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되면 두다리로 일어설 날이 꼭 올것이란 믿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며,
문막의 수 병원생활이 한달이고, 사고로 병원신세를 진지 벌써 두달이 되었다.
원주기독병원에서 수술한 의사선생님들도 그랬는데,
수 병원의 담당의사선생님도 나와 아내의 부러진 다리를 볼 때마다 늘 운이 좋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의사가 나가고 나면 부러진 다리를 침상에 올려 놓고 한마디씩 한다.
우리가 운이 좋은게 아니고 사고자체가 하나님의 솜씨여서 그렇다고 하며,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하나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이런말로 기도하듯 바라보며 웃는다.
병원에서의 일과는 오전 오후에 물리치료를 30분씩 받고,
틈틈히 휠체어를 타고 610호로 가서 아내의 발가락을 만져보고는 608호로 돌아온다.
사고가 난후로 나는 아내를 가만히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바라보다가 주책없이 눈물이 나는 것은,
아내가 살아서 눈빛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분명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느끼기에 그렇다.
병원생활을 하다보니 어느덧 나의 아픔에서 벗어나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이 되어,
각자의 아픔으로 입원해 한 병실을 쓰게된 분들의 지나온 삶을 들으며 서로를 위로 할 수 있었다.
소아마비 장애를 이겨내며 힘든 삶을 밝게한 김정재님과 한방에 누워 지낸 시간이 즐거웠다.
그의 45년 삶도 힘든 시간이었지만,
자신의 사업장에서 넘어져 부러진다리로 4개월의 병원생활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
늘 웃는 모습도 그렇지만 오랜 병원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힘을 내게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만난지 한달이 되던 4월12일 토요일에 그는 퇴원을 했다.
통상적인 인사보다 마음에 있는 말 한마디로 아쉬움을 표했다.
기도하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니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기에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제넘은 말이 될까 조심스러웠지만 스스로 장애를 극복한 분이기에 마음의 소리를 들으리라 믿었다.
70이 넘은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 이런 저런 병으로 병실에 오셨다.
어느덧 나는 병실에서 가장 오래된 환자가 되어 오신 분들에게 작은 관심을 보낸다.
황혼을 맞은 어르신들은 제각기 지난세월을 통해 한 말씀을 쏟아 놓으신다.
당뇨가 있는데 이마에 난 작은 뽀드락지를 잘못 건드려 상처가 커진 어르신은
육이오때 15살 소년으로 영월의 강가에서
배를 타고 건너는 인민군을 한동네 동무들과 총을 쏘아 전복시켜 죽였다고 했다.
우리나라 역사의 비극이 문막의 작은 병실안에서 생생하게 살아서 증언되고 있다.
이데올로기에 살인이 정당화 되고,
애국이란 이름으로 또는 침략이란 이름으로 사람을 상하게 한 사연이 어디 이뿐 이겠는가?
고향을 떠나 자식들을 가르치고 60이 넘은 나이에 남한강어귀로 돌아와 70이되신 어르신의 2008년도는 힘들었다.
경운기가 넘어가고 예초기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격으면서 놀란가슴으로 식사를 못해 뼈만남은 몸으로 링거를 맞고 있다.
하루종일 누워 계시면서도 100수를 하겠다는 눈빛이 애처롭다.
열심히 살았을 그분의 삶에서 남을 해한 흔적은 없었다.
짝궁 할머니가 보양식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드시게 하려는 마음짓을 보면 코끝이 찡하다.
이분이 삶으로 기도하는 법을 배우셨기를 바라며 단강리 작은 교회를 찾아 위로를 받으시기를 바랬다.
근육이 굳어가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40대 가장의 눈빛이 힘들어 보인다.
포기하듯 자조석인 말들로 자신을 감추며 당뇨로 상처가 아물지 않는 고통을 술로 달래기도 한다.
그의 힘들어 하는 마음을 돕지 못하지만,
굳어가는 다리로 뚜벅이며 어르신들 밥상을 날라주는 모습에 삶의 간절함이 있다.
무어라 도움이 되고 싶어도 선뜻 용기를 내기가 어렵다.
그래도 헤어지는 시간에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라고 해야겠다.
무슨사연인지 모르지만 머리를 박박밀고 병원복은 아예 입지도 않은 전직 조폭같은 사람도 있다.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호감이 가는데 하반신마비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모습이 측은하다.
그래도 금칠한 비싼 휠체어와 향수로 몸내를 감추며 스스로 특별한 병원생활을 한다.
조끼런닝으로 문신을 드러내고 휴게실에서 미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 혐오감을 넘어 불쌍하게 느껴진다.
천사의 모습은 어디에나 있다.
마음에 사랑을 담으면 천사가 되고,
마음에 의무를 담으면 간호사일 뿐이다.
2005년도에 안양의 한림대학병원에서 어머니의 투병시간에 천사를 무더기로 만났다.
그때 고마웠던 간호사선생님들을 이 곳 수병원에서도 만난다.
늘 애틋한 웃음으로 친절하게 환자를 돌보는 수병원 절대미인천사 윤정희선생님,
상큼한 눈짓 손짓으로 환자를 즐겁게 하는 톡톡튀는 재치미인천사 오은옥선생님,
발끈한 보호자의 막말로 하는 항의를 군소리 없이 듣고 있는 착하디 착한천사 유니나선생님,
엉덩이 두드리는 매운손매와 반토막 말에 친근함이 가득한 야무진천사 김남미선생님,
아침이면 어김없이 병실을 돌아보며 환자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김하정 수간호사 선생님,
이분은 개신교의 반성을 인정하는 보기드문 크리스챤 선생님이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세번 물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고봉옥 간호과장선생님의 마음에도 예수님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후,하염없는 눈물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천사가 되었다.
작은 배려에 환자의 마음이 움직인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자를 사랑하는 간호사선생님은 천사였다.
나의 병실생활은 이렇듯 여러 사람들의 아픔과 함께 천사를 만나는 시간으로 흐르고 있다.
살아 있어서 찾아오는 귀한 손님을 대할 때 마다 나는 기도를 한다.
박예현,박성현 형제장로님이 병실을 찾아오신것이 벌써 4주가 되었다.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을 읽어주며 크리스챤의 본 모습을 실천 하고자 하는 분들이다.
덕분에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 조금씩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같은 지역에 살기에 언제든 만나야 할 분들이어서
더구나 신앙을 전제로 대화가 되고 삶의 진실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분들이어서
하느님이 우리를 만나게 하셨다는 고백을 하며 함께 감사기도를 드린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 속에 함께 녹여낼 땀방울이 값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느곳이든 사람을 만나며 삶은 지나간다.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만나는 여러사람들의 삶이 복되기를 바라며,
또한 나의 삶이 더욱 그리스도의 사랑안에 있기를 바란다.
첫댓글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 많은 영육의 병자를 영적으로 육신으로 치유해 주시는 모두의 주님이 과거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있으며 내일에도 변함없이 계실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린아이처럼 기도하는 우리를 격려하고 일으켜 주심을 믿고 있어요. 주님이 함께 친구처럼, 함께 보호자처럼 동반하여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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