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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2회 :: 남의 속도 모르고 】방송일: 2005.02.04 .
극본 : 유 남 경
씬1/ 방송국 회의실 (D)
미자, 현우 방송 끝난 듯,
각각 바쁘게 가방 챙기고 있다.
미자 (인사 꾸벅) 수고하셨습니다.
현우 (무뚝뚝) 네~
미자,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현우 저! 최미자씨!
미자 (돌아보며) 네?
현우 (머뭇) ... 내일..
미지 (갸웃) 내일 뭐요?
현우 .. 내일.. (하다) 지각하지 말라구요!
미자 (볼멘 목소리로) 네...
미자, 입 삐죽~하고선 나가자,
미자가 나간 문을 멍~하게 바라보던 현우,
그제서야 못다한 말을 문쪽을 향해, 조용히 내뱉는다.
현우 ...내일 우리 같이 영화 볼래요?
현우, 돌아서며 한숨내쉰다.
현우 후.. 왜 말을 못해? 우리 영화볼래요? 우리 차 마실래요? 우리 술 마실래요? 우리 사귈래요?...
현우, 씁쓸하게 미소지으며 뒤도는데,
이때, 놀란 표정의 미자, 바로 뒤에 서있다.
두 사람, 서로 허걱! 놀라는 모습에서.
타이틀 - 남의 속도 모르고.. (가제)
씬2/ 방송국 회의실 (D)
난감한 표정의 현우, 미자,
서로 눈치보며 앉아있다.
현우 (땀 삐질) 저.. 혹시.. 제 이야기 다 들으셨어요?
미자 (난감한) 네..
현우 (큰일이다, 한숨) 후.. 저.. 그게..
미자 좋아하는 분 계시죠?
현우 네?.. (못 들었나보다, 다행이다) 네.
미자 걱정마세요. 비밀로 해드릴께요. (하다, 조심스레) 지피디님이 좋아하는거 그 분도 알고 계세요?
현우 (피식) 아뇨..
미자 (안타까운) 그렇구나.. 많이 힘드시겠어요?
현우 (그저 피식)
미자 (조심스레) 실례가 안된다면 그 여자분 어떤분인지 여쭤봐도 돼요?
현우 글쎄요.. (곰곰히 생각하며) 엉뚱하고, 흥분도 잘하고, 자기 주장도 강하구, 덜렁대고,
현우, 천천히 고개돌려, 미자를 바라보며 말한다.
현우 술 먹으면 상대방 기분은 아랑곳도 안하고 말도 막하고, 잘 넘어져서 온 몸에 무릎 성할날 없고..
현우, 천천히 고개 돌려, 미자를 바라보며 말한다.
미자, 점점 멍해지는 표정.
이때, 잔잔한 선율의 아름다운 음악이
현우와 미자를 둘러싸며 흘러나온다.
현우 그래서.. 좋아요.. 그 사람.. 같이 있으면 행복해져요. (잠시 보다가) 알겠...어요..? 어떤 사람인지?
미자 (고개 끄덕) ...
현우 (보면)
미자 (심각한) 또라이네요~
현우 (당황) 네?
미자 그런 사람 좋아하지 마세요!
현우, 벙찌고, 허탈, 허탈..
씬3/ 거리일각 (N) -ENG
미자, 현우 걷고 있고,
현우, 허허실실 웃음만 나온다.
미자 (마구 흥분해서) 술 먹으면 막말한다면서요? 주사 심하면 얼마나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데요. 거기에 흥분까지
잘하면.. 이건 완전히 또라이에요!
현우, 황당한 듯 미자 보는데,
미자, 걷다가 발 삐끗하고선, 다시 똑바로 걸으며,
미자 그리고 잘 넘어지는거? 그거 바보래서 그래요~ 원래 영구나 땡칠이도 잘 넘어지잖아요~그러니까 좋아하지 마세요.
지피디님만 힘들어져요.
현우, 바라보다가 이젠 한숨이 나온다.
돌아서서, 후.. 길게 한숨을 내뱉고선, 하늘을 올려다본다.
앞으로 갈 길이 너무나 막막한 듯 싶다. 이때..
미자 (안쓰러운 듯 보다가) 많이 힘드세요?
현우 (건성) 네~
미자 (조심스레) 나중에 언제라도 말씀만 하세요. 제가 술도 사고, 조언도 해드릴께요. (자신있게) 다른건 몰라도
짝사랑은 정말 잘 알거든요.. (하다) 그게.. 제가 짝사랑을 많이 했다는건 아니에요~ 절대~
현우, 허탈하게 한숨쉬다, 순간 반짝하는 표정.
