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차 옆자리에 젊은이가 휴대폰에 눈을 바짝
붙이고 무언가를 보고 있다.
엇? 뭐지? 무슨 요상한 영상을 보고 있나? 해서 슬쩍
돌아다보았다.
그 청년은 휴대폰 화면을 거의 눈에 붙이듯 하고 영상을 보며
때때로 문자까지 열심히 날리고 있었다. 내가 어림잡아 손가락으로
재어보니 한 5 센티미터 정도였다.
그 5 센티도 안 되는 공간에서 문자까지 잘도 쓰고 있었다.
그렇게 화면을 보는 것도 신기할 정도였지만, 저렇게 하고도 눈이
멀쩡할까?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눈을 가졌길래 눈을 붙여야
사물을 볼 수 있단 말인가?
거, 참 희한한 사람도 다 있네~
저렇게 해야 뭘 볼 수 있다면 정상 거리의 사물은 어떤 방식으로 볼까?
원 거리의 물체는 보이기는 하는 걸까?
그 젊은이는 내가 내리고자 하는 한 정거장 앞서서 내리고 말았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머리에 떠 올랐다.
빈부 격차, 양극화가 날로 심화되는 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인데, 그렇다면 도대체 이를 완화할 방안은 무엇이란 말인가?
뭐 복잡한 건 모르겠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살펴보자.
과거엔 영세 자영업자인 골목 상권이란 것이 다양하게 존재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대형 마트란 놈이 도시 곳곳에 우후 죽순처럼 생겨났다.
소비자들은 신이 났다. 일단 거기 가면 골고루 물건이 쌓여있어 발품을 조금만
팔면 싱싱하고 좋은 물건을 양껏 살 수가 있었다.
처음 코스트코라는 대형 마트가 양재동에 생겼을 때 거기 진입하는데만 30분
심지어는 1시간 가까이 차량이 줄을 서던 걸 기억한다. 해서 힘들게 들어갔으니
물건을 양껏 카트에 집어넣는 게 일상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3-40만 원은 기본
이고 5-60 만원 어치의 물품을 잔뜩 사서 돌아오곤 했었다.
양재동은 지금도 주말엔 오랜 대기 시간을 필요로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E 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E 마트 트레이더스, 등등
그중에는 간혹 상권이 안 좋아 폐점을 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위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코스트코를 잠깐 언급해 보면,
전 세계 매장 -- 약 800개
미국-- 540개
캐나다-- 100개
일본 --26개
한국 --10개
2020년 총매출 -- 1560억 달러 ( 약 170조 원)
참고로 월마트, 아마존 ,코스트코의 합산 총 매출은 약 1조 달러에 육박하여
우리 돈으로는 1,200조 에 이른다 . 우리나라 한해 예산의 2배를 거뜬히 넘기는
금액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2021년 총 매출은 279조 였다.
* 전 세계 탑 10 매출액 매장 중 한국이 1위--5위까지 싹 쓸이
부동의 1위였던 양재점이 세종점에 1위를 빼앗겼다 함,
도대체 세종점이 뭐길래??
* 코스트코의 주가는 500$ 를 기준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
소비자들은 당연 이렇게 말한다.
' 아, 그거 물건 가격 싸고 믿을만한 품질이고 넓은 주차장에 그만하면 됐지,, 뭘?'
물론 맞는 말이고 나 자신도 그래서 인근의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편이다.
자, 그런데, 세상의 시스템은 이렇게 부익부, 빈익빈을 향해 세팅이 되어 왔고
우리 모두는 그렇게 되도록 일조를 하며 살고 있다. 당연 동네 상권이란 것은
덕분에 지리멸렬이다.
그러면 ' 싸고 편하고 좋은 물건 '을 찾는 인간의 본성을 억제하고 될수록 만인이
평등하고 비슷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양극화니 뭐니 하는 말 자체를 꺼내지도 말아야 할거 아닌가?
양극화가 심화되어 경제 성장도 한계에 직면했다고 다들 얘기한다. 빌 게이츠도
그랬다. 그런데 세상의 시스템은 양극화가 커지도록 이미 만들어져 작동되고
있다.
그럼 도대체 누가 무슨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시민들의 자발적 인식의 전환으로?
쳇, 공염불도 유분수지, 이게 될 일인가?
정치 제도적으로 혹은 정치적 결단으로 일부 완화가 가능할 순 있겠지만, 이미
굳건히 가고 있는 방향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한 10년 후 20년 후는 세상은 어찌 될 것인가?
잘 사는 부유층은 더욱더 주체할 수 없는 돈을 가지게 될 것이고 없는 사람은
더욱더 빈한하게 살게 될 것이다. 그 정도가 어느 수준으로 될지 상상 하기가
어렵다.
이것이 전철에서 핸드폰을 마치 눈에 붙이고 보던 젊은이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눈앞의 이익 이란 이런 것일까?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달라지긴, 뭐가~
이런게 뜬금없는 생각 이라는 걸까?
