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고 가을비가 톡, 톡, 떨어진다. 입추는 벌써 지났고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지는 추분도 넘겼으니, 찬 바람 막아줄 가을 옷을 꺼낼 때가 되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을바람에 옷깃 여미는 데는 트렌치코트가 단연 최고! 잘록한 허리선을 따라 벨트를 조여 묶고, 빗방울 툭툭 털며 카페로 들어서는 올가을 멋쟁이, 바로 당신이다.
가을 패션의 고전, 트렌치코트
참호 속 비바람으로부터 병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옷 트렌치코트. 개버딘 원단 특유의 내구성과 실용적인 디자인 덕분에 지금은 스타일의 고전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일교차가 심한 가을철에 스타일과 실용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이다.
트렌치코트(Trench coat)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을 만큼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트렌치(Trench)는 ‘참호’라는 뜻인데, 이것은 야전에서 몸을 숨기면서 적과 싸우기 위해 방어선을 따라 판 구덩이를 가리킨다. 트렌치코트는 전쟁과 관련되어 탄생한 옷인 셈이다. 트렌치코트는 말 그대로 참호 속에서 대적해야 하는 영국군을 혹한과 비바람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든 옷이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토머스 버버리라는 사람이 군인을 위한 비옷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일명 ‘버버리 코트’라고도 불린다. 사실 우리는 트렌치코트라는 말보다 이 말이 더 친숙하다. ‘버버리’라는 세련된 이름 말고 한국식 ‘바바리’ 말이다. 이쯤 되면 이미 예상 가능하듯, 이 코트를 만든 토머스 버버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의 설립자이다. 이후 이 코트는 영국 육군 장교의 유니폼이 되었고, 전쟁이 끝난 후 일반에 알려지면서 영국을 넘어 스타일의 고전으로 패션 역사를 장식하게 되었다.
개버딘 원단의 내구성과 방수성
토머스 버버리는 트렌치코트를 만들기 위해 질기고, 가볍고, 잘 젖지 않는 방수 원단을 개발하고 이 원단을 개버딘(gabardine)이라고 불렀다.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영국에서는 간편하게 걸쳐 비바람을 막아주는 트렌치코트가 선택이 아닌 필수품이었을 것이다. 전장에서 쓰일 만큼 실용도가 높았던 트렌치코트는 스포츠맨이나 탐험가를 보호해주는 장비 구실도 톡톡히 해냈다.
구석구석 실용성을 더한 디자인
트렌치코트에서 크게 세워 접은 칼라에 폭넓은 라펠은 가슴으로 들어오는 비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바람 방향에 따라 좌우 여밈을 바꿀 수 있고, 손목에 조임 장치가 있는 것도 소매 끝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판초 스타일로 어깨 덮개를 댄 디자인이나 케이프 스타일 역시 비옷으로서의 기능을 더하기 위한 것이다. 뒷부분에 주름을 잡은 것 또한 활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트렌치코트의 실용성을 더욱 증가시켰다.
일교차 큰 가을철에 제격
가을철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크게 벌어지는 일교차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체 대사가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때 면역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데, 그 시기가 바로 요즘과 같은 환절기인 것이다. 그래서 트렌치코트의 뛰어난 실용도는 바로 이런 계절에 빛을 발한다. 해가 지고 기온이 뚝 떨어져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고, 갑작스레 비를 만나도 빗방울을 툭툭 털어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단풍놀이 갈 때 잊지 마세요! 등산화와 발 건강
울긋불긋 단풍 옷으로 갈아입은 산에 가기 위해서는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등산화다. 여러가지 등산용품이 많지만, 등산할 때 가장 필수품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등산화가 아닐 수 없다. 산은 일반 도로와 달리 노면이 고르지 않고 불규칙하며 험한 길이 많아 평소에 신는 신발을 신고 등산할 경우에는 다리나 관절이 상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그것이 우리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운동화라도 마찬가지. 그에 비해 등산화는 등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거의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등산화는 산에 오를 때는 물론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하산 때에도 발과 발목을 잘 잡아줘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충격도 최대치로 흡수해준다. 또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등산화의 밑창은 흙먼지나 빗물에서도 노면 마찰력이 높아 넘어지지 않게 하는 기능이 있다.
