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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스포츠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도 그만큼 고공비행했다 |
5,925,285. 올 시즌 야구장을 찾은 프로야구 관중수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한 시즌 최다관중 기록이다. 야구인기가 실감 나는 수치다. 그러나 야구 인기를 반드시 그라운드에서만 느낄 수 있던 건 아니었다. 안방에서도 야구 열기는 뜨거웠다. ‘4.011’이 좋은 예다.
8월 1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롯데전은 매우 의미 있는 경기였다. 케이블 위성 프로야구 중계 이래 정규리그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때 기록한 시청률이 바로 4.011%(이하 TNS미디어 코리아 기준)였다. 지난해 9월 19일 두산-롯데전에서 세운 정규시즌 최고 시청률 2.95%를 훌쩍 뛰어넘는 신기록이자 사상 첫 4%대 시청률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명실 공히 야구가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임을 증명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스포츠춘추>에서 프로야구 순위싸움만큼이나 숨 가쁘게 전개됐던 MBC ESPN, KBS N SPORTS, SBS SPORTS, Xports, E TV 등 케이블 스포츠채널 5사의 시청률 경쟁을 돌아봤다. 국내 양대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 코리아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공식자료와 방송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어느 케이블 스포츠채널이 시청률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살펴봤다.
롯데의 시청률 싹쓸이? 올 시즌엔 KIA!
올 시즌 프로야구 시청률 1위팀은 KIA였다(사진=KIA) |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시청률 ‘Top 10’의 주인공은 롯데였다. 1위부터 10위까지를 전부 롯데 경기가 휩쓸었다. ‘롯데가 살아야 프로야구가 산다’는 말이 빈 소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올 시즌은 어땠을까. 과연 롯데의 시청률 싹쓸이가 올해도 이어졌을까.
홈 관중 138만 명을 불러모으며 한 시즌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운 위세와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 저력을 고려할 때 롯데의 시청률 싹쓸이는 올해도 변함이 없었을 듯싶다. 실제로 롯데는 TNS 미디어 코리아가 제공한 2009 프로야구 시청률 ‘Top 10’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전해와 같은 롯데의 시청률 싹쓸이는 없었다. TNS 미디어 코리아의 ‘Top 10’에서 6번,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선 7번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처럼 1위부터 10위까지를 휩쓸지는 못했다. 여기다 엄밀히 따지자면 시청률 1, 2위도 롯데 때문에 가능했다기보다 매치업, 즉 상대팀을 잘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이 많다. 롯데의 시청률 싹쓸이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는 뭘까. 대항마가 나타난 까닭이다. KIA다.
올 시즌 KIA는 TNS 미디어 코리아의 ‘Top 10’에 무려 8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1위부터 8위까지를 모두 독식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TOP 10’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위부터 5위 가운데 3위를 빼곤 죄다 KIA전이었다. 두 조사기관의 1, 2위에 롯데가 이름을 올렸다지만, 상대는 하나같이 KIA였다.
TNS 미디어 코리아의 시청률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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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에 이어 KIA가 올 시즌 시청률 ‘Top 10’을 이끈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성적이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KIA는 한국시리즈와는 인연이 멀었다. 2000년 중반 이후엔 아예 하위권으로 처졌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타이거즈가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하자 팬들도 조금씩 야구에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KIA가 줄곧 정규시즌 1위를 달리자 숨어 있던 팬들이 나타났다. 야구와 담을 쌓던 KIA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고, TV 앞에 앉았다. 전국구 구단 타이거즈가 극적으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KIA의 시청률이 고공비행한 또 다른 배경은 ‘S-zone(Strike Zone)’에서 찾을 수 있다. MBC ESPN을 통해 올 시즌 처음 도입된 첨단 투구 추적 시스템 ‘S-존’은 그간 미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던 ‘꿈의 그래픽’으로 도입 단계서부터 한국프로야구 중계의 일대 변혁을 예고했다. 실제로 ‘S-존’은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고, 마니아층엔 수준 높은 야구 담론을 제공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한국프로야구 중계방송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 ‘S-존’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구단이 바로 KIA였다. MBC ESPN이 ‘S-존’을 잠실구장과 광주구장에만 설치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일까. 올해 MBC ESPN은 중계하고 싶은 팀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1순번일 때 흥행 보증수표인 롯데 대신 KIA를 더 많이 선택했다. MBC ESPN의 전략적인 선택으로 많은 시청자가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S-존’을 더 자주 접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다수 야구팬이 KIA 경기에 채널을 고정했다는 평이다.
