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첨단 유망산업에서 특정국 중심의 협력.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질서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을 비롯해 세계 주요 선진국이 자국 내 공급망 내재화에 속속 나서면서
복잡하고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첨단 반도체 등 5개 분야 선정
산학연 전문가 56명 조사.분석
미국은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를 각각 내세웠다.
이에 맞서 각국은 첨단 반도체, 그린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여러산업에서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는 추세다.
과거 여러 유망산업에서 우리나라를 빠르게 추격한 중국은 이제 강력한 경쟁국으로 자리 잡았다.
규모의 경제를 강점으로 저가 제품에서 점차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시장을 자묘식하고 있다.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이해서는 우리나라가 위위를 가진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몇 년 전부터 강조된 '친환경성'도 눈앞에 닥친 리스크로 변하고 있다.
유럽을 필두로 탄소중립을 위한 각국의 규제 강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지난 2017년 부터 매년 '산업기술 환경예측'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기술혁신촉진법 제8조에 따라 장기적인 산업 발전 지원을 위해 산업별 동향 및 제반환경 조사.분석을 실시해
미래 변화를 예측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전망을 제시하고 추진과제를 도출한다.
올해는 최근 3년간 KIAT가 선정한 10대 유망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첨단전략산업 분야를 분석해
5개 산업분야의 미래 환경을 예측했다.
이번에 선정된 산업은
첨단반도체, 디지털헬스케어, 그린 배터리, 수소 에너지, 디스플레이다.
연구자 중심의 분과위원회는 물론 협.단체, 기업 연구원, 교수, 출연연, 투자자(VC), PD 등
산,학,연에서 전문가 56명이 참가해 조사한 결과다.
이들은 5개 산업 협.단체에 속한 총 1430개 업체를 대상으로 총 232건의 회신을 받고, 이를 결과에 반영했다.
또 10개 기업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했다.
KIAT 측은 '미.중 갈등 심화, 러-우 전쟁 장기화, 이-팔 전쟁 발발 등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불안, 인플레이션 심화가 동반한
통화 긴축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탄소 중립 등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하는 상황'이라면서
'신산업.기술에 대한 미래 전망을 기반으로 유망산업의 주요 이슈를 발굴해 이에 대응하는 정책과제를 도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첨단반도체
AI.모빌리티 등 새로운 수요처 대응.첨단기술 지원책 필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를 2024년 산업기술환경예측 조사 분야로 선정했다.
첨단 반도체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선진국이 제조업 패권을 잡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며 육성하는 산업이다.
KIAT는 국내외 시장.기술.정책 동향을 분석해 첨단 반도체 산업의 주요 이슈를 도출했다.
수요 다변화와 기술 경쟁 격화, 공급망 재편을 각각 꼽았다.
각 이슈는 AI.모빙리티 등 새로운 수요처 등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립
미국, 대만 등 주요 제조 강국의 기술개발 경쟁 격화에 따른 AI 반도체, 텀단 패키징 등 국내 첨단 기술 확보 등을 위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제조 강국의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 경쟁 확산과 미국 반조체법, 중국 반도체 굴기, 일본 반도체 부활 등
각국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적 차원에서 차량용반도체 연구개발(R&D), 전력용 반도체 기술 개발을 통한 원천 기술력 확보
기술선도형 첨단 패키징 개발과 첨단 반도체 소부장 핵심품목 R&D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반도체글로벌 공급망 품목기술 자립화를 위한 국제협력 연계 실증사업, 첨단 반도체 소부장 핵심품목 R&D 등
다양한 과제와 추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그린배터리
포트폴리오 다변화.공급망 재구축.친환경 흐름 발 맞춰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2024년 5대 신압기술 환경예측 대상으로 '그린 배터리'를 낙점했다.
배터리 산업은전기자동차의 급속한 보급과 세계 각축을 강타한 친환경 열풍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IAT 분석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다변화, 공급망 재구축, 친환경 지향이 2024년 그린배터리 산업의 3대 이슈다.