천천히 미자쪽으로 뒤도는데, 힘들고 넋나간 표정이다.
현우 그래 주실래요?
미자 그럼요~
현우 (씁쓸한 미소) 고마워요~
하며, 뒤도는 현우, 표정 너무 밝다.
그러나 현우 뒤에 걸린 미자의 표정은 안쓰럽다.
씬/ 집 외경 (D)
씬4/ 거실 (D)
할머니 셋 (한복차림), 부록, 우현,
성묘 다녀온 짐들(부침개, 사과, 배 등)을 풀고 있다.
영옥은 혼자 찜찜한 표정이다.
부록 차가 뭐 그리 많은지.. 오고 가는데만 시간 다 뺏기고..
우현 그래도 날씨가 많이 풀려서 다행이에요~
영숙 괜찮어. 뭐, 그래도 오랜만에 형부산소 다녀오니까 좋두만.. (하며 영옥 보는데, 표정 안 좋다) 언니, 왜
그래요?
영옥 아.. 내가 뭐?
영숙 혹시 꽃 때문에 그러우?
영옥 무슨 꽃?
혜옥 아~~ 아까 그.. 산소앞에 있던 꽃?
순간 영옥, 회상한다.
씬5/ 무덤 앞 (D, 회상) -ENG
힘겹게 올라가는 할머니 셋, 부록, 우현,
이때 옆으로 두 남녀 (얼굴 안보임) 팔짱을 낀채 지나간다.
혜옥 아유.. 힘들어~ 아직 멀었어?
영옥 아주 누가 보면 니가 언닌줄 알겠다. 왜 그렇게 몸이 부실해?
영숙 몸만 부실하우? 머리도 부실하우~
혜옥 언니! (하는데)
부록 어머님! 다 왔습니다.
무덤앞에 서는 할머니 셋, 부록, 우현, 그런데 보면,
무덤앞에 싱싱한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영숙 이게 뭐유? 꽃 아니유?
우현 누가 가져다 놨지?
혜옥 그러게~ 누구지?
영옥 아~ 갈길이 멀어! 빨리 자리나 깔고, 음식 놔!
일동, 네.. 하고, 각각 흩어진다.
씬6/ 거실 (D)
영옥, 회상하는데, 서서히 찜찜해 온다.
우현 (갸웃) 맞아요. 누가 가져다 놨지?
혜옥 그래, 나도 그게 내심 마음에 걸렸어. 언니, 누가 가져다 놨을까? 언니도 신경쓰이지?
영옥 누가 잘못 가져다놨나보지! 쯧쯧.. 별것도 아닌걸로.. 으유.. 걱정도 팔자네.. 쯧쯧..
영옥, 혀차면서 방으로 들어가고,
영숙, 혜옥 표정.
씬7/ 헬스장 휴게실 (D) -ENG
미자, 자판기에 동전 하나씩 하나씩~ 넣고 있다.
미자 참.. 나 같은 사람만 짝사랑하는줄 알았더니.. 지피디도 짝사랑을 하네.. 여자에 전혀 관심도 없고, 상처도 안
받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힘들겠다..
이때 콜라 나오자, 미자, 한숨쉬며 콜라 빼서 먹으려는데,
어느새 온 정민, 미자 손에 든 콜라 뺏으며,
정민 먹지마! 몸에도 나쁜걸 왜 먹어?
미자 (황당) 챠~ 남이사~ 줘요!
정민 탄산음료 많이 마시면 똥배 나와.
미자 (기막힌) 그래서요?
정민 난 똥배나온 여자 싫어해~
미자 (당황, 머뭇) 그.. 그래서 뭐요?
정민 (장난어린 미소) 그래서 오늘 뭐해?
미자 .. 왜요?
정민 오늘 한턱 쏴라!
미자 내가 무슨 사냥꾼이에요~ 쏘긴~ (하다) 정민씨가 쏘면 가구요.
정민 그래! 그럼 내가 거하게 쏠게~ 같이 놀자?
미자, 피식 웃는데, 핸드폰 울리자, 받고,
미자 여보세요? (약간 의외다) 아.. 네..
미자, 약간 정민에게 떨어져서 통화하는,
표정은 점점 심각해지고,
정민, 갸웃하는데,
미자 네.. 지피디님. 그럼 거기 가만히 계세요! 제가 갈께요. (끊고, 정민에게 와서) 어쩌죠? 오늘 약속 못
지킬것 같은데.. 미안해요.
미자, 후다닥~ 나가고,
정민 미안할 것 까지는 없는데.. 기분은 별로네.
