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상큼하였습니다.
부엌 창 너머로 멀리 보이는 산과 들이 싱그러워보입니다.
'오늘 날 참말로 쥑이네.'
'끙~~~~~'
난 오늘도 휴일을 즐길 수 없는 신세입니다.
바로 다음 주 수요일에 해운대 교육청
수업 예선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으로 3번째 참가하는데 두번 다 2등급을 받아서
마지막으로 1등급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생각할수록 일이 태산같습니다.
특히 미술 수업은 아이들 기본기 지도부터 시작해서
쌈박한 동기유발을 위한 이벤트, 참고작품 제작, 감상활동까지
멋지게 연출하려고 하니 진이 다 빠집니다.
어제는 저녁 8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오늘 아침 7시까지 잤습니다.
잘 때의 생각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서 수업시나리오를 짜려고 했는데.....
"니 일찍 일어나서 수업시나리오 짠다고 하더니 다 짰나? "
남편이 늦게까지 누워있는 나를 향해 묻습니다
배실배실 웃으며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응, 꿈속에서 다 짰어. ㅎㅎㅎㅎ"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를 반기는 듯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는 싱그러운 식물들이 나를 위로해줍니다.
지금 우리 교실에는 칸나, 감자, 고구마, 양대콩, 고추, 토마토,
무우, 나팔꽃이 서로 다투어 자라느라 날마다 키 자랑을 합니다.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진딧물들은 내 손에 다 죽었어.'
맨날 화장지 몇 장들고 진딧물 소탕작전을 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영양제 사서 먹이고 물도 정성껏 주고,
잘 자라라고 얘기도 해주고 쓰다듬어 줍니다.
5학년인데 1학년 애들처럼 식물과 얘기를 나누는 걸 보면......
맑고 밝은 아이들이 절 웃게 만듭니다.
꽃들을 한번 살펴보고 음악을 신나게 틀어놓고 마음을 추스립니다.
마침 옆반의 예쁜 후배도 수업대회 나가는데
수업준비하느라 나왔네요.
"부장님, 커피 한잔 할까요?"
"좋아, 좋아."
오늘따라 커피가 온 입안을 휘감네요.
일할 맛이 납니다.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 있죠?
잠시 얘기를 나누다 후배는 생각정리한다고 사라집니다.
교장선생님께서도 교실에 들러 격려해주시고 가십니다.
저도 이제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모두모두 행복한 휴일 되세요.
아자! 아자! 화이팅!!!!!
도전하는 자는 아름다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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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심히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 좋은 성과 있으시길~
아름다운영상이 스쳐갑니다. 최선을 다한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할뿐...
최선을 다하여 아름다운 결과 만드시길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래요 ^^* 화이팅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