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變易"
어떤 삼장법사(三藏法師)가 물었다.
"진여(眞如)에도 변역(變易)이 있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변역이 있구말구."
삼장이 말했다.
"선사는 잘못 아셨군요."
대사가 도리어 물었다.
"삼장은 진여가 있는가?"
"있지요."
"그런데 변역이 없다면 결정코 범상한 중이어야겠구나. 듣지 못했는가.
선지식은 삼독(三毒)을 돌리어 삼취정계(三聚淨戒)로 만들고,
육식(六識)을 돌이어 육신통(六識通)으로 만들고,
번뇌를 돌리어 보리로 만들고, 무명을 돌리어 대지(大智)를 만든다 하였는데,
만일 진여가 변역이 없다면 삼장은 틀림없는 자연외도(自然外道)이다."
삼장이 말했다.
"그렇다면 진여에 변역이 있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진여에 변역이 있다고 집착하면 그것도 외도이다."
"선사께서는 아까는 진여에 변역이 있다고 하시더니 지금은 또 변역이 없다 하시니,
어떤 것이 똑 바른 말씀입니까?"
"만일 밝게 성품을 본 이라면 마니주(摩尼珠)에 빛이 나타나는 것 같아서,
변한다 해도 맞고 변하지 않는다 해여도 맞거니와,
성품을 보지 못한 이는 진여가 변한다는 말을 들으면 변한다는 생각을 하고,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삼장이 말했다.
"그러기에 남종(南宗)은 진실로 헤아리기가 힘들군요."
문)禪(남종)은 헤아리기 힘들다 하였는데 밝게 살펴보시지오.
마니주에 빛이 나타나는 것과 같아서 "변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지오? 중도로써 투득하여 일러보시오.
정인심 : 물은 그대로이나 파도가 출렁이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 다시 일러보시오.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 것인가를...
정인심 : 물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출렁이는 파도는 수시로 변합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이번 공안답에는 물과 파도를 많이들 들어 일렀구려.
초발심: 거품은 변하나 물은 변함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초발심: 물은 그대로 물이나 거품은 일고 지고 일고 지는 것이지요.
장군죽비: 하하하..일고 지고 일고지면 변함이겠구려.
낙숫물: 물은 흘러도 성품은 변함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 보이시오.
낙숫물: 달이 호수에 떨어져 물이 출렁이나 달은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출렁이는 달은 변화하는 것이겠구려.
낙숫물: 물은 흘러도 성품은 변함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 보이시오.
낙숫물: 달이 호수에 떨어져 물이 출렁이나 달은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출렁이는 달은 변화하는 것이겠구려.
간화선: 오줌을 마시니 곧 물을 쌉니다.
장군죽비: 아니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가려야 하리다.
간화선: 체육시간이 되면, 체육복을 입습니다.
장군죽비: 체육복은 입거나 말거나 변하고 변하지 않는것이 무엇인가를 일러라 하였소이다.
영조: 본래 변하지 않는 것은 시작없는 옛부터 있어온 것이며 이로부터 나퉈짐은 항시 변하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영조: 옛부터 움직임이 없이 온것(舊來不動)이나 이름하여 부처(名爲佛)라하니 이 이름이 변하고 변합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이름 변하는것이 곧 변하는 그것이라는 것이오?
수미산: 달이 온천지를 비추나 그 달빛은 변해도 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이시오.
수미산: 5색을 비춰도 빛은 변하나 마니주는 변함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빛을 내어도 마니주는 변하지 않는 것이로구려.
소나무: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단지 사랑하는 이들이 변하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공안이 구하는 도리가 아니오. 다시 살펴 이르시지오.
소나무: 眞아는 항상하여 변하지 않으나, 假아는 항상하지 않아 변하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이구 소나무님 답잖게 死句로 이르시오? 하하하.....
고객: 형상 없는 것은 변하지 않으며 형상없는 것에서 나투는 것이 변하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고객: 이름은 없으나 우주의 주인은 항상하며 변함이 없으나 그의 종들은 항상 변합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그 종들이 변한다는 것이오?
두레박: 변한다는것은 글이며 변하지않는것은 뜻이나 글과뜻에 남종이 있지 않는것입니다.
장군죽비: 아니구려. 다시 일러보시오.
두레박: 변하는것은 마니주에 빛이 나타나는것이며 변하지 않는것은 마니주 입니다.
장군죽비 : 하하하...그럴사하오.
진인이: 강산은 변하나 강산이 나온곳은 변하지 않네.
장군죽비: 다시 이르시오.
진인이: 일체가 한덩어리로 속삭이며 변해가나 나온 그자리는 언제 생겨났던가?
장군죽비: 언제 생겼음을 묻지 않았소이다. 변하는 것과 변치 않음을 물었소이다.
진인이: 강산은 변하나 강산을 나툰 것은 변하지 않네.
장군죽비: 하하하....나툰 그것을 증오하도록 하오.
