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통리협곡에는 특이한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협곡과 폭포를 보기 위해서 걸어 내려가야 한다는 점 이다.
보통은 올라가야 하는데, 도로가 산정상 부근으로 이어지고 있어 차에서 내린 다음 오히려 1km 정도를 걸어 내려가야 볼 수 있는 드문 협곡과 폭포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미인폭포라는 이름이 붙은 폭포 의 희한한 전설이다.
높이 약30m의 바위 절벽을 타고 내리는 이 폭포는 아래쪽에서 보면 위로 시야가 트여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장관을 맛볼 수 있다.
이 폭포가 미인폭포가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옛날 이 태백 지역에 대단히 아름다운 미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자신과 어울리는 짝을 도저히 만날 수 없었고, 자신이 설정한 이상형을 만나길 바라며 꾸준히 기다렸다.
물론 수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청혼하고 귀찮게 굴었지만 그녀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인내심으로 버티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길을 가다 자신이 그렇게 원하던 이상형의 남자를 보게 되었고, 이에 너무 기뻤던 그녀는 그 남자에게 그 자리에서 청혼을 했다.
그런데 그 남자 왈, "할머니, 지금 누굴 놀리시는 건가요? 거울 좀 보세요" 라고 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이에 놀란 그녀는 폭포 아래의 물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고, 그제서야 자신이 너무 나이가 들었음을 깨달았다.
절망한 그녀는 그 폭포 위에서 치마를 상체에 뒤집어쓰고 아래로 떨어져 자살하고 말았다. 그 직후 정말 그녀가 원하던 이상형의 남자가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말을 타고 태백으로 들어오다 자살 소식을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말과 함께 굳어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폭포가 물이 많아지면 물 떨어지는 모양이 여인이 치마폭을 뒤집어쓴 형상이라고 한다.
비슷비슷한 수많은 전설이 많은 이 땅에 이만큼 특이한 전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찌 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이 전설은 인생의 진실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며, 빼어난 협곡과 폭포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전설이라는 점에서 현장에서는 오히려 미인이 측은하다는 감상까지 일어난다.
이상형을 기다리다 늙어버린 안타까운 미인의 전설이 협곡을 타고 흘러내리면 우리는 이 전설에서 인생의 진실을 일부 발견한다.
삶을 지탱하는 것은 꿈과 희망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이렇듯 비극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