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귀농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차에
폐교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 서천 시초초등학교 교장의 초대로 아이들과 모두 3월 2일 이곳으로 이사왔어요.
군불 떼며,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있는데 학교 교과과정 설명회 및 학부모회 총회를 한다고 가정통신문이 왔어요.
35명의 작은 학교에서 저희 유치원생 하영이와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하윤이가 입학해 학생수를 보태어 지금 45명입니다.
3월 20일 학부모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아이 45명인 작은 시골학교에서 학부모 28명이 참석했더군요.
회의탁자 형태로 쭈욱 둘러앉아 학교설명회를 들었습니다.
귀를 크게 가지겠다는 교장님 인사와 더불어 학교 상반기 전체 일정을 공유했습니다.
올해는 1,2학년 가족제주도 여행과 고학년 서울나들이, 5월에 있을 동네 체육대회가 큰 행사입니다.
그리고 학부모지역활동 지원관련해 소개를 하셨어요.
시초초등학교의 장점은 아이가 한반에 열명 미만이라 개개인의 소리에 귀기울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특성화 방과후 교육이 거의 무료로 전학년 실시합니다. 영어를 위해서는 원어민 선생님이 두분 계시네요.
2부 행사로 학부모총회를 했는데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돌아가며 모두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부모가 우유중 딸기우유는 몸에 나쁜데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시니 다른 분이 아이의 입맛을 존중하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저가 딸기우유에 딸기가 들어가면 괜찮지만 딸기 없는 우유는 거짓이다라고 말하니 흰우유로만 하겠다 합니다.
방과후 수업이 너무 많다는 학부모, 아이들 놀리는 수업이 좋다, 반찬에 가공식품이 들어가지 않아서 좋다는 학부모 등 모두 한마디씩 합니다. 지난해보다 많아진 아이들 때문에 학교가 들썩입니다. 체육대회도 마을전체 체육대회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중국에서 온 다문화 엄마로부터 중국어를 배우자는 의견도 내놓습니다.
학부모 활동으로 벼룩시장 및 독서모임도 만들자고도 합니다. 한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이야기합니다.
실컷 이야기하고 학부모 회장 및 임원을 추천하고 선거를 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내려가게 된 동기와 이유를 말했습니다.
서울 면중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곳 작은 산골학교에서는 달리 학부모회 임원으로 나서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왔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총무가 되었습니다. 급구 사양해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보니 조금은
신납니다. 이곳에 계신 분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요.
시골 참 좋습니다. 하영이와 하영이 내내 웃습니다. 산골짜기를 다니며 쑥, 미나리, 엉컹귀, 개망초를 캡니다.
씨앗을 심고 기다립니다. 군불을 떼고 고구마를 굽습니다. 까만 별이 쏟아지면 그냥 잡니다.
첫댓글 ^^
날이 따뜻해졌으니 더 많이 행복하세요~
사진이 없어도 분위기가 막 그려지는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