피식.. 웃다, 콜라 먹으며 뒤돌아 보는 정민.
씬8/ 까페 (D) -ENG
현우, 미자 마주보고 앉아 대화하고 있다.
현우는 힘든 표정이고, 미자는 그런 현우가 안쓰럽다.
미자 많이 힘드시죠?
현우 (심각하게 고개 끄덕) 저.. 그 여자한테 고백하면 어떨까요?
미자 (놀라며) 안돼요! 매번 제가 고백했다가 차였.... (하다, 얼른 수습) 그게.. 그런 여자일수록 먼저
다가가면 절대 안된다는 말이죠.
현우 그래요..? 그럼 어쩌죠?
미자 일단 차분히 생각해요. 제가 볼 때 그 여잔 아니거든요. (하다) 어디서 만났어요?
현우 (머뭇하다) 글쎄요..
미자 그럼 예뻐요?
현우 (끄덕) 네.
미자 예뻐봤자죠~ 머리는 좋아요?
현우 (힘들게 끄덕) 네.
미자 (비웃으며) 챠! 머리 좋은여자가 그렇게 매일 실수하고 덤벙대요? (하다) 몇살이에요?
현우 (머뭇머뭇) 그냥 남들 먹을만큼 먹었어요..
미자 (갸웃) 남들 먹은만큼 먹은게 몇살이에요?
현우 그게... (하다, 얼른) 후... 또 말했더니 보고 싶네요.
미자 그래요? 어쩌죠..?
현우 요즘 너무 힘들어요. 다른사람처럼 시원하게 웃어라도 봤으면 좋겠어요..
미자 (공감, 가슴아프게 끄덕) 알아요.. 그 마음..
현우, 눈치보며 더 힘든척 한숨 내쉬자,
미자 그래! 우리 영화봐요. 그럴땐 아주 재밌는 영화를 보면 좀 나아지거든요.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지금 빨리
가요! (후다닥~ 일어나 가고)
현우, 피식 미소짓고선, 일어난다.
씬/ 집 외경 (N)
씬9/ 거실 (N)
할머니 셋, 앉아서 도라지 다듬고 있는데,
혜옥, 조심스레 영옥 눈치보다가,
혜옥 (조심스레) 언니. 그 꽃 누가 가져다 놨을까?
영옥 도라지나 까~
혜옥 그냥 내 생각인데.. 혹시.. 형부 딴살림 차렸던거 아닐까?
영옥 (빽!) 이년이! 할소리가 있고 못할 소리가 있어!
혜옥 왜? 딴살림 차릴수도 있지. 딴살림 차린 할망구가 가져다 놓은 꽃인지 어떻게 알아?
영옥 또! 또!
영숙 김씨도 남편 장례치르는 날에, 딴살림 차렸던 여자가 떡하니 나타났대잖수. 얼마나 놀랐는지.. 그날 김씨도
초상치를뻔 했지.. 쯧쯧..
영옥, 표정.
혜옥 어머어머! 거봐!
영옥 니 형부 그럴 사람 아냐.
영숙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르는거유..
영옥 쫌~~!! 니 형부는 거짓말 못해. 거짓말을 해도 코를 벌름벌름 거려서 딱 눈치채! 알아?
영옥, 짜증난다는 듯 방으로 들어가고,
혜옥, 영숙 표정.
씬10/ 할머니방 (N)
영옥, 벽장에서 남편 사진 조심스레 꺼내고 있다.
영옥 저것들이 지 형부를 뭘로 보고.. (하며 사진 보며) 봐봐! 이 양반 거짓말하면 콧구멍이 벌렁거리는데, (하다
헉! 놀라며) 잉? 이거 벌렁거리는거 아냐? 뭔가 찔렸나? (하다) 아니지.. 아냐.. 친척이 가져다 놓을 수도 있지.
영옥, 얼른 전화번호부 책 찾아 전화건다.
영옥 여보세요? 금지엄마~ 잘 지냈어? 어.. 나도 잘 지내지. (하다) 그런데 혹시 오빠산소 다녀온적 있어? 없어?
(하다) 아니.. 그냥.. 그래 알았어~ (끊고) 그럼 누구야? (전화거는) 아유 삼촌! 몸은 좀 어떠세요? 아유
그럼요. 그런데... 혹시 요 근래에 형님산소 구경한 적 있으세요? 네? (다급히) 네~ 그럼 몸조리 하세요~
후다다~ 전화끊고, 영옥, 표정 점점 안 좋아진다.
