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희안한 날이었다.
우연히 오륙도에서 진하해변까지의 해파랑길 1코스를 걷는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다.
동아리나 취미생활 밴드 등에 가입해 본 적이 없던지라 한참을 망설이다가 만든 이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니, 걷기를 좋아하고, 자기가 다녀온 경험을 책으로 내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해파랑길이 부산인데다가 주로 금요일날 출발을 하는 것 같애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가입을 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경기도 분으로써 모처럼 남쪽으로
내려와서 걷기행사를 하려던 중에, 마침 내가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럼 다음에는 가기가 쉽지 않겠는데, 가입하자 마자 탈퇴해버릴까? 하다가 잠시 내버려 둔 사이에
두 사람이 보낸 메세지가 들어와 있었다. 한분은 미국분이고, 한분은 레바논에 있는 분이었다.
아니 그럼, 이 밴드가 전 세계에 오픈된 것이란 말인가? 어안이 벙벙했다.
궁금한 나머지, 나에게 메세지를 보낸 분에게 그럼 그 곳이 한국이 아니란 말입니까? 하고 물어보았다.
그리하여, 두어번의 문자가 오가고, 나는 출근시간이 임박해서 나가봐야한다고 인사를 나누었다.
일을 마치고 오니, 회사에서는 오늘 하루 즐거웠냐는 문자가 레바논에 계신 미군한테서 와 있었다.
잠시 후, 사진도 한장 날아왔다. 예전에 인터넷 채팅이 막 등장했을 때의 생각이 났다.
레바논에 주둔하는 미군 장교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분이었다.
대화를 하고 싶어서, 자신의 아이디를 가르쳐주면서 카톡으로 초대해 달라고 간청했다.
몇번이나 나는 워낙 신중한 성격이라 낯선 이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거절을 했는데도
어떻게 나를 설득시켰는지, 결국은 카톡 친구추가를 함으로서 대화가 시작이 되었다.
본인의 소개를 정식으로 했을 때, 그 스펙에 깜짝 놀랐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평소에 영어권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바램했으나, 같은 날 두 사람의 영어권 친구가
그것도 생각지도 않은 걷기모임에서 얻게 될 줄은 몰랐다. 두 사람 다 몸은 외국에 있지만,
한국에 살기를 꿈꾸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간절히 대화를 원했었나보구나~
밤이 늦었다. 이제 그만 자러가야지.
첫댓글 대단한 날이군요. 미국인 친구와 레바논 친구를 얻게 되었으니 영어도 많이 느실 것 같고,
미국도 다녀오실 수 있고, 레바논도 다녀오실 수 있을 것 같고,
장차는 세계 여러곳을 트레킹할 수 있을것 같고,
"내가 답사한 세계의 해파랑 길" 책도 낼 수 있을 것 같고요.ㅎㅎㅎ
마음을 열면 또 한 세계가 열리는 것 같군요.
좋은 친구가 되어서 행복으로 가는 문이 더 크게 열리시길. ~~~ -_-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요?
혀라는 것이 얼마나 간사한 지를 안 지도 불과 얼마 전부터 입니다.
사람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라, 그 만큼 실망도 여러 번 했겠지요.
나의 넘쳐 흐르던 정은, 깊이 깊이 숨겨두고, 이제는 겁쟁이가 되어 사람을 겁냅니다.
가뜩이나 내성적인 성격이 더욱 꽁꽁 내 안으로 숨어버린거지요~ 그렇게 안보이지요? 후훗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저로 인하여 보다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늘 새로운 것에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킬 줄 아는 박곰님, 즐거운 친교 나누시고 세계적인 안목을 키우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요즘 여행다니시는 젊은 분들 노년층분들도 많은데 시간이 나면 여행이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