특히 고밀도.고성능.신뢰성 향상을 위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및 전고체 배터리 개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리듐인산철(LEF), 나트륨 배터리 확대 등 다양한 시장 수요 대응
핵심 원재료의 무기화 대비 및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으로 인한
원자재의 중국 이외 공급망 확장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저탄소 배출, 자원 재순환 요구 증대에 따른 친환경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정책 차원에서 인산철 대응 고전압 니켈망간 양극재 및 배터리기술 개발산업과 친환경 모빌리티용
차세대 리튬이차전지 기술 개발사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국내 흑연계 음극재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 공급망 구축,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민관 협의체 구성, 친환경 자원 추출 및 처리 기술의 통합 연구 및 산업 혁신,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롤러블.폴더블 등 차세대 기술 경쟁 전략 서둘러 마련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산업기슬환경예측에 따르면 내년 '디스플레이'산업 이슈는 크게 세 가지다.
수요 다변화와 형태.기술 혁신 가속화, 글로벌 경쟁구도 변화다.
디스플레이 활용 분야가 기존 모바일, TV 등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혼합현실(MR).확장현실(XR).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으로 넓어졌다고 봤다.
새로운 수요시장 창출에 따른 활용.응용 분야 확대를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롤러블, 슬라이더블, 폴더블, 투명, 스트레터블 디스플레이 등 폼펙터 다변화와 마이크로 LED, 나노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부상에 따른 차세대 기술 경쟁 가속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의 패널공급 영향력 확대, 소재.부품.장비 내재화에 따른 리스크 증가 등
글로벌 경쟁 증가로 인한 디스플레이 생산과 수요 영향 확대에 대한 대비를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건축, 자동차 등 신시장 수요 발굴 및 기술 검증 실증사업, 실감영상 관련 핵심기술 획득을 위한 국제협력
마이크로LED의 광원, 패널 제조 핵심기술 개발과 제품 표준화.실증사업 등을 제언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디스플레이 소부장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및 국산화 정책, 디스플레이 장비 지식재산권(IP) 확보 및 핵심부품 실증 사업 등에 대한 지원도 제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첨단기술로 진단.예방.치료...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주목
디지털 헬스케어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2023년 산업기술환경예측 5대 산업 중 하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진단.예방.치료 등에 활용되고 있는 것은 물론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에 따라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내년 주요 이슈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 AI및 데이터 활용, 산업과 의료의 협업 강화 등 세 가지가 꼽혔다.
각 이슈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의료 데이터에 대해 접근성 형상으로 인한 맞춤형 서비스 구체화와 스마트 워치,
모바일 장비 등 개인용 헬스케어 활성화로 개인 맞춤형 의료.예방.건강관리가 확대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 등을 들었다.
아울러 AI 및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과 헬스케어 서비스 창출, 헬스케어 기기 및 서비스 산업과
의료계와의 협업을 통한 개인 의료.진단 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관점으로 AI 기반 스마트 돌봄 시스템전환을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전자변이해석전용 보건의료 문헌검색 시스템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의료.헬스케어 데이터 리사잍ㄹ링 플랫폼 구축, 디지털멘탈케어 서비스 개발 및 기반구축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소 에너지
장기적 넷제로.그린수소 생산체계 저노한 방안 등 중요
수소와 관련된 산업은 최근 몇 년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꼽은 유망산업에 잇달아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1년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와 전기.수소차 충전을 비롯해 지난해 탄소 포집저장활용(CCVS), 그린수소(플랫폼이 대표
사례다.
수소에너지는 내년도 환경예측 조사 분야에 올랐다.
KIAT는 국내의 수소에너지 산업의 주요 이슈로
친환경 지향, 수소경제 확대, 수소 인프라 구축 등을 도출했다.
세 이슈는 국내외 시장과 기술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다.
특히 부산에 있는 수소 충전인프라 모델 장비전문 선도업체와 경기도 용인에서 수전해.전력변환장치를 생산하는 유망기업을
직접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했다.
KIAT는 3대 이슈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조건으로 장기적 넷제로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수소 생산체계로의 전환 방안 마련 등을 꼽았다.
수소의 비즈니스모델 창출, 기술개발, 수요 확충 등 수소경제를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수소충전소와 같은 하드웨어,
충전 안전기준과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을 통한 실효성 향상도 필요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정책적 차원에서
대형 상용차용 액화수소 연료 탱크 국산화, 차세대 수전해 생산 기술 개발,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수소 활용 기술개발 등
최종과제와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