영옥 누구야? 누구지? 그럼 미라할미인가?
영옥, 다시 전화걸려고, 수화기를 드는데,
혜옥 (OFF) 언니 뭐해?
보면, 어느새 혜옥 들어와서 멀끔히 바라보며 서있다.
영옥 (당황하다) 띠~~~~~~~~~~
혜옥 언니 뭐해?
영옥 어? 테스트! 전화기 띠~ 소리가 아주 선명하네. 좋아! 이제 안심하고 전화써라.
영옥, 얼른 옆으로 벌러덩 눕고,
혜옥, 뭐지? 갸웃한다.
씬11/ 영화관 안 (N) -ENG
INS// 아무 웃기는 영화 한 장면
미자, 현우 나란히 앉아 영화보고 있는데,
미자, 하하하! 웃다가,
현우 보면, 심각한 표정이다.
이내 미자, 얼른 미안한 듯 표정관리한채 영화보고,
현우, 미자 눈치보며 키득키득 거리다가,
미자가 보면, 이내 고뇌에 찬 표정짓는다.
미자 쯧쯧.. 안됐다.
씬12/ 거리일각 (N) -ENG
미자와 현우 나란히 걷고 있다.
미자 어때요? 좀 기운 나요?
현우 (힘없이 웃으며) 글쎄요...
미자 안타깝다는 듯 보다가, 순간 반짝하고,
미자 이럴땐 먹어야 해요. 많이 먹어야 힘이 나거든요. 우리 밥 먹으러 가요~ 네?
현우 .. (마치 힘겹게 생각한 듯) 그래요..
미자 어디서 먹지? 맛있는거 먹어야 하는데~
미자,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현우, 피식 웃으며 귀엽다는 듯 미자 본다.
씬13/ 레스토랑 (N) -ENG
미자, 현우, 안심스테이크 먹고 있는데,
미자, 걱정스러운 듯 조언하고 있고,
현우는 심각하게 먹으며 듣고 있다.
미자 짝사랑도 밥심이 있어야 한다니까요~ 정신적으로만 힘든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얼마나 힘든데요
이때, 말하던 미자 고개 숙여 고기를 썰자,
현우, 그런 미자 보며 피식 웃는데,
이때, 미자 핸드폰 울린다.
미자 잠깐만요~ (받고) 정민씨?
현우, 약간 입가에 경련이 인다. 솔직히 기분 나쁘다.
미자 네? 지금요? 그게.. (하는데)
현우, 순간 한숨을 크게 푹~ 내쉬더니,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힘없이 포크를 내려놓는다.
미자 (어머!) 어쩌죠? 오늘 안될거 같아요..
현우, 통쾌하다!! 씨익~ 미소.
미자 네.. 미안해요. (끊고) 그만 드시게요?
현우 (힘없는 척, 한숨) 네.. 가슴이 답답해서요..
미자 어우.. 이럴때일수록 먹어야 한다니까요. 어서 드세요.
현우, 마지못해 포크 드는척 하며, 힘겹게 먹는다.
미자 후.. 한숨쉬며 고개 숙이는데,
현우, 통쾌한 표정이다.
씬14/ 까페 (N)
정민, 전화기 멀뚱멀뚱 바라보는데,
정민 또한 기분이 안 좋다.
정민 뭐지? 챠~
카메라 빠지면, 동직, 지영, 윤아 술 마시고 있다.
동직 왜? 미자 안 온대?
정민 어..(하다) 요즘 미자씨 누구 만나는데 이렇게 바빠요?
윤/지 몰라요~
윤아 걔 누구 만나요?
정민 (쯧쯧) 나쁘다!
윤아 뭐가요?
정민 적어도 누굴 만나고 다니는진 알아야지.
윤아 왜요?
정민 친구잖아~
윤아, 지영 갸웃한다.
씬/ 집 외경 (D)
씬15/ 거실 (D)
일동, TV보고 있는데,
영옥 혼자 심각하다.
영옥 (혼잣말, 중얼) 성묘갔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데.. 혹시 정말? 아냐.. 아냐.. 설마..
영옥, 고개 절레절레 젓고선,
조용히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
씬16/ 할머니방 (D)
영옥, 벽장안에서 조심스레, 남편의 사진을 꺼내 보면서,
슬픈 표정으로, 조심스레 어루만진다.
영옥 (순간 살벌하게) 이 망할놈의 영감탱이야! 아주 끝까지 내 속을 뒤집어 놓네. 아니지? 딴 살림 차렸던거
아니지? 좋은말 할때 오늘꿈에 나타나서 불어! 안 나타나기만 해봐! 아주 그냥 확!
