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운동권, 여성 의대교수, 보육원 출신 02년생...40대 이하가 6명
운동권이 주축인 민주당 겨냥
범민련 출신 민경우 '86세력 청산'
'조국 흑서' 공동저자 김경율 가세
남성 5명, 여성 3명
호남 '보수 논객' 박은식 내과의사
돌봄.교육 플랫폼 장서정 대표도
유일한 정치인은 김예지 의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한동훈, 대정부 질문서 깊은 감명
28일 발표된 '한동훈 비상대책위'는 기존 지도부보다 한틍 젊어졌고, 비정치인.전문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 지명직 비대위원 8명 중 정치인은 김예지 의원 1명밖에 없었다.
지명직 비대위원들의 성별은 남성 5명, 여성 3명이었다.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지명된 인사 중 유일한 정치인인 김예지(43)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이다.
지난 6월 대정부 질문에서 김 의원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을 부르자,
한 위원장이 김 의원이 알아차리도록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와 있습니다'라고 답해 화재가 됐다.
김 의원은 그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등으로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는 가운데, 장애인 정책을 차분히 언급해
여야 의원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당시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김 의원은 의원 한 번만 하긴 아까운 인재'라고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명직 비대위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민경우(58) 시민 단체 김 상임대표는 과거 이적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 본부
사무처장을 지내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두 차례 구속된 운동권 출신이다.
민 대표는 2008년 한미 FTA 반대 운동본부 정책팀장으로 광우병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랬던 민경우 대표는 올여름 야권과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에 '광우병 괴담과 판박이'라며 ' 광우병 시위 당시 팩트엔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지난 8월엔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 출신인 함운경씨, 인명진 목서 등과 함께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겠다'며
86 운동권 청산을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운동권 만주당'괴의 차별화를 강조한 한 위원장의 생각이 그대로 담긴 인선'이라고 했다.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김경율(54) 경제민주주의21 대표(회계사) 역시 민주당 내 86 세력과 선명한 대비가 되는 인물이다.
전남 해남 출생으로 광주광역시에서 자란 그는 학생.노동운동을 했다.
참여연대에서 경제 민주화.재벌 개혁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2019년 9월 '조국 사건'이 터지자, 참여연대를 탈퇴했다.
조국 사태에 침묵하는 진보 진영에 부끄러움을느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진보 진영의 '내로남불'을 '팩트'로 저격하기 시작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연루된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 대선 국면부터 지금까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목을 잡은
대장동 비리 의혹 등을 파헤쳤다.
광주고아역시 출신내과 의사인 박은식(39) 호남대안포럼 대표도 '조국 사태' 전후로 페이스북에 글을 쓰며
호남 보수 논객으로 유명해졌다.
이재명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던 지난 9월, 박 이 대표가 맞는 수액에 대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전해질, 심지어
비타민까지 다 들어 있는 혈관 뷔페'라고 비판했다.
광주시가 6.25 대남 침략 전쟁에 참전한 정율성을 기리는 기념 공원을 만들려고 하자 반대 시위도 벌였다.
최근엔 국민의힘 인재 영입위원으로서 인재 발굴도 하고 있다.
1978년생 동갑내기 비대위원도 3명 포진했다.
구자룡(45)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심층 분석해 방송 등에서 설명한 이른바 '이재명 저격수'로 불린다.
돌봄.교육 플랫폼 '자란다'의 장서정(45) 대표는 보육.워킹맘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당관 출신으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인 한지아(45) 의정부 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도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
한 교수는 동교동계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조카이기도 하다.
가장 어린 비대위원은 2002년생인 윤도현(21) SOL 대표이다.
태어난 지 사흘 만에 보육원에 들어가 18년간 있다 자립했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인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2021년에는 자립운동가 13명과 자신들의 경험을 담은 '우리가 마주한 세상에는 지도가 없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20대와 사회적 약자를 동시에 대변하는 인사'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비대위 인선 누구도 몰랐다...한동훈 스타일
여대변인, 보안 철저 설명하며
'어떤 언론도 물먹지 않은 아침'
한, 외부인사로 대변인단 강화
오늘 국회서 이재명 대표 예방
'아무도 물먹지 않은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28일 오전 11시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한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한 말이다.
'물을 먹는다'는 것은 낙종을 뜻하는 언론계 용어다.
박 대변인의 발언은 이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직접 인선한 비대위원 면면이 공식 발표되기 전까지 어떤 언론도 미리 취재해
보도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했다는 의미다.
실제 한 비대위원은 '크리스마스쯤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도 '보안을 신신당부했기 때문에
기자들의 전화가 올까 봐 휴대전화를 일부러 꺼놨다'고 했다.
박 대변인조차 발표 직전에애 인선안을 전달받는 바람에 비대위원의 나이를 물어보는 취재진 질문에
부랴부랴 자료를 찾아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치권에서는 특수부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이 인사를 하면서도 기밀주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국회에 나오지 않고 서울 모처에서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선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전용 차량도 국회에 두고 수행 비서도 대동하지 않았다.
당직자들은 '우리도 비대위원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GPS(위치 정보 시스템)라도 달아드려야 하나 싶다'고 했다.
내년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이만희 사무총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한 위원장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한 위원장이 이 사무총장을 비롯해 일괄 사의를 표명한 전임 지도부 주요 당직자를 모두 교체할 지 일부 유임할지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당직 인선에서 대변인단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알려졌다.
현역 의원의 말을 수석대변인 정도를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에게 호소력 있는 외부 인사들을 영입해
4~5명 규모의 대변인단을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위원장은 29일 오후 4시 국회에서 비대위우너장 취임 인사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국희 기자
비대위원 민경우, 과거 유튜브서 '노인 비하' 논란
해당 채널서 곧바로 '죄송' 사과
박은식 '출산 주된 결정권자는 남'
일부서 '여성 비하 아니냐' 비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을 발표한 28일 일부 비대위원 지명자의 과거 발안.글이 논란이 됐다.
민경우 시민 단체 길 상임대표는 지난 10월 한 유뷰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했다.
'양자역학이 1930년대 주류가 된 건 이를 반대했던 아인슈타인을 믿고 따른 사람이 다 죽어서다.
인간과 인간은 토론을 통해 잘 해결되지 않는다'는 발언 가운데서 나온 것이가.
그는 방송 에서 곧바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언론 보도로 '노인 비하' 논란이 일자 민 대표는 '비대위원 내정자' 명의로 당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이미 바로 그 방송에서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며 '죄송하다'는
사과 취지를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해당 발언 바로 뒤에 붙은 '죄송하다'는 발언은 삭제한 채 전체 취지를 왜곡해
'노인 비하'라는 취지의 단정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같은 날 비대위원으로 지명된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를 두고는 '여성 혐오' 논란이 일었다.
지난 10월 소셜미디어에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다.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올린 글이 알려진 이후다.
남성의 소득에 따라 혼인율이 높아지는 데이터를 근거로 든 것인데, '남자가 애를 낳기로 결정하면 여자는 앟는 존재인 건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 대표는 통화에서 '남성의 경제력이 혼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고 여성 비하 의도는 없다'고 했다.
김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