시청률 ‘Top 10’ 가운데 주목할 만한 매치업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 9위에 오른 SK-삼성전이었다. ‘Top 10’에 든 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롯데와 KIA가 상대팀이 아니었던 SK-삼성전은 시청률 2.401%, 점유율 11.27%를 기록하며 ‘삼성의 인기가 다시 회복되고, SK가 신흥 인기구단으로 발돋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했다.
한편, 지난해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 ‘Top 10’에서 3경기나 이름을 올렸던 LG는 올 시즌 두 조사기관의 ‘Top 10’에서 모두 빠졌다.
MBC ESPN ‘5년 연속 시청률 1위’
올 시즌 프로야구는 가족오락으로 자리잡았다. 야구장마다 음식을 싸들고 아이들과 야구를 함께 보는 부모가 늘었다. 야구중계 역시 마찬가지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중계방송을 보는 일이 늘었다 |
올 시즌 프로야구 시청률 ‘넘버1’ 스포츠채널은 MBC ESPN이었다. MBC ESPN은 TNS 미디어 코리아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 각각 평균시청률 1.491, 1.231%를 기록하며 2005년 이후 5년 연속 프로야구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특히나 두 조사기관의 시청률 ‘Top 10’에서 TNS 미디어 코리아에선 7번,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는 5번이나 이름을 올리며 한국프로야구 중계의 선두주자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MBC ESPN은 올 시즌 프로야구 중계에서 갖가지 대기록을 세웠다. 8월 13일 광주 KIA-롯데전에서 역대 정규시즌 최고시청률 4.011%(TN 미디어 코리아 기준) 과 최고점유율 13.56%(AB 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기록을 수립했고, ‘3% 이상 시청률’도 무려 6번이나 기록했다.
방송가에서 케이블채널 시청률 1%를 지상파 시청률 15%와 견주는 걸 고려하면 MBC ESPN의 시청률 4%는 지상파 시청률 50%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선덕여왕이 비담의 애인과 돈 때문에 한집에 산다는 설정의 ‘선덕여왕 밥줘’를 만들어도 이보단 시청률이 높을 수 없다는 뜻이다.
TNS 미디어 코리아의 2009 방송사별 시청률 |
경쟁 방송사의 성장과 집중견제에도 MBC ESPN은 시청률 1위뿐만 아니라 전해 대비 0.15% 이상의 시청률 증가에 성공했다. 광고수주에서도 타 방송사를 압도했다는 게 광고계의 중평이다.
MBC ESPN의 5년 연속 시청률 1위의 배경을 이정천 책임PD는 “끊임없는 혁신과 과감한 투자”로 설명했다. 미 메이저리그 중계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카메라워크와 다양한 첨단기술 도입으로 한국프로야구 중계에 변혁을 불러왔던 이 PD는 “2005년 한국프로야구 중계시장에 뛰어들고서 해마다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며 “중계화면을 한해도 똑같이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MBC ESPN의 중계화면을 NHK 중계팀이 보고 “미 메이저리그보다 낫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혁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 PD는 “올 시즌 S-zone 도입으로 시청자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중계 시 타 구장 소식 및 주요장면을 실시간으로 편집해 보여주는 Right Now 코너를 신설한 게 시청률 상승에 주효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시청자가 보고 싶은 장면을 발 빠르게 보여주고, 듣고 싶은 내용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소비자 중심의 중계'를 지향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송가에선 MBC ESPN의 핵심 강점으로 캐스터와 해설가를 든다. 한명재, 정우영 캐스터와 허구연, 이순철, 서정환, 한만정 해설가는 인지도와 신뢰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내년에도 MBC ESPN의 해설가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되레 확충될 전망이다. 이유가 있다.
CJ로부터 케이블채널 Xports를 인수한 SBS는 이 채널을 내년부터 경제채널로 바꿀 계획이다. 따라서 내년 시즌 프로야구 중계는 기존 4사에서 3사로 줄어든다. 자칫 과거처럼 4경기 가운데 1경기를 안방에서 볼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하지만, MBC의 새로운 자회사이자 신규 케이블채널인 MBC 라이프가 프로야구 중계시장에 뛰어들며 4개 채널 방송이 가능해졌다.