전에는 생각도 떠오르지 않던 그런 게 스쳐갔다는 것이고, 암튼 생각의 물꼬가
마르지 않고 있다는데 위안을 삼는다는 정도!
첫댓글
마론님의 글을 보노라니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합니다.
제 경우는 코스트코에 가서
싸게 산다고 해 봤자 지출만 더 많아집니다.
소단위의 판매가 아니고
많은 량을 사오면,
달랑 두식구에 언제 다 먹고 다 씁니까?
나눠주고 헤프게 쓰고
음식일 경우, 매일 같은 걸로 먹으면 지겹지요.
시간 많은 여성들 그룹지어 다니며
돈 절약이 아니라 시간낭비 하는 것 같아요.
공산품은 잠실 롯데 정도면 충분하고
과일 야채등은 가까운 동네 구멍가게에서 구입해요.
신선도 높고 값싸고.ㅎ
마론님은 실생활, 현실에 마주치는 것에
눈길과 생각을 글로써 표현을 잘 하시는
실용, 현실주의자 같습니다.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네에~
초창기와는 달리 이제는 그런데서
왕창 쇼핑을 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어차피 동네 가게들은 다 죽어 나가고~
큰 마트들만 성업중이니,, 걱정도 되지만
저도 그 대열에 동참중이니 뭐라 할 말도
없네요!
출근길에 얼핏 눈에 띈 모습과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을 적고, 약간의 자료를 검색해 덧붙여
봤을 뿐입니다.
자본주의는 야수와 같아서 결국 인간성을 잠식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성장보다는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소비가 미덕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사실 저도 코로나 위기가 오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코로나가 나를 조금은 성숙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특히 신자유주인가 뭔가가 더더욱
편차를 키웠다고 얘기하더군요!
인간의 욕심대로만 맘대로 활개치게하면
뭐 그결과는 뻔 하지요!
그렇긴 한데,, 뭐 좋은 대안이 있는것도 아니고
안타깝기만 하네요!
코스트코의 장점은 양이 많은 대신에 가격이 쌉니다
그게 아마 기업방침 인거 같습니다
많은 양이 필요한분은 이용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그렇지요!
우린 뭐 정육, 과일, 포도주 같은걸
거기서 자주 구입합니다.
가끔 골프용품 같은것도 사도 하고
일부 영양제도 구입하지요.
젊은이를 본 후 사고의 전환이 놀랍습니다. ㅎ
불질, 자본주의 사회의 정점인 자본독점은 양극화를 불러 일으키고
그 추세는 막을 길이 없으니 걱정입니다.
한국은 그래도 재래시장이 아직은 곳곳에 존재하나 여긴 주말시장 뿐이고
소상공인의 자리인 세탁소 등은 이미 거대자본이 독점, 프렌차이즈 라는
명목하에 그들의 노예가 되고 있지요.
머리좋은 사람이 나타나 이를 어느정도는 해결할 아이디어을
냈으면 하는 바램. 인류의 역사는 어디로 흘러갈 지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재래시장이 곳곳에 성업중이긴 하나
예의 그 대형마트에 견줄수가 있간디요?
주말이면 시민 거의가 다 대형 마트에 갑니다
버글버글? 뭐 그정도지요.
대신 동네 상가나 골목은 썰렁하기만 해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스스로 양극화를 부채질
하는데 기꺼이 동참하고 있는 셈입니다.
아참,, 그리고 쪽지 보내드렸습니다.
한번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ㅎ 핸드폰 보는 젊은이랑 코스코 ~
대형점탓에 쫄딱 거지꼴 된 사람 여기 있습니다 ㅠㅠ
제 기억으로는 영등포 양평동에 코스코 처음 생겼다고 해서 주차장 진입에 두어시간 기다렸던 생각이 나네요
코스코에 납품하는 사람들말로는 가격 후려치고 반품되는 것까지 책임 전가한다며 식겁한다고 하데요
아이고,, 그렇다니께요!
물론 싸고 좋은 점도 있지만,
코스트코에서 카트에 잔뜩 물건 싣고
쾌재를 부르며 유유자적 나오던 기쁨도 이젠
시들해 지고 있긴하지요.
마론님 글은 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곤 하는데
마주앉아서 무한 대화를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아마 막히면 막히는 곳에서 수긍하기도 할거같고요.
아이고!
그냥 떠 오르는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해 보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거 뭐할라 그딴 생각을 하시오?
더러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하지요! ㅎㅎ
코스트코는 코스트코대로
재래시장은 재래시장 나름대로 각각 장점이 있으니
잘 이용해 가며 살아야지요.
글 감사합니다
넵,,
가까운 용인 재래시장을 아주
잘 이용하는 편입니다.
공세리 코스트코도 가까워서 자주
찾고요, 심지어는 자동차 타이어도 거기서
교체한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 그것이~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고 전철, 혹은
걸어서 다니다 보니 가능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글도 쓰려면 먼저 생각이 있어야 하니
그런면에서는 자꾸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는 습관이 좋다고 생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