영옥, 사진을 냅다 집어던진다.
영옥 망할놈의 영감탱이.. 아주 살아서도 속을 썩이더니, 죽어서도 속을 썩여.. (하다) 누구지..?
영옥, 골똘히 생각한다.
씬17/ 원룸 거실 (N)
윤아, 지영, 미자 손톱에 메니큐어 바르고 있다.
윤아, 지영 미자 눈치보다가 슬쩍,
윤아 너 요즘 누구 만나?
미자 챠! 누굴 만나? 소개팅도 안 시켜주면서~
지영 그런데 왜 그렇게 바빠?
미자 그게.. (하다) 비밀~
윤아 뭐야? 뭐가 비밀인데?
미자 그게 사실은.. 요즘 지피디 자주 만나.. 뭐 좀 조언해줄게 있어서.
지영 니가 지피디한테 조언해줄게 뭐가 있어?
미자 있어! (하다) 아.. 말하면 안되는데.. (비밀 말하듯 목소리 낮춰서) 사실은 지피디 사랑에 빠졌거든.
일동, 어머어머! 놀란다.
미자 (목소리 낮춰서) 그것도 짝사랑~
지영 어머머! 진짜야?
윤아 챠! 누구한텐 연애할 여유도 없다고 하더니~
미자 그런데 내가 그 여자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진짜 또라이더라구.
윤/지 그래?
미자 응. 아주 잘못 걸렸어. 그래서 조언해주고 있거든. 힘들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지영 그렇지. 잘했다. 너도 짝사랑 많이 해봤잖아. 짝사랑 올림픽 열리면 금메달도 딸껄~
미자 (짜증) 야!
윤아 (갸웃) 야.. 그런데 너 지피디 싫어하잖아?
미자 (끄덕) 그렇지.
윤아 그런데 왜 걱정을 하고 조언을 해줘?
미자, 순간 자기 자신도 모르겠다, 갸웃..
미자 그게.. 나랑 비슷한것도 같고.. 짝사랑 하면 힘들기도 하고.. (하다) 그리고 애가 어리잖아. 난 그냥
어린애가 발이라도 헛딛지 않을까 하는 심정인 거지~
윤아, 지영 뭔소리야?? 갸웃하고,
미자, 얼른 메니큐어 바르면서, 자신도 갸웃한다.
씬18/ 할머니방 (N)
영숙, 혜옥 자고 있는데,
영옥 혼자 눈 말똥말똥 뜬채 골똘히 생각중이다.
그러다 혼자 발딱 일어나더니,
영옥 오라. 오라.. 이제 감이 잡힌다. 감이 잡혀~ 내 이걸 확!
소리에 놀란 혜옥과 영숙 일어나며,
영숙 (놀라) 언니 왜 그러우? 뭐가 잡혀? 감이 잡혀?
혜옥 감나무에서 감 따는 꿈꿨어?
영옥 그래, 맞아! 수원댁이랑 안산댁이네!~ 어쩐지 고 두년 이상했어. 어쩐지.. 평소부터 눈웃음을 살살치는게 뉘집
남편 잡아먹겠다 했더니.. 아구.. 아구.. 그게 내 남편이었네.. 아구..
혜옥 언니 혹시 형부가 딴살림 차렸다고 믿는거야?
영옥 조용해봐! 두년중에 한년인데, 내 이것들을 당장!
영숙 (잡으며) 어딜가우?
영옥 당장 전화해야지~
영숙 전화하긴 너무 늦었수~ 내일 일어나서 해요~ 그리고 전화번호도 알아내야 하잖수~
영옥 (부들부들 떨며) 좋아. 내일 내가 고 두년 중 한년 잡아서 황천길로 보내주마!
영숙, 혜옥 한숨쉰다.
씬/ 거리 외경 (D)
씬19/ 헬스장 (D)
미자, 런닝머신 뛰고 있는데,
정민, 옆에 슥~ 다가와, 다짜고짜,
정민 (껌 질겅질겅 씹으며) 이름 대봐!
미자 뭘요?
정민 요즘 어떤 남자랑 어울려 다니는지 말해봐!
미자 왜요?
정민 내가 불량한지 아닌지 가려줄게. 나 그런거 잘해. 고등학교때 선도부였거든. 멋있지?
미자 (챠! 비웃고) 아뇨.
정민 어! 태도 불량하네? 선도부실로 끌고 갈수도 없고, 알았어. 남자 이름불면 용서해줄께.
미자 그런 남자 없어요~
이때, 지나가던 현우, 미자와 정민 사이좋게 대화하는 모습 본다.
