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온산읍 울벌ㆍ명봉마을 주민들은 온산읍사무소와 온산중ㆍ고교 통학로에 생존권을 찾기 위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어놓은 상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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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울주군 온산공단 내 석유비축기지 지하화공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파 소음으로 온산읍 울벌ㆍ명봉마을 주민들이 수면을 취하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의 반발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울주군 온산공단과 연접한 울산석유비축기지 내에 98만2천29㎡ 규모 1천3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제2 지하석유저장시설 구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사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석유공사 측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발파 작업을 이어가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석유공사는 온산읍 울벌ㆍ명봉마을 주민들에게 당초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발파` 하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를 준수하지 않고 발파 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8~10시까지 연장시키는 바람에 이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일부 주택은 발파 공사로 인한 진동이 전달돼 치장벽돌이 떨어지고 담벼락이 넘어지기 일보직전인 상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이어지는 발파ㆍ소음ㆍ진동 등으로 이들 마을 주민들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생활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공사만 강행하는 중이다. 앞서 지난 2016년 10월 울산비축기지 지하화공사 현장에서 안전 관리 소홀로 폭발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발사고 이후 지역 주민들은 언제 또 다시 대형사고가 이어질지 발파 공사 때마다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두 마을 주민들은 온산읍사무소와 온산중ㆍ고교 통학로에 생존권 사수를 위한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어놓은 상태다.
특히 울산비축기지 지하화공사 현장 주변에는 위험물 시설 등이 위치하고 있어 폭발 사고 및 대규모 강진이 발생할 시 환경재앙이 우려된다.
주민 A씨는 "일출시와 일몰시 발파 시간을 단축을 요구하는데도 지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울벌ㆍ명봉마을 주민들은 언제 폭발 사고가 이어질지 모르는 채 시한폭탄을 안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한국석유공사는 울산비축기지 지하화공사 전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발파작업 전 인근마을 주민들에게 사전 통보해 발파소음이 증가할 때에는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기로 당초 약속했지만 현재 이를 무시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울산비축기지 지하화공사 현장이 `보안지역`이라며 외부를 차단한 채 편법적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큼 비밀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비축기지 지하화공사 발파과정에서 발생한 폐석(버력)을 당초 설계도서와 다르게 처리해 불법처리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당초 매각 공고문에는 폐석을 공사현장에서 선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매각 낙찰 받은 업체는 선별기를 공사현장에 설치, 폐석을 선별 분리해 반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고에는 현장에서 크럇샤(암석 파쇄기)를 사용하거나 기타 선별작업을 못하도록 규정했음에도 업체가 조건 사항을 지키지 않는데 대해 석유공사가 이를 눈감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월 터널 발파암 20만㎥을 매각 입찰을 했고 오는 5월까지 반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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