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217
[문단 20년, 문학 활동]
처음 등단 후 나는 몇 곳의 문학단체에 가입했고, 활동을 했다. 그 중 어느 문학은 창간에
동참하기도 했으며 그 문학은 지금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볼 때 나름 뿌듯함도 얻고
있으며, 전 회에 썼듯 작가회장, 자문, 고문, 심사, 시 창작 강의 등, 나름 문학에 관계된 일
들을 두루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독립만세 100주년 기념 전국 시 낭송대회가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되
었는데(2019년) 그 행사의 심시위원을 했다는 것과, 경기 어린이 숲속 백일장 심사위원과
모교에서 개인 시화전을 열었다는 것, 그리고 출판 기념 사인회를 전국의 큰 도시(서울, 제주,
부산, 대구, 대전, 등. 비록 작은 모임들이었지만)에서 했던 일도 개인적으로 문인이라는 자
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들이고, 나름 부끄럽지 않은 명칭의 문학상을 몇 곳에서 받은 것도 조
금의 자랑스러운 일이며 시인이 되었기에 후배 문인들의 자녀 결혼식 주례를 여러 번 할 수 있
었던 것도 감사할 일이다.
50대 초 중반에는 문학단체의 출판, 등단, 문학상등의 행사에 사회를 보기도 했는데, 잊히지
않는 행사는, 어느 도시의 문학단체에서 개최한 문학상 수여 및 출판 기념식이다. 그 행사에는
그 도시의 시장이 축사를 하게 되어있었고, 나는 나름의 소개 문안을 준비해두었는데 행사 전에
시 직원이 시장 소개 문안을 기록한 종이를 건네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문안을 읽고 되돌려 주
면서 “그럼 시장님 소개는 당신이 하셔도 되겠다.”고 했고, 그는 머쓱해 하면서 돌아갔다. 그 후,
나는 내가 준비한 문안으로 시장을 소개했고, 행사 후 시장이 기분 좋게 악수를 청하므로 웃으며
손을 잡았다.
지금도 내가 확신하는 것, 그것은 누구에게 어떤 일을 맡기면 그를 신뢰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일을 맡겼으면 그 다음부터는 조언이나 의견 제시는 필요하지만 간섭을 하거나 제
지를 하거나 충고 등 그에게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들은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실수도 할 수 있겠지만 그조차 그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사 후의 강평은 가능한 실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을 위해서.
여러 해 문학 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런 명예로운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었고,
따라서 몇 해 전부터는 그런 문학 단체의 분주한 활동 보다는 조금 쉽게, 편하게 활동하는 것을 중요
시 하고 있는데, 그 깨달음은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이다.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 이것이 얼마나 내
게 필요한 것인지,
당시만 해도 나는 내가 즐기는 여행보다는 행사에 집중했었고, 그것이 나를 세우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만 있으면 가방 하나 들고 길을 나서면서 내린 결론은 어떤 직책이나 명함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글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정말 교제를 나누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어떤 명예로운 직함으로 칭송받기 보다는 글쟁이라는 이름으로 존중받는 것이 더 중요하고,
나의 명예를 보고 나를 존경하는 사람들보다는 내 글을 사랑하며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교제가 더 앞
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가능한 어떤 직책이나 명예로운 이름 보다는 그저 일상적인
평범함을 앞세운 문학 활동을 하기 위해 나름 힘쓰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하면서 하나 더 깨달은 것
은 삼류 배우에게도 팬이 있듯 나 같은 작가에게도 팬이 있으니, 그들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문학 활동
이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