MBC ESPN은 상대적으로 중계 경험이 없는 MBC 라이프의 제작을 대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ESPN이 해설가를 추가영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PD는 "내년 시즌 수준 높은 야구하이라이트 개념의 데일리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아직 밝힐 수 없는 몇 가지 비장의 무기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KBS N 스포츠 ‘기록적인 성장’
한국프로야구 중계는 미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일본 방송사가 벤치마킹을 고려할 정도다 |
올 시즌 프로야구 최대 히트 상품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송지선, 김석류 두 KBS N 스포츠 아나운서다. 재치 넘치는 인터뷰 진행과 해박한 야구지식으로 두 아나운서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신'으로 불린다. 많은 시청자가 경기가 끝나고도 두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오늘의 MVP' 인터뷰를 보려고 자릴 뜨지 않는다.
김중석 KBS N 스포츠 팀장은 "올 시즌 두 아나운서가 진행한 '아이러브 베이스볼', '야생야사' 등 경기 외적 부가프로그램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KBS N 스포츠의 전체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크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KBS N 스포츠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프로야구 중계 사상 처음으로 펑크그룹 <타카피>가 부른 '치고 달리자'를 야구주제곡으로 삼아 공전의 히트를 했다.
김 팀장은 "경기 내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대표적인 예로 캐스터와 해설가의 적절한 조합을 꼽았다. KBS N 스포츠는 권성우, 이기호 캐스터와 이용철, 이병훈, 민훈기 해설가가 돌아가며 중계를 맡는다. '좌측담장'이란 코멘트로 유명한 권성우 캐스터와 차분한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기호 캐스터는 타 방송사 캐스터진과 비교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KBS에 최고 시청률을 안긴바 있는 이용철 해설가와 지나치게 엄숙한 야구 중계를 익살과 재치로 중화시킨 이병훈 해설가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다 미 메이저리그의 풍부한 경험과 객관적 시선이 돋보이는 민훈기 해설가가 가세해 해설진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평이다.
특히나 KBS N 스포츠는 지난해까지 지방 3연전일 경우 동일 캐스터와 해설가에게 3경기를 모두 맡겼던데 반해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3연전 중간마다 다른 캐스터와 해설가를 투입해 시청자들이 늘 다른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같은 KBS N 스포츠의 여러 노력은 시청률 상승으로 표출됐다. 올 시즌 KBS N 스포츠는 TNS 미디어 코리아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 각각 1.244, 1.23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ESPN에 이어 2위였다. 놀라운 건 KBS N 스포츠의 상승세다. 2006년 이후 KBS N 스포츠는 0.2%씩 성장해왔다. 케이블 스포츠 채널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다. 올해는 전해에 비해 시청률이 0.3%나 올랐다.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2009 방송사별 시청률 |
김 팀장은 “KBS N 스포츠의 성장세에는 보급 가구수 확대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지난해까지 대전, 광주광역시에선 KBS N 스포츠를 볼 수 없었다. 두 지역 SO(케이블채널 사업자)들이 KBS N 스포츠를 채널에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빅카드’였던 2006년 준플레이오프 한화-KIA전에서 KBS N 스포츠의 대전, 광주광역시 시청률이 ‘0%’였던 건 뼈아픈 기억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KBS N 스포츠를 두 지역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보급 가구수에서 항상 타 방송사에 뒤졌던 KBS N 스포츠의 결정적 단점이 메워진 것이다. KBS N 스포츠 내부에서 “시청률 1위 방송사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팀장은 타 방송사보다 첨단기술 활용이 덜 하다는 지적에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단 내실을 기하자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방송관"이라며 "슈퍼슬로우를 비롯해 KBS N 스포츠 역시 꼭 필요한 시스템은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KBS N 스포츠는 ‘중계진이 경기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삼는다. 경기 외적인 장면보다는 경기 내적 부분에 집중한다. 이것을 김 팀장은 “정통 중계”라고 정의했다. KBS N 스포츠의 정통 중계는 내년에도 계속 될 전망이다.
SBS 스포츠 ‘한국프로야구에만 집중한다.’
SBS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각은 다양하다. 한국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도 중계방송해 다양한 야구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한국프로야구를 등한시하고 일본프로야구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많다. 2007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이 부진한 이후로는 후자의 시각이 더 많다. 롯데 대신 요미우리 중계를 한 바람에 부산 사직구장에 세워놓은 SBS 중계차가 뒤집힐 뻔한 사건은 유명하다.