순간 기분이 안 좋다.. 얼른 미자에게 다가와,
현우 저.. 미자씨.. 오늘 시간 있어요?
미자 (방긋) 네. 그럼요. 어디서요? 몇시요?
정민, 껌 질겅질겅 씹다가,
정민 안녕!
현우, 꾸벅~ 인사하고,
미자, 현우와 대화하며 사라진다.
정민, 그 투샷을 바라보는데, 기분 묘하다.
정민 저 두 사람.. 재미없다.
정민, 껌 질겅질겅 씹으며 돌아선다.
씬20/ 백화점 안 (D) -ENG
미자, 어벙벙한 표정으로 서있고,
현우, 앞에 서있다.
미자 여기는 왜요?
현우 그 여자한테 선물하고 싶은데, 제가 뭘 알아야죠~ 미자씨도 같은 여자니까 선물 좀 골라줘요.
미자 아.. 네.. 걱정마세요! (하다) 어떤 스타일이에요? 귀여운 스타일? 청순한 스타일? 섹시한 스타일?
현우 글쎄요.. 스타일이 있었나?
미자 (쯧쯧) 그 여자는 스타일도 없어요?
현우 (미자 보며) 뭐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어서.. (점점 미소 번지며) 귀엽기도 하고, 청순하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하고.. 저한테 그래요.
미자 (쯧쯧) 말만 해도 좋아요?
현우 (당황) 네?
미자 챠.. 큰일이네.. 큰일이야. (체념섞인 미소) 뭐.. 그렇게 좋아하면 어쩔수 없죠..
현우 일단 미자씨가 좋아하는걸로 아무거나 골라요.
미자, 네.. 가고, 현우 한숨.
씬/ 집 외경 (D)
씬21/ 할머니방 (D)
혜옥, 눈치보며 전화하고 있고,
영옥은 씩씩거린채 지켜보고 있다. 영숙 말리며,
영숙 언니.. 형부가 그럴사람이유?
영옥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르는거라며?
영숙 그건 그냥.. 한 소리유.. 그리고 설사 바람을 폈다 쳐, 그렇다고 지금와서 어쩔꺼야?
영옥 너 같으면?
영숙 잉?
영옥 나처럼 제부가 딴살림 차린거 알면 어쩔꺼야?
영숙 (얼른, 무섭게) 혜옥아!~ 전화해라.
혜옥 어.. (전화하는) 여보세요? 거기 수원댁네 집이죠? 전 예전에 같은 동네 살던 미자할머닌데요.. 혹시 수원댁
있나요? 네? 제주도에 살아요?
영옥 하! 제주도에 산다고 육지로 못 와? 언제부터 내려갔는지 물어봐~
혜옥 아.. 죄송하지만.. 내려간지 얼만큼 됐어요? (사이) 네.. 10년전에 재취하고 내려갔어요? 잘됐네요~
영숙 재취도 했다잖어~
영옥 (손가락으로 무릎 툭툭 치며) 10년전? 10년전? 가만있어봐! 하! 이년이 영감탱이 죽으니까 바로 다른 영감
잡아서 시잡갔네~ 이 여우같은 년.. 언제 올라오는지 물어봐!
혜옥 그런데 수원댁은 언제 올라와요? (사이) 네? 아.. 네.. 알겠습니다. 네.. (끊고)
영옥 (바싹 앉으며) 뭐래? 어? 언제 올라온대?
혜옥 수원댁.. 풍 맞아서 몸을 못 움직인대..
영숙 하.. 참.. 쯧쯧.. 잘하는 짓이유.
영옥 아! 조용해! 그럼 안산댁이네! 어~ 그년이야! 야! 안산댁한테 전화해봐!
혜옥, 후.. 한숨쉬고선 전화하고선,
혜옥 (고개 절레절레) 없는 번호래!
영옥 이런~ 무서운 년! 내가 전화할줄 알고 전화번호도 바꿨네! 당장 수소문해서 전화번호 알아내!
혜옥, 영숙 한숨쉰다. 참 고달프다.
씬22/ 백화점 매장안 (D) -ENG
미자, 현우 마치 데이트 하듯 물건 보고 있는데,
미자 (목도리 보고) 어머! 이 목도리 너무 예쁘다.
현우 그래요?
미자 (슬쩍 가격표 보고) 어머! 너무 비싸다.. 무슨 목도리 하나가 블라우스 값이야?
현우 마음에 들어요?
미자 네.
현우 그럼 이걸로 하죠.
미자 너무 비싸요.
