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어린이 폰으로 찍은 인증 사진)
(나와 같이 만든 신문지 공으로 공놀이 하는 어린이)
(같은 반 두 아이인데 성향이 어떻게 다른지 남자아이는 쉴새없이 뛰고
여자 어린이는 종이로 접고 오리고 만들고 붙이고 정싱 없어요.)
올 봄 초등 학교에 취직이 되어 나가게 됐어요.
쥐꼬리보다도 짧은 봉급이라 좀 그런데 집에서 노는 것도 지겹고
또한 내 나이 생각하고 흔쾌히 받아 드렸어요.
교실은 들판처럼 넓고 깨끗하고 밝았어요.
내 자리는 어르신 자리답게 4층이라 높고
바닥은 온돌씩이라 따뜻해요
컴이 준비된 내 책상에는 햇살이 쫘악 비쳐들고 유리 창문 밖으로
검단산이 몸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어요.
이 교실 관리자로써 만족했어요.
내가 하는 일은 부모님이 다 직장에 나가시고
돌봄 교실도 인원이 차 못 들어간 학생 한 두명을 보살피는 것이예요'
어린이는 올해 초등학교 갓 입학한 1학년 8살
남자 한명과 똑같은 1학년 여자 어린이 단 둘이예요.
먼저 교실을 이용하는 남자 어린이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너른 들판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었어요.
게임은 첫날 조금하고 재미 없다고 잘 안해요.
다행이죠
아이는 영리했어요.
난 아이가 심심할까봐 종이 접기도 하고 매트에 같이 누워
책도 읽어주고 같이 간단한 놀이도 했어요.
아이는 한글도 다 알고 있으나
책도 별로고 만드는 것도 즐기지 않았어요.
오직 교실에 설치된 물건을 이리 저리 이용하며 혼자 즐겨 놀았어요.
난 교무실이고 볼일이 있으면 이 아이 손잡고 다녀요.
꼭 치맛자랏 잡고 쫓아 다니는 손자 같아요.
교무실에서도 선생님들이 할머니와 손자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세요.
화장실에 가서는 내가 교실 문턱에 서 내다 보면 일을 본후
나에게 달려와 튀어서 내 품에 안겨요.
먹을 것이 있으면 나에게 넣어 달라고
입을 제비처럼 벌이고 서 있어요.
어제는 할머니 인증사진 하면서 어린이가 폰을 열어
저와 나를 사진을 찍네요.
하여튼 요즘 아이들은 못하는게 없어요.
어린이가 도장으로 돌아가는 시간 난 아이를 안고 "사랑해" 하니
요 영리한 놈 "할머니 사랑해" 하며 오히려 나른 바짝 안네요.
내가 가는 길 배웅하러 교실 문턱에서 바라보면 가다 뒤돌아보며
손 흔들고 사라집니다
요즘 하루 생활중 학교 근무 4시간 중 이 세 시간을 위해 살아요.
신이 주신 축복의 하루 하루
몸과 마음 정결하게 하고 이 아이 대하는데 온 정성을 쏟을 거예요.
월요일에는 신문지 잔뜩 가져가 같이 구겨서 뭉쳐 테프로 붙이고
큰 공을 만들어 던지며 놀아야겠어요.
이 어린이는 나에게 앞날을 사랑으로 살게 해주는
소중한 어린이 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내 나이 79살 인생 마무리로
하루 3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해야
이 어린이가 잘 자란 어른이 될까 하는 거룩한 고민에 빠져요.
종교는 없지만 어지신 신께서 건강을 주시어 감사하고
또한 저를 사랑하시어 이 일을 주신 것 같아
내 사랑이 이 어린이 자라는데
밑거름 될 수 있기를 신께 기원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궁합이 잘 맞는 어르신과 어린이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아름다운 단편 소설 읽은 느낌입니다.
다 읽었을 때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덕분에 괜찮은 하루를 맞이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안녕하세요 손수건님
졸필에 마음이 따뜻해지셨다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오늘 뿐 아니라 늘 즈러운 날 되시기를 빕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글의 표현도 동심으로 이어나갔네요.
투정도 시샘도 하나 없는
어르신과 어린이
그 사이에 존재하는건 무얼까요.
관심과 사랑이겠네요.
석촌님 안녕하세요
제 졸필에 답글을 주시는 것만으로도 언제나 저에겐 영광입니다.
건강하시어 늘 재미있는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이 특별한 날 같습니다.
글을 따라서 희망이 꾸물꾸물
움직입니다.
축복을 보는듯 고마운 글,감사드립니다.
아이들 보면 힘이 됩니다.
아침 남편이 고구마 삶다가
냄비를 태우고
저는 호박죽 끓이다가
냄비를 태웁니다.
수필방 글을 읽다가
깜빡하고 말았네요.
조윤정님 안녕하세요
제글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리 좋은 말씀을 주시다니
얼마나 좋은 지 몰라요.
태운 냄비가 두개씩이니 어떻게 해요
건강하십시요
가능하다면 오래 오래
어린이들을 돌보실 수 있으시길
기원해 봅니다^
마론님 안녕하세요
저도 마론님 생각과 같아 늘 기원해 보지만
건강이 어찌될런지요.
늘 건강하십시요.
좋은 일자리를 구하셨군요.
나이 79인데 받아주는 곳이 있다니
정말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 어린이는 넓은 공간에서 정을 나누며 안전하게 놀 수 있으니 또 얼마나 좋은지?....
푸른 비님 안녕하세요
79살에 학교에 취직을 하다니 저도 놀랠 일이지요
그래 열심히 아이들을 보살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가
어린이에게 더 유익한 결과로 이어지는듯 하여
참 좋습니다
지금의 인연이 그 어린이에게 보석같은 시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들꽃마루님 안녕하세요.
저도 제일이 아이들에게 유익한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조심스레
애들과 생활하고 있습니다.
늘 건간하시어 재미있는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곳에 취직 하셨네요. ㅎ
글도 아기자기, 소꿉장난 하는 그림이 떠올려지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이어집니다.
오래 아이들과 더불어 즐겁고 훈훈한 정 나누시게
되기 바라며 건강 잘 챙기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스님 안녕하세요.
봉급은 쥐꼬리만하고 학생은 딱 2명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같이 노는 거예요.
하지만 열심히 아이를 챙기고 돌보아줄 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참 좋은 일을 맡으셨습니다.
어린이와 함께 하는
대단한 글입니다.
항상 어린이 맘이 되고
어린이는 할머니의 포근한 손길과
같은 선상의 보살핌이 되겠지요.
미사리강님, 오셔서 반갑습니다.
어머나!
정말 반가우신 콩꽃 잎
오늘도 학교 출근하는데
이 늙은 할머니가 출근하는 것이 웨 그리 기쁜지요
산수유 꽃눈이 살그머니 눈을 뜨고 있어요
학교 교정엔 새들이 지저귀고
교실엔 아이들이 조잘되고 있어요
행복합니다
콩꽃 잎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