 비행기며, 온갖 군수물자를 말 그대로 펑펑 찍어서 유럽에 보내는 통에 히틀러 역시 항복하고 말았지요.
이후 미국은 절대 강국이 되었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치로 세계가 양분되어 오다가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