현우 괜찮아요.
미자 휴.. 그 여잔 이런 선물도 받고 복 터졌네..
미자, 다른 옷 보는데,
현우, 점원에게 다가가,
현우 저.. 죄송한데 제 부탁 좀 들어주실래요?
점원 네?
현우, 점원에게 이야기하고,
점원, 알겠다는 듯 고개 끄덕인다.
현우 (얼른) 미자씨! 이거랑 같은 걸로 하나만 더 가져와요~
미자, 네? 갸웃하고, 똑같은 목도리 들고 가자,
미자 이건 왜요?
점원 이번 신년을 맞이해서 저희가 원플러스 원 행사를 하고 있거든요, 목도리 하나를 사시면, 똑같은 목도리를 하나 더
드리는 행사입니다.
미자 어머어머! 정말요?
현우 (슬쩍 목도리 하나 건네주며) 자요! 이거 가져요.
미자 저 주시는거에요?
현우 네.
미자 (좋아라) 어머. 고마워요~
현우, 피식 웃는데,
이때, 미자 핸드폰 울리자, 받고
미자 여보세요? 윤아니? 야! 야! 여기 원플러스 원 행사라고 목도리를 사면 똑같은거 하나 더 준대. 뭐? 알았어~
오케이! (끊고) 이거 하나 더 주세요.
점원 (당황) 네?
미자 하나 더 사면 하나 또 더 주는 거죠?
현우 (당황) 왜.. 요?
미자 윤아랑 지영이도 사다달래요.
현우 아.. 네.. (점원에게 눈 찡긋하고)
점원, 당황스러운 미소 짓는다.
현우, 휴.. 힘들다..
씬23/ 할머니방 (D)
영옥, 드러 누워있고,
혜옥, 전화끊고선 한숨쉬자, 옆에 있던 영숙,
영숙 알아냈어?
혜옥 응.
영옥 (발딱 일어나, 눈 부라리며) 당장 전화해!
혜옥, 한숨쉬며 전화한다.
혜옥 여보세요? 거기 안산댁이죠~ 네.. 전 고향친구 미자 할머닌데요.. 혹시 안산댁.. (하다) 네? 돌아가셨어요?
영옥, 영숙 헉!!
혜옥 아.. 5년전에요.. 네.. 죄송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화끊고, 빽!) 죽었대잖어!
영옥 (찔끔) 죽.. 었는 줄 알았나..?
영숙 아유. 아유. 내가 언제 일 낼줄 알았어~
영옥, 큼큼.. 하다, 민망한지 고개 푹~ 숙인다.
혜옥 그 집아들이 얼마나 당황하던지.. 내가 다 민망하더라.
영옥 ... (고개 숙이다, 슥~ 고개 들며) 아들?
혜옥 그래! 아들.
영옥 안산댁한테 아들이 없었는데..
혜옥 (황당) 언니..
영옥 이상타. 이상해.. 어? 분명히 딸 하나였는데.. 설마. 이 놈의 영감탱이가!!
영옥, 얼른 전화에 달려들어 걸려고 하고,
영숙, 혜옥 언니! 하며 뜯어말리는 모습에서.
씬24/ 까페 (D)
미자, 정민 대화하고 있다.
정민 요즘 만나는 남자 지피디 맞지?
미자 (놀라며) 어떻게 알았어요?
정민 왜 만나?
미자 그게.. 말하면 안되는데.. (주위 두리번 거리다) 사실.. 지피디가 짝사랑을 하고 있거든요.
정민 그래?
미자 보기가 얼마나 안 쓰러운데요.. 그래서 제가 카운셀링 해주고 있어요. 이상한 여자한테 걸렸거든요.
정민 어떤 여잔데?
미자 뭐랬더라..? 덜렁대고, 엉뚱하고, 흥분 잘하고, 술 먹으면 막말하고, 잘 넘어지고..
미소짓던 정민의 입가가 점점 굳어진다.
그러나 애써 피식 웃으며,
정민 그 여자 미자씨네.
미자 (어이없는, 실소) 하하하! 무슨 말도 안되는..
정민 딱 미자씬데.. 뭐.. 덜렁대고, 엉뚱하고, 흥분잘하고, 술 먹으면 막말하고, 잘 넘어지잖아. 미자씨!
떠덩! 미자. 얼어붙은 듯 정지동작!!
정민 (툭! 치며) 땡! 땡했으니까 집에 가! 얼음땡 하지 말고.. 나 약속있어서 먼저 간다~
정민, 돌아서서 가고,
미자, 얼어붙은 듯 우두커니 앉아있다.
