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1일(음력 5월 16일) 오늘은 하지(夏至)이다
24 절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하지(夏至)는 24 절기 중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들며,
오월(午月)의 중기로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대개 6월 22일 무렵이다.
천문학적으로는 일 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이다.
이 무렵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데, 그 위치를 하지점(夏至點)이라 한다.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가 가장 높아진다.
그러나 남반구에서는 북반구와 반대로 하지에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낮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북위 37도 30분)에서 태양의 남중고도는 하지 때에는 75도 57분이고, 동지 때 29도 3분이다.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다.
동지(冬至)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여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일 년 중 가장 길어져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된다.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는다.
그리고 이 열이 쌓여서 하지 이후로는 기온이 상승하여 몹시 더워진다.
장마와 가뭄 대비도 해야 하므로 이때는 일 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쁘다.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보리 수확 및 타작, 모내기, 그루갈이용 늦콩 심기,
대마 수확,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무렵이면 모두 끝나는데, 이때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따라서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도 있다.
과거 보온용 비닐 못자리가 나오기 이전 이모작을 하는 남부 지역에서는 하지 ‘전삼일, 후삼일’이라 하여 모심기의 적기로 여겼다. 하지가 지나면 모심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모내기를 해야 했다.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속담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또한 이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농촌에서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데, 우리나라는 예부터 3~4년에 한 번씩 한재(旱災)를 당하였으므로 조정과 민간을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다.
민간에서는 산이나 냇가에 제단을 만들고, 마을 전체의 공동행사로 제사를 지냈다.
제주(祭主)는 마을의 장이나 지방관청의 장이 맡고 돼지, 닭, 술, 과실, 떡, 밥, 포 등을 제물로 올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당이 제를 관장하기도 한다.
또 민간에서는 신성한 지역에 제물로 바친 동물의 피를 뿌려 더럽혀 놓으면 그것을 씻기 위해 비를 내린다는 생각으로,
개나 소 등을 잡아 그 피를 바위나 산봉우리 등에 뿌려 놓는 풍습이 있었다.
강원도 평창군 일대에서는 하지 무렵 감자를 캐어 밥에다 하나라도 넣어 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고 한다.
“하짓날은 감자 캐 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하지가 지나면 보리가 마르고 알이 잘 배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하지가 지나면 감자 싹이 죽기 때문에 ‘감자 환갑’이라 한다. 이날 ‘감자천신한다’고 하여 감자를 캐어다가 전을 부쳐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