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와운마을-삼정산
뱀사골 야영장에 도착한 시간이 토요일 새벽 3시
같이 간 회사후배와 둘이서 간단히 소주 한병을 마시고 토요일 일어난 시간은 오전 11시.
아침부터 깨어 긴 시간 기다려 준 진상이한테 미안한 맘.
와운마을을 통해 영원령 거쳐 삼정산을 올랐다가 실상사로 빠지자고 하는 진상이...
늦게 일어난 우리를 보며 하루 산행으로 적절한 코스를 수정했으리라.
뱀사골..
지리산을 처음으로 밟아 본 것이 89년
기차타고 남원으로 와 이 뱀사골로 올랐던 기억....
그 이후 한번쯤 더 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뱀사골로 본격적으로 올라가는 계곡에 있어야 할 다리가 훼손되었는지 우회도로를 만들어 두었다.
와운마을로 접어들면서 처음 알았다.
이 마을에는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두그루의 천년송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와운 마을 천년송>
길을 물으러 민가에 들어갔더니 온갖 산나물과 산열매들이 마당과 창고에 가득가득하다.
천년송 뒤로 마을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있단다.
멀리 보이는 큰 바위를 보고 곧장 올라가면 능선을 만나게 되고
왼편으로 꺽으면 삼정산 방향이란다.
<능선에서 본 천왕봉>
마을 주민이 얘기했던 그 큰 바위는 아닌게 아니라 정말 큰 바위다.^&^
바위틈에 3~4명은 잘 수있는 좋은 공간도 있으면서 천혜의 조망을 제공한다.
<반야봉 방향>
<큰바위에서 본 천왕봉>
<와운 마을>
<삼정산 가는 길 .. 어느쯤에서 본 천왕봉>
사실 이 능선은 지리산 칠암자 산행으로도 유명한 코스이다.
실제 개방된 등산로인지는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지친 영혼을 달래려면 제격인 코스인지도 모른다.
도솔암-영원사-상무주-문수암-삼불사-약수암-실상사로 이어지는 절 산행....언젠가 한번 해 보고 싶다.
그 중 가보고 싶었던 <상무주>가 아득하다.
지리산은 바라보는 장소에 따라 여러모양으로 존재하겠지만, 이 능선에서는 지리산이 두 손 크게 벌려
포옹하고 있는 느낌?
아무래도 후배녀석이 속도가 처진다.
쉬엄 쉬엄 즐기는 산행이라도 체력소진은 마찬가지...
상무주암을 500여미터 남겨둔 조망터에서 요기를 한다.
<반야봉...>
<천왕봉..>
<상무주>
편안한 맘으로 돌아보려 마당으로 들어가니 마루에 앉아있던 등산복 차림의 한 남자가 경계의 눈초리를 날린다.
어차피 똑같은 행자 입장일텐데 ... 마치 자기가 암자 주인인듯 말없는 행세속에서 불손함을 느낀다.
상무주를 나와 얼마안가서 삼정산 정상이다.
<삼정산에서 본 반야봉>
<삼정산에서 본 천왕봉 능선>
서서히 어두워지고 실상사까지 내려오는 길고 긴 하산길...
택시를 타고 뱀사골 야영장으로 돌아온다.
정오에 시작한 산행이 저녁 8시에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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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 뱀사골-이끼폭포-묘향대-성삼재
역시 늦게까지 술을 먹고 늦게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진상이는 밥까지 다 해 놓고도 하염없이 기다렸단다.
어제 무리했던 후배는 오늘은 텐트에서 뒹굴모드로 들어가고 우리는 다시 뱀사골로 올라간다.
진상이는 네이버에서 지도를 이리저리 이어붙여서 들고 왔다.
원래는 심마니골 산행을 하고 싶었단다.
우리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반야봉을 목적지로 이끼폭포 -묘향대를 찾아보는 것으로 일단 출발.
제승대넘어 제승교..그 넘어 계곡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법률로 허락되지 않은 코스로 진입한다.
사람들 없을때 후~다~닥
약 한시간을 올랐을까?
유명한 이끼폭포가 갑자기 나타난다.
<이끼폭포의 전체모습>
<노출이 안맞다>
이끼폭포를 넘어 계곡 물소리가 잦아드는 지점에서 이리저리 리본들이 붙어있다.
길은 어차피 모르는 것. 여기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소리....
왼편에서 남자 두명이 내려온다. 울산에서 온 친구사이.
어디서 내려오는 길이냐고 묻자, 반야봉에서 묘향대 거쳐 내려오는 길이란다.
오~호~라 .
그들을 통해 길을 바로 알게 되었다.
이어지는 가파른 고갯길...
밀림이 따로 없다. 정글이 따로 없다.
드디어.....
<묘향대>
<왼편 기둥이 기울어 지고 있다>
구름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스님은 안계시고 스님을 기다리는 사람들만....
그 시간 스님은 화엄사에서 도천스님의 영결식에 참석한 후 올라오고 계시다고 했다.
그 스님을 임걸령 오는 길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감사한 맘을 전하고자 인사를 드리려는 순간
손살같이 지나친다. 헐~
노루목에서 성삼재 오는 길은 고속도로다.
2시간만에 도착. 저녁 7시.
역시 8시간 산행.
편안한 저녁을 보낸 다음날.
텐트비 걷으러 오는 시간(9시) 이전에 정리하고 철수한다.
텐트비...2박동안 작은텐트라고 봐 주는 것인지...운좋게 돈을 안냈다.
주차비도 새벽에 들어오는 바람에 안냈다.
도착 첫날 새벽엔 텐트 3개만 있더니 어느새 야영장은
오토캠핑장이 되었다.
달궁 오토캠핑장이 꽉 찼던 것일까?
태형텐트들의 숲....
그속엔 온갖 오토캠핑 장비들이 우리를 주눅들게 들게 한다.
빠져 나오니 홀가분하다.
< 시암재에서 본 만복대>
<시암재에서 본 구례방향>
<그날 저녁에 집에서 본 지리산>
3일동안 지리산속에 보낸 행복한 시간...집에서 즐기는 여운.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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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에서의 이틀간 산행
박종훈
추천 0
조회 77
11.10.06 00:5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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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으네
추계 캠프을 또 가셨군요. 잘 보고 감니다.
10월 마지막주에 종주 간다. 지둘러라.
형님과 용주씨 글과 사진을 정말 맛갈나게 쓰시는 분들...맛있게 읽었어요..
사진실력이 점점 퇴보하는거 아닌가?ㅎㅎ
~ㅋ저질(똑딱이)카메라 탓이죠 *실력은 역쉬 ~아~이끼폭가고쉽네~묘향대 그 스님 내공이 아직 심오하지않은듯~
.칠암자코스와 이끼폭 묘향대코스. 꼭 가보고 싶은코스인데......언제 한번 날 잡자.
내공이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