그러나 SBS 스포츠가 처음부터 야구팬의 질타를 받았던 건 아니었다. SBS 스포츠는 스포츠 케이블 채널의 맏형이다. 1993년 12월 당시 국민체육진흥관리공단이 자본금을 출연해 1995년 6월 개국한 국내 최초 스포츠케이블채널 ‘한국스포츠 TV’가 전신이다. 2000년 2월 자금난으로 회사 운영에 파행을 겪자 SBS가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그때부터 SBS 스포츠가 됐다.
2001년 MBC ESPN과 2002년 KBS N 스포츠가 개국하기 전까지 국내스포츠 중계는 SBS 스포츠의 몫이었다. 그러나 라이벌 방송사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기세가 꺾이더니 2006년부터 야구 중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다 다른 케이블채널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으며 맏형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내부 변화를 겪으며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일선 PD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전문 PD제도가 정착하며 중계방송의 질이 한층 높아졌다. 이전만 해도 SBS 스포츠 PD는 전문종목 없이 야구와 골프, 축구를 번갈아 했다. 올 시즌 김영광 PD를 중심으로 한 SBS 스포츠 야구팀은 현장에서 전문적이지만, 사려 깊고, 사려 깊지만 깊이 있는 방송을 추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내 스포츠 케이블 채널 가운데 최초로 HD 중계차를 도입한 것도 SBS 스포츠의 부활에 큰 도움이 됐다. 하상욱 SBS 스포츠 제작부장은 “지난해 HD 중계차를 도입하고 더욱 깨끗한 화질로 중계할 수 있었다”며 “HD-TV 보급이 확대되면서 SBS 스포츠만의 특화된 영상이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SBS 스포츠의 다양한 변화는 시청률 상승과 직결됐다. TNS 미디어 코리아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 SBS 스포츠는 각각 1.666, 0.97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ESPN, KBS N 스포츠에 이어 3위였다. 그러나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선 지난해 2위였던 Xports(1.092%)를 꺾는 선전을 펼쳤다.
TNS 미디어 코리아의 2005~2009 방송사별 시청률 변화도 |
만약 시청률 조사에서 일본프로야구 중계를 뺐다면 SBS 스포츠의 시청률 상승폭은 더 클 수 있었다. 실제로 일본프로야구 시청률을 뺀 국내프로야구 시청률만 따지면 SBS 스포츠는 TNS 미디어 코리아에선 1.342%,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선 1.07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342%는 2위 KBS N 스포츠의 1.244%보다 높은 수치다.
SBS 스포츠도 이점을 잘 알아선지 올 시즌 후반부터 일본프로야구 중계를 포기하고 한국프로야구 중계방송을 내보냈다. 그 통에 시청률이 후반기 들어 수직 상승했다. SBS의 편성 담당자는 "애초 요미우리와의 계약 시 '전 경기 생중계'을 원칙으로 했지만, 이승엽이 2군으로 떨어지며 요미우리 측에서 우리의 생중계 포기 결정을 존중해줬다"고 말했다.
SBS 스포츠는 내년 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 중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요미우리 측에도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SBS 스포츠의 일본프로야구 중계는 이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SBS 스포츠는 앞으로 한국프로야구 중계에 매진할 작정이다. 원조 스포츠 채널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그러려면 한 가지 넘어야 할 벽이 있다. 대전, 부산지역의 보급 가구수를 확충하는 일이다. 이 지역에선 SBS 스포츠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 전체 시청률 조사에서 타 방송사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두 지역 SO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언제쯤 타결점을 찾을지 미지수다.
하 부장은 "SO 마케팅팀과 의견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내년 시즌 전을 목표로 원만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Xports의 몰락과 E TV의 실험
올 시즌을 끝으로 Xports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CJ로부터 Xports를 인수한 SBS가 이 채널을 경제채널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Xports를 즐겨봤던 시청자에겐 아쉬운 소식일 터. 지난해까지 Xports에서 간판 캐스터로 활약한 정지원 아나운서는 CJ 대외협력팀장으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 아나운서는 "CJ가 스포츠전문채널을 포기했지만, 스포츠콘텐츠 자체를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좋은 스포츠 콘텐츠가 있으면 언제든 시청자에게 서비스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해 여건이 허락하는 데로 다시 마이크를 잡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마해영, 이효봉 두 해설가는 아직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다.
SBS 스포츠의 요미우리 중계 시 한국프로야구 중계를 담당했던 E TV(SBS의 자회사)는 TNS 미디어 코리아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 시청률 0.371, 0.360을 기록하며 신생 채널의 한계를 드러냈다. SBS 스포츠가 일본프로야구를 포기한 만큼 내년 시즌부터 E TV에선 야구 중계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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