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가족 23-31, 오늘 점심은
“아버님, 안녕하세요!”
“어, 그래.”
“오늘 따님 치과 진료 마쳤습니다. 틀니도 잘 맞고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어요.
대구에 온 김에 두류공원이라는 곳에 들렀습니다.”
“어.”
“점심 식사하셨나요?”
“어. 밥 먹었나.”
“큰 편의점이 있는데 봉지라면 끓여 먹을 수 있는 기계가 있어요.
오늘 점심은 즉석 라면 끓여서 먹으려고 합니다.”
“어.”
“젊은이들은 이렇게 자주 해 먹곤 해요.
김민정 씨도 청춘이니까요.
라면 스프 뜯는데 즐거워 보입니다.
핫바랑 음료수도 샀습니다.
벤치에 앉아서 먹고, 공원 산책하다가 가려고요.”
“그래, 알았다.”
“따님 표정, 궁금하시죠? 사진 보내드리겠습니다.”
“어, 그래.”
“아, 그리고 다음 주에 본 틀니 끼울 예정이에요.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치료 마치면 또 밀양에 찾아뵐게요.”
“어.”
오늘 고른 핫바가 입맛에 맞았는지, 직접 끓인 라면이 딱 적당했는지 식사하는 내내 웃는다. 공원을 산책할 때는 걷기보다 가만히 풍경 바라보는 걸 즐겼다.
“김민정 씨, 아버지 생각하시나요?”
“예.”
“아닌가요? 다른 생각하시나요?”
“예.”
“늘 그렇게 ‘예.’라고만 하시면 제가 어떻게 알아요, 히히.”
“히히.”
“지금 모습이 아주 근사합니다.
조금만 더 그렇게 머물러 주실래요?
아버지께 사진 보내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2023년 8월 17일 목요일, 서지연
“어.”, “그래, 알았다.”, “어, 그래.”. 아버지께서 길게 말씀하시지는 않아도 말씀마다 아버지의 마음을 담고 계실 겁니다. 틀니하는 과정도 전화도 풍경도… 오늘은 편안해 보입니다. 최희정
젊은이들 음식 저도 먹고 싶네요. 병원 진료 후 산책 고맙습니다. 아버지께 딸 소식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곧 본 틀니를 한다니 감사합니다. 두 분 다 그간 애 많이 쓰셨어요. 민정 씨 뒷모습이 평화롭습니다. 아버지와 주고받는 말들이 평안하고요. 월평
첫댓글 김민정 씨도 청춘이니까요. 서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요. 가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