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노동시장...'보고서
현장기피.고령화 속 '돌봄' 인력난
서울 제외 구인증가율) 구직증가율
직종 등 고려 '하이브리드 정책 '필요
일할 사람을 찾는 구인 수요가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 수요보다 훨씬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위험하고 힘든 노동으로 여겨지는 제조 현장직을 꺼리는 현상이 20.30대 청년층에서 40대까지 확산하고,
빠른 고령화 속에 수요가 2배 이상 급증한 돌봄 인력이 특히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6일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라는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노동시장 긴장도((tightness)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보다 상승(0.63-0.75)했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긴장도란 노동 공급 대비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지표로 구직건수 대비 구인 인원(구인배율)을 통해 산출했다.
구인배율은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구인증가율이 구직증가율을 크게 앞섰다.
보고서는 인력수급 불균형의 원인으로 요양보호 등 돌봄서비스 구인 증가와 제조 현장직 기피를 꼽았다.
2019년 3분기와 올 3분기를 비교했을 때 돌봄서비스 구인 증가율은 133.9%로 전 직종 구인 증가율(36.6%)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전체 구인 중 돌봄서비스 구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월(5.7%) 대비 지난 9월(11.3%)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돌봄서비스는 구인과 구직이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구인이 더 크게 증가해 구직이 이를 따라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고령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제조 현장직의 노동시장 긴장도는 제조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제조 현장직 구인은 45.5% 증가했지만 구직은 반대로 2.1% 감소했다.
보고서는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뿐 아니라 40대도 제조 현장직을 기피하고 있다'며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만 제조 현장직 취업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제조 현장직 구인난은 주로 화학(플라스틱 제조 등) 금속(용접.주조 등) 등
고위험.고강도 육체노동이 요구되는 직종을 중심으로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충남.충북에서 노동시장 긴장도 상승 폭이 컸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직종 측면의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과 개별 지역고유 인력수급 상황을 함께 고려한
'하이브리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돌봄서비스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지 않은 외국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 현장직의 경우 숙련도가 높지 않고 반복업무 성격이 강한 제조 단순직은 자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자동화가 어려운 필수 직종(화학.금속 등)은 핵심 기술이 다음 세대로 잘 이전될 수 있도록
정책적.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