등산화 고를 때엔 운동화보다 한 치수 크게!
등산화를 구입할 때는 평소 신는 운동화보다 한 치수 크게 고르는 것이 좋다. 너무 딱 맞는 등산화는 발이 부어 통증을 일으킬 수 있고, 하산할 때에 몸무게가 앞으로 쏠리며 발가락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평지를 걷는 가벼운 산행에는 발목을 덮지 않는 로(low) 커트, 등산 초보자나 1박 이상의 산행에는 복숭아뼈를 덮는 미드(mid) 커트 이상을 골라야 발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쾌적한 야외 활동을 책임지는 아웃도어 의류 소재
등산, 여행, 캠핑, 낚시 등 야외 활동 시에는 움직임과 땀 배출이 많아 기능성 의류의 필요성이 아주 높다. 방수, 방풍, 투습, 내구성 등을 갖춘 아웃도어 의류 소재의 최고봉은 단연 고어텍스(Gore-Tex). 고어텍스는 안감과 겉감 사이에 사용되는 멤브레인(membrane)이라는 소재가 핵심이다. 이 소재에 뚫린 80억 개 이상의 구멍은 물 입자보다 작아 빗물 등을 차단하는 방수 기능을 하고, 수증기 입자보다는 커서 몸에서 나는 땀은 배출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고어텍스 외에도 기능성을 갖춘 아웃도어 의류 소재로는 유럽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채택하는 심파텍스(SympaTex), 라미네이팅 코팅으로 방수성을 높인 일본의 엔트란트(Entrant)가 있다. 이 밖에도 편안한 착용감에 탄력적인 활동성을 제공하는 라이크라(Lycra), 나일론의 강도와 면의 부드러움을 갖춘 서플렉스(Supplex), 땀을 최대한 빨리 흡수해서 말리는 기능이 탁월한 쿨맥스(Coolmax) 등이 대표적인 아웃도어 의류 소재이다.
동물을 더 사랑하는 방법, 인조 가죽 소재
가죽은 재킷, 신발, 가방, 지갑 등 패션 소품부터 소파나 쿠션 같은 가구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용되는 소재다. 그런데 가죽 소재가 각광받는 만큼, 그 반대편에 선 이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동물 가죽을 얻기 위해 잔인하고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살상이 환경보호 단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멋스러운 가죽을 포기할 순 없고, 동시에 동물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요즘에는 천연 가죽 못지않은 인조 가죽 소재가 다양하게 나왔다. 엄격한 채식주의를 지칭하는 비건(vegan)을 좇아 생산과 가공 등 전 과정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비건 패션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추세.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생산되는 가죽 제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과 공생해야 하는 우리가 동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닐까?
가을철에 꼭 필요한 의류 관리 요령
옷을 잘 관리해 오래도록 입는 것도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뜻하지 않게 일어난 세탁 사고 대처법과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관리법만 익혀두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나나 껍질로 가죽 관리
갈색이나 검정색 가죽 제품의 원피를 무두질할 때 타닌 성분을 이용하는데, 바나나 껍질 안쪽의 미끈한 부분에 타닌이 들어있다. 따라서 이 부분으로 가죽 제품을 닦으면 무두질할 때와 비슷한 작용을 해 세탁 효과를 볼 수 있다.
헤어 린스로 줄어든 스웨터 늘리기
모직물 니트 의류를 잘못 빨아 줄어들었다면 미지근한 물에 헤어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풀고 줄어든 스웨터를 담가볼 것을 권한다. 10분 정도 두었다가 세탁망에 넣고 탈수한 뒤 모양을 잡아가며 다리미로 눌러주면 원상태에 가깝게 회복된다.
직접 만들어 더 안전한 천연 섬유 유연제
섬유 유연제는 섬유를 부드럽게 하고 정전기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입을 때마다 옷에서 향이 나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세탁 마지막 과정에 사용되는 만큼 의류에 남은 잔여물이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 이럴 때 섬유 유연제를 직접 만들어 쓴다면 한결 마음이 놓일 것이다. 초간단 천연 섬유 유연제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준비한 물에 베이킹 소다를 넣고 저어주며 녹인다.
2. ①에 구연산을 넣는다.
3. ②에 식초와 레몬즙을 넣고 잘 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