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심장부인 부산진구가 신 주거타운으로 떠오르고 있다. 범전동 136번지 16만평 일대에 들어선 하얄리아 미군기지가 공원으로 거듭날 예정인데다 부암동, 연지동을 비롯한 주변 17곳에 재개발사업이 계획돼 있는 등 해운대 신시가지에 버금가는 중급 주거지역을 예고하고 있다. 달라질 부산진구의 경쟁력에 대해 알아본다.
하얄리아 미군부대 16만평 공원화 개발 수혜, 서울 용산 다름 없어
부산 중심에 들어서 있는데도 그 동안 개발이 정체돼 왔던 부산진구가 꿈틀대고 있다. 언덕배기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노후주택 재개발사업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다 햐얄리아 공원화 호재까지 겹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16만평에 이르는 하얄리아 미군기지 공원화 계획은 녹지 및 휴식 공간이 부족한 부산의 현실을 감안할 때 그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2012년까지 사업비 809억 원을 들여 자연생태•레크리에이션 및 문화예술을 테마로 하는 종합 휴양공간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여론조사, 공청회 등의 의견 수렵을 거쳐 2008년 12월까지 개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공사에 들어가 2012년 말까지 공원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부산진구 개발의 걸림돌이 돼 왔던 하얄리아부대의 공원화 수혜는 서울 용산에 비견되고 있다. 서울 용산의 경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데도 반 백년 넘게 미8군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미군기지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공원화를 비롯한 각종 개발계획이 쏟아져 나오면서 서울 최고 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태다.
2008년 서울시민 곁으로 돌아올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는 모두 81만평. 메인포스트 24만 8,000평과 사우스포스트 58만 7,000평이 각각 공원부지로 계획돼 있다. 이처럼 대규모 공원 조성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주변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입주한 한강로3가 대우프럼프월드Ⅲ는 47평형이 입주대비 1억 5,000만 원 이상 오른 9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기 입주한 한남동 금호리첸시아 50평형도 1억~1억 5,000만 원이 상승한 7억 8,000만 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LG 용산 에클라트도 평형별로 2억 5,000만 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부산진구도 이지역 노른자위와 다름없는 16만 여 평의 미군기지가 공원화될 경우 '공원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주거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기대심리는 주변 새 아파트 오름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월 말 입주한 전포동 롯데캐슬스카이 38평형의 경우 입주대비 2,000만 원이 오른 2억 7,25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오는 9월 입주예정인 전포동 한라비발디 33평형과 부암동 백양산 월드메르디앙 34평형이 각각 1,000만 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도 봇물을 이룰 예정으로 8월 분양예정인 부암동 성원상떼빌 931가구를 포함 서면 대림e편한세상 623가구(2006년12월), 쌍용스위닷홈파크 296가구(2007년11월) 등 2008년까지 13개 단지 7,000여 가구가 입주를 마칠 예정이다.
이는 같은 기간 해운대구 입주예정 물량 5,000여 가구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공원 조성에 따른 주변 주거여건 개선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진구, 2008년까지 1만7,000가구 입주 도시 및 주택 재개발 17곳 등 정비사업활발
실제 부산진구는 도시 및 주거정비사업이 예정된 재개발 구역만 모두 17곳으로 부산 자치구중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 유형별로는 도심재개발 4곳과 주택재개발 13곳으로 대상 면적만 88만 1,660평에이른다. 해운대 신시가지 전체면적(92만평)과 맞먹는 수치로 정비사업에 따른 공급 가구수만 1만7,000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심재개발이 예정된 곳은 서면 도심지역으로 부전 역세권을 포함, 서면로터리와 인접한 부전 1~3구역, 범천 1구역 등 51만 8,000여 평에 이른다. 이 지역은 부지 면적이 넓은 게 특징으로 지역 교통환경을 감안한 도로확장과 고밀 개발을 통한 공공시설 건립이 계획돼 있다.
범천1구역(9만 3,700평)은 현재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상황으로 부전구역에 비해 사업이 빠른 상황이다. 반면 부전구역은 1구역만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만 났을 뿐 나머지 2, 3구역은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 재개발 구역은 모두 13곳으로 하얄리아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부산진구 일대에 넓게 퍼져 있다. 대부분 구역들이 산자락에 위치한 노후 불량주택들로 6.25때 피난민들의 모여 살던 판자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지, 부암구역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들 구역은 하얄리아 부대와 가까워 공원조망은 물론 녹지 이용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서쪽으로 백양산, 북쪽으로 삼광사, 동쪽으로 황령산 등이 놓여 있어 주거 쾌적성이 뛰어나다. 교통여건도 좋은 편이다. 지하철 부암역이 도보로 7분 거리에 있고, 30여 개의 노선버스체계와 동서고가도로, 백양터널을 통해 지역간 이동이 수월하다.
부암 새 고개방면의 주 도로가 편도 2차선으로 교통정체가 잦은 곳이지만 초읍 경전철 개통과 하얄리아 부대 공원을 관통하는 너비 25m 길이 1㎞ 도로망 확보로 도로여건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사업진행 속도도 빠른 편이다. 부암1구역, 양정1구역 등 5개 구역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고, 당감1~3구역, 가야구역, 부전구역 등 11개 구역이 조합설립추진 위원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 한신아파트, 세동한신아파트, 삼광사 진입로 남쪽 3만 6,300여 평 일대에 들어선 연지1구역은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마치고 일반에 385가구를 공급한 상태다. 이곳은 연지 1구역 맞은편에 위치한 연지2구역과 함께 2,5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이룰 전망이다.
화승아파트 일원 3만 1,770평 일대에 자리잡은 부암1구역은 건축심의가 진행중이다. 부암 1구역 인근에는 부암2구역(1만 7549평), 부암3구역(7,866평), ‘성원상떼빌’부지 (1만 1,741평) 등 모두 3곳에서 3,0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밖에 나머지 구역에서도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올 연말쯤에는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구의 88만평 규모의 재개발 사업완성 되면 해운대 센텀시티에 버금 가는 지역으로 탈바꿈 할 것이다라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문현동 금융센터 배후주거지 동해 남부선 2013년 복선 전철화
부산진구는 하얄리아 부대 공원화 및 노후도심 정비뿐만 아니라 금융센터 및 철도교통망 확충에 따른 호재도 점쳐지고 있다.
부산진구와 바로 인접한 남구 문현동에 3만 4,000여 평 규모의 금융단지가 계획돼 있다. 사업을 맡은 부산 도시개발공사는 올해 말 사업 준공을 위해 조성 공사비와 수수료 등 154억 원의 지원을 금융기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한국은행은 오는 10월까지 설계를 끝낸 뒤 이르면 내년 중순 공사에 들어가 2009년 3월 까지 신청사 건립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2003년 12월 뒤늦게 부지를 매입한 농협중앙회 부산본부도 본점에 건축물 승인 요청을 해놓았다.
이와 함께 철로도 크게 확충된다. 동해 남부선 복선화 사업으로 부전~창원~마산과 부전~울산간이 2013년과 2010년 각각 전철화 될 예정이다.
아울러 경부고속철도 부전 중간역이 놓일 계획으로 부산진구가 광역교통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부전 중간역은 연면적 6만 7,000여 평에 역무시설 2만 6,700여 평, 부대시설4만 500평이 각각 계획돼 있다.
이처럼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그 동안 주택가격 변동이 없었던 부산진구가 최근 1년 새 6.5%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주택 재개발 사업을 비롯한 도심, 철도, 공원화 계획 등이 마무리되면 부산진구가 해운대 신시가지에 버금 가는 지역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한결 같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