정민, 가려다가 뒤돌아서 미자를 본다. 기분이 묘하다.
씬25/ 미자방 (N)
미자, 멍한 채 정지동작으로
침대 위에 누워있다.
미자 날 좋아하나..? 설마.. 말도 안돼! (하다) 아냐... 좋아하나? 아냐. 변태가 아니라면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렇게 싸가지 없이 대할 수 있어?
미자, 하.. 미치겠다..
씬/ 방송국 외경 (D)
씬26/ 방송국 회의실 (D)
미자, 어제 그 목도리를 하고 조심스레 들어오는데,
보면, 성우들과 앉아있는 현우또한 같은 목도리 하고 있다.
미자, 놀라는데,
영진 어? 둘이 똑같은 목도리했네?
승태 오.. 둘이 사귀는 거 아냐?
미자 (당황) 왜.. 왜 들 그래요? (현우 보면)
현우, 아무렇지 않게 묵묵히 기획서 쓰고 있다.
동균 그래, 이번참에 그냥 둘이 사겨요~
미자 (말 더듬고) 뭘.. 뭘.... 사겨요..?
그제서야, 현우 미자 슥~ 보는데,
미자 자꾸 그런 말 좀 하지 마요! 하나도 안 웃겨요!
영진 우린 웃겨~
성우들, 일제히 풋! 웃으며 나가자,
미자, 현우를 바라보며,
미자 그.. 목도리 왜 지피디님이 하고 계세요?
현우 그렇게 됐어요..
미자(E) 정말 날 좋아하나? (뭔가 결심한 듯, ON) 저.. 드릴말씀이 있는데요.
현우 네.
미자 (용기내서) 저.. 좋아하신다는 분이... 혹시.. (하다) 혹시 방송국에 계신가요?
현우, 고개들어 미자를 바라본다.
알았나? 눈치챘나? 생각이 복잡하다.
미자또한 가슴이 쿵쿵! 거린다.
현우 그게..
미자 (눈 크게 뜨고 보는데) ...
현우 (한숨) 후.. 헤어...졌어요.
미자 (놀라며) 네?
현우 그 여자랑 헤어졌다구요. 뭐 헤어진것도 아니고.. 고백했다가 차였어요.
미자 (당황) 아.. 네.. 그러셨구나. (머쓱해서 웃으며) 난 또.. 하하하! 잘하셨...네요~
현우 (슥~ 보며) 내가 헤어졌다니까 좋아요?
미자 (당황) 네? 아뇨.. 그게 아니라.. (조용히) 김정민 죽었어~ 아유.. 그냥...
현우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피식) 미자씨랑 놀면 재밌겠어요.
미자 (어색하게 웃으며) 네? 재밌긴.. 제가 무슨 장난감도 아니고.. (조용히) 김정민~ 이 씨~
미자, 얼른 핸드폰 걸면서 나가고,
현우 (쓰던 것 멈추고) 장난감이었으면 좋겠어요.. 주머니에 넣고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게..
현우, 씁쓸하게 미소짓는 모습에서 스틸. F.O
씬27/ 할머니방 (에필로그, D)
F.I 되면, 영옥, 찜찜한 표정으로,
혼자 중얼거리고 있다.
영옥 (갸웃)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아무도 가져다 놨다는 사람은
없는데.. 그럼 누가 가져다 놨나..?
영옥, 갸웃갸웃하는 표정에서.
씬28/ 무덤 앞 (에필로그, D) -ENG
무덤위에 놓여진 꽃,
플래시// 놓여지는 꽃에서 화면 Z.O되면,
한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덤앞에 앉아있다.
그 옆에는 여자, 안쓰러운 눈빛으로
남자를 보고 있다.
이때, 남자 고개 들면, 엠씨몽이다.
MC몽 할머니... 손자가 왔어요.. 할머니 얼굴 보고 싶어 왔어요.
여자 ... 괜찮아?
MC몽 (끄덕) 고마워. 나랑 같이 와줘서.. 우리 할머니한테 내가 처음 사귄 여자 보여드리고 싶었거든..
여자 (고개 끄덕)....
MC몽 미안하지만.. 잠깐 나에게 시간 좀 줄래? 할머니랑 못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
여자, 고개 끄덕이며 물러서면,
몽, 피식 웃으며,
몽(E) 앗싸! 조금만 기다리면 막차 끊긴다. 여자 꼬실 때 이렇게 데리고 오면 백프로 통한다는말이 진짜네~
남자, 키득거리다,
여자 눈치보며, 다시 심각하게 표정으로 빠져드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