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노선별 영업실적 분석
정선선, 쓴 돈이 번 돈 12배
1조 들여 구축한 중부네륙선
열차당 55명꼴 타 '흥행실패'
8년째 적자...방만경영 지적
인력재배치 등 자구노력 절실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주요 노선 24개 중 22개가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아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구축에 1조원이 넘게 투입된 중부내륙선은 61억원을 들이고도 수익은 7억원에 그쳐 낙제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10년 넘게 동결 중인 철도 요금 정상화와 함께 인력 재배치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지난해 코레일 노선별 영업계수 자료에 따르면 연간 화물.승객 수송에 드는 비용이 수익보다
많아 영업손실을 본 코레일 노선은 24개 가운데 22개였다.
영업계수는 노선 운용에 드는 비용을 수익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도출한 지표로, 100이상이면 영업손실을 본 것이고
100 이하면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노선은 정선선으로 영업계수가 무려 1260에 달했다.
100원을 벌기 위해 1260원을 썼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중부내륙선(875.9)이었고, 충북선(529.2), 장항선(255.3)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을 본 노선은 서해선(89.7)과 경부선(96.9) 2개뿐이었다.
지난해 영업계수 하위 10개 노선은 연간 기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얻지 못했다.
특히 약 1조2000억원을 들여 지난해 개통한 중부내륙선(이천~충주)은 이른바 '개통 특수'도 누리지 못한 채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1년간 중 중부내륙선 철도 운용에 들어간 비용이 61억원이었지만 수익은 7억원에 불과해 5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이다.
실제 중부내륙선은 지난해 개통된 후 100일 동안 하루 평균 450명만 열차를 이용했다.
하루 수송편이 8번인 점을 감안하면 열차당 55명만 태웠다는 것이다.
화물과 승객을 태울수록 손실이 나다 보니 코레일은 매년 영업적자 행진 중이다.
코레일은 유사 조직.업무 통폐합과 수익 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자폭 역시 커져 2016년에는 영업적자가 2044억원이었지만, 2020~2021년에는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적자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코레일 내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조2080억원의 추가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코레일의 누적 부채는 약 18조원이고 부채 비율은 280%를 넘어선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코레일은 공공성을 방패 삼아 수익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신규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을 하지 않는 이상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인력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산법 개정안은 코레일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철도시설 유지보수 권한을 보장한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 회장은 '시설 유지보수를 개방하고 이에 따른 유휴인력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다면 적자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