석어 : 산천이 어린 거울을 우물에 빠뜨렸다 다시 건진다.
장군죽비: 아니오, 다시 살펴 이르시지오.
석어 : 물을 한 움큼 잡음에 달이 손안에 있고,꽃을 만짐에 향기가 온 몸에서 난다.
장군죽비: 무엇이 변하는 것이며 무엇이 변하지 않는 것인지오?
석어 : 바다도 파도도 물이다.
장군죽비: 변하는것과 변치 않는 것을 이르라 하였소이다.
석어 : 세상은 늘 변하지만 변함을 봄은 늘 같다.
장군죽비: 하하...흠을 잡으리까? 봄은 경계따라 변하지 않는가요? 보는 그것과 봄은 다른 것을....
석어 : 문 밖의 일은 이미 변함이요.문 안의 일은 말 할 수 없다.
장군죽비: 하하하....말 할수 없는 그것이 변하지 않는 것이오?
석어 : 말 할 수 없다함도 이미 변에 떨어졌읍니다.
장군죽비: 하하하.....理事를 임의자재하게 쓰시는구려.
그러하나 그리되면 변하는 것만 든것이 될 것인데...
따꿍: 따꿍을 닫은체 머물면 변함이 없는 것이나 손잡이를 들어 열면 변화를 나툼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따꿍: 솥은 가만히 있으나 따꿍이 움직이면 국물이 흘러 변화 하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 국물 흐르는 것이 변하는 것이구려.
현당: 큰 바다에 작은 파도를 보니 변하는 것이요 본디 큰 바다를 보니 바다는 본래 그러하여 변함이 없읍니다.
장군죽비: 함정미토인가하오. 다시 일러보시오
현당: 큰 스님과 저는 생멸이 있사오나 큰 스님과 제가 둘이 아닌 몸으로 보면 변함이 없사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현당과 청봉이 본체는 둘 아니라서 변함이 없고 이렇게 나투니 변화한다는 것이오?
미소: 거울에 만물이 비춰보여도 거울에는 아무런 색도 없습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시나브로: 손을 쥐면 주먹이라하고 펴면 손바닥이라하나 오직 손일 뿐입니다
장군죽비: 변하는 것은 무엇이며 변치 않는 것은 무엇인지오?
시나브로: 변하는것은 파도이며 변치 않는것은 물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물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구려.
연화심 : 본래 꿈쩍도 않하나 늘 변하여 쓰고 있습니다.
장군죽비 : 다시 일러보시오.
연화심 : 주머니속에 황금 일만냥을 늘 내어쓰고 있어도 줄지 않습니다.
장군죽비 : 변하는 것과 변치 않는것을 가려 일러야 하리다.
연화심 : 주머니속에 황금 일만냥은 내어 써도 줄지 않고
주머니 밖을 나오면 여러모로 변하여 쓰입니다.
장군죽비 : 변하지 않는 것이 쓰는 작용을 한다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지 않소이까?
연화심 : 태양이 만물을 비추나 늘고 줌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 하하하.....비추이는 것은 변하겠구려.
이뭐꼬?: 불변함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변함을 만들어 낼 뿐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이뭐꼬?:그가 수많은 생각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옵니다
장군죽비: 그가 변함이오? 그가 변함이 아닌 것이오?
이뭐꼬?: 변함과 안변함을 그가 분별합니다
장군죽비: 누가 분별을 하든 지금 가려 일러야 하리다.
이뭐꼬?: 바탕은 공하나 언제나 깨어있어 응함이 항상하므로 불변하다고 하는 것이고
그 응함에 잠간의 멈춤이 없이 변하므로 변한다고 하옵니다
장군죽비: 설사 옳다 할지라도 이것은 차별교문으로 死句가 되리니 다시 일러야 하리다.
이뭐꼬?: 변하는 것은 생각이요 안 변하는 것도 생각입니다
장군죽비: 생각은 작용하는 것이거늘 어찌 변하지 않는 것이라 하시오?
이뭐꼬?: 본체는 항상 변화를 일으켜 나투니 변한다고 하는 것도 생각이고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생각일 뿐 둘을 나누
어 관찰 할 수 없음을 설명한 것이옵니다
-바르게 드러내 뵈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
장군죽비: 너무 설명조로 이르시는구려, 생각을 대입시키지 마시고 자성 가운데서 살펴 일러야 하리다.
명심: 구래부동(舊來不同)이나 치성한 작용은 항상 합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명심: 수불이파요 파불이수이나, 물은 물이요 파도는 파도인 것입니다.
장군죽비: 누가 물은 물 파도는 파도인것을 물었소?
명심: 물은 항상하나, 물방울은 항상하지 않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물방울은 변한다는것이오?
진여는 번뇌를 돌려 보리로 무명을 大智를 만드니
만약에 진여가 변역이 없다면 自然外道라 하니라
마니주의 빛같이 변하기도 하고 변치 않기도 하니
본래의 성품은 부동하나 그 작용이야 항시 변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