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2월11일
아이패드가 뭐지?
애플사가 만든 태블릿형 PC. 노트북 PC와 아이폰의 중간 형태의 태블릿형 PC. 정확하게 알지 못하니 검색했다. 뜻은 알겠는데 정확하게는 감이 오지 않는다.
막내아들과 조금 늦은 오후에 연못으로 산책하러 갔다. 요즘은 낮의 길이가 짧아서 여차하면 오전 시간도 훅 지나가고 서재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 보면 순식간에 저녁 시간으로 가버린다. 외진 곳에 연못이 있어서 늘 다니는 곳이라도 어둑해지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선화리 들판을 가로질러 농로를 따라 걷는데 아침이나 낮에는 평온한 마음으로 걷지만 해가 지면 되도록 혼자서는 가지 않는다. 주변에서 신신당부한다. 언니 혼자 외진 곳은 절대 가지 말라고. 언제나 혼자 산책하는 나를 진정으로 걱정해 주는 따스한 사람들이다.
아들이랑 걸으니 조금 늦어도 걱정이 없다. 평소에는 연지못 두 바퀴 돌고 오는데 오늘 같은 날에는 퇴근하는 남편 시간에 맞춰서 저녁 준비를 해야 하니까 한 바퀴만 걷고 돌아오면 어지간히 시간을 맞춘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그냥 현금으로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들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해마다 식구에게 엄마가 산타가 되어서 선물을 준다. 크리스마스트리에 걸린 양말에 받고싶은 선물을 쪽지에 적어서 양말에 넣으면 크리스마스이브에 선물을 갖다 놓는다. 올해는 작은아들이 아이패드를 사는 데 보태서 살 모양이다.
아버지께 말씀을 드려보지, 하니까 내 취미생활 하려고 사는 데 내가 용돈으로 사면된다고 했다. 속이 깊은 아들이니까 허투루 살지는 않는다. 선물 금액이 10만 원으로 정해져서 아이패드를 사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대는 크게 차이가 나니까 본인이 충분히 검색해서 찾는 중이라고 한다. 몇 개월 나눠서 산다고 한다.
일러스트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온종일 책상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으로 보낸다. 공부하는데 필요한 것은 지원해 주는 편이다. 내 서재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는 정말 작다. 아들이 어려서 사용하던 것이다. 글 쓰는데는 모니터 화면이 작고 큰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 입장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엄마는 자기가 쓰던 것을 사용하고 있는 게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잠자리에서 아들과 나눈 대화를 돌려보았다. 현금으로 10만 원을 주면 남은 금액을 아들이 할부로 산다고 했다. 아버지께 용돈을 넉넉하게 받지도 않는데 그 돈에서 사고 싶은 것을 몇 개월 나눠서 산다고 한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성향이 반대다. 심성은 여리고 따스한 것은 비슷하지만 큰애는 친구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작은애는 차분하고 술·담배도 안 하고 대신 가끔 친구랑 여행을 가는 것이 전부다. 큰애는 돈이 있으면 다 쓰고 없으면 버티는 타입이고 작은애는 적은 용돈이라도 언제나 통장에 돈이 있는 친구다.
그냥 혼자 해결하라고 할까? 아니면 내가 몇 개월 나눠서 낼까? 어떻게 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고 싶다. 이제 성인인데 새삼스레 교육이 어쩌고 하는 것도 그렇지 않은지, 생각이 오락가락한다. 애들이 경제관념이 없다면 그냥 모르는 체하겠는데 속을 다 아는 엄마가 그냥 눈 감고 있을까? 어차피 10만 원을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데 본인이 사고 싶은 아이패드가 삼사십만 원 한다고 한다. 좋은 것도 많은 데 형편에 맞춰서 사는 것 같다. 해외직구로 산다고 한다. 지금 주문하면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머리를 굴리면 안 된다. 하면서 뒤척이다가 자면 해결이 된다. 하면서 잠을 청했다.
아들을 볼 때마다 아직도 결정 못 한 나는 주변을 빙빙 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