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은 하회마을에서 전해져 온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회탈은 우리나라의 많은 탈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국보 제121호, 병산탈 2개포함)로 지정된 귀중한 우리의 문화적 유산이며 가면미술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회탈은 양반, 선비, 중, 백정, 초랭이, 할미, 이매, 부네, 각시, 총각, 떡다리, 별채탈 등 12개와 동물형상의 주지2개(암주지 숫주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총각", "떡다리", "별채" 탈은 분실된 채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하회탈은 사실적 조형과 해학적 조형을 합하여 각 신분적 특성을 표현하였으며, 그 특성에 합당한 관상까지도 지니고 있다. 또한 얼굴은 좌우를 비대칭적으로 만들어 고정된 표정을 피하고, 모두가 각 성격의 특성에 알맞은 표정을 짖도록 만들어졌다. 그래서 탈의 기능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양반, 선비, 중, 백정탈은 턱을 분리시켜 인체의 턱 구조와 같은 기능을 갖게하여, 말을 할 때 실제의 모습처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다른 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가령 탈을 쓴 광대가 웃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히면 탈은 입이 크게 벌어지며 웃는 모습이 되고, 화를 낼 때에도 광대가 고개를 숙이면 탈은 윗입술과 아래턱 입술이 붙어 입을 꾹 다문 화가 난 표정을 짖기도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탈이 신령스러워 탈 쓴 광대가 웃으면 탈도 따라 웃고, 광대가 화를 내면 탈도 따라 화를 낸다" 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하회탈은 모두가 오리나무로 만들어 졌으며 제작시기는 대략 고려 중엽쯤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회탈은 하회마을에 보관되어 오다가 1964년 국보로 지정되어 현재는 국립 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하회탈 각각의 표정을 관상학적인 면과 동적인 면과 신분적 특징으로 나누어 이해해 보기로 한다
양반탈
조형적 면에서 볼 때 얼굴형에서부터 눈썹. 눈. 코. 볼. 입 등이 대단히 부드러운 선으로 묘사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표정을 하고 있다. 즉, '양반은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나도 경망스럽게 뛰어 다니지 않는다.' '대추 세 알 먹고도 배부르다' '양반은 냉수 마시고도, 이빨 쑤신다.' 라는 말 등과 매우 일치되는 표정이라 하겠다. 또한 시각을 달리하여 돌출된 선들과 음각된 면을 동시에 보면 허풍스러운 면도 엿볼 수 있다. 허풍과 여유는 서로 다른 느낌이나, 보는 관점에 따라 미묘하게 작용하여 허풍스럽게도 여유 있게 보이게 되나. 대추 세 알을 먹고 배부르다고 하는 말은 여유일 수도 있고 허풍일 수도 있는 말이며 또한 양반은 냉수를 마시고도 이빨을 쑤신다고 하듯이 양반탈이 허풍스럽게 보일 때가 있다.
연희 때에 탈 쓴 광대의 동작에서 나타나는 표정을 보자. 양반(양반탈을 쓴 광대)이 기분이 좋거나 하여 고개를 뒤로 젖히고 크게 웃는 동작을 취하면 이때 탈은 윗 얼굴과 아래턱이 크게 벌어지며 윗입술과 아랫입술의 양 언저리 쪽이 부드럽게 위로 올라가 박장대소하는 듯한 표정을 띠게 되며 고개를 숙이면 반대로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탁 붙으면서 노한 표정을 띠게된다.
선비탈
선비란 풍부한 학식을 바탕으로 대쪽같은 지조와 세속에 타협하지 않는 고고한 성품을 지닌 학자라 할 수 있다. 선비탈의 전체적인 표정은 위엄 있게도 보이며 지조 있게도 보이고, 엄하게도 보이며 노한 것 같기도 하다. 얼굴형은 역삼각형으로 이는 관상학적으로 볼 때 치밀한 두뇌와 복잡한 심사를 지닌 상이며, 세속적인 면으로 볼 때 매사에 사서 고생하는 형이며 대체로 내성적인 상이다. 광대뼈가 돌출 되고 눈두덩과 볼의 살이 푹꺼진 것은 학문에만 열중한 나머지 살림살이는 돌보지 않는 것을 나타내고, 눈이 툭 튀어나온 것은 열심히 글을 읽은 탓으로 볼 수 있다. 눈꼬리가 위로 치켜졌고, 오른쪽 눈썹은 아래쪽으로 당겨졌으며 입의 오른쪽 언저리는 위로 향하였다. 즉, 뭔가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얼굴에 깊은 상념을 담고 찡그리는 표정을 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눈썹의 카락이 곤두선 것은 불만에 의한 노여움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백정탈
원래는 희광이라 불렀다 한다. 희광이는 신분상 고려 때 사형을 집행하는 망나니였다.
놀이에서는 살생을 하고는 늘 죄의식 속에서 살다가 천둥벼락이 치는 날 결국은 미쳐버리는 역할이다. 지금의 놀이에서는 소를 잡으며 우랑과 염통을 꺼내 주위 사람들에게 사라고 권유하다가 곧이어 낙뢰의 효과음악(풍물)이 나올 때 비틀거리며 헤매다가 퇴장하는 역할이다.
얼굴형은 이마가 다른 탈에 비해 크게 비뚤어져 있으며 작은 혹이 달렸고 눈꼬리는 뒤로 치켜 올라갔다. 콧날은 다른 탈에 비해 좁으며 입은 아랫입술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이마와 양 볼에 주름이 많이 나 있다. 험악해 보이는 표정이며 얼굴을 뒤로 젖히면 실성한 웃음으로 보이는 표정을 짓는다. 전체적인 얼굴형이 부드럽다고는 할 수 없으며, 이마나 아래 턱 또는 볼의 돌출 된 선, 코의 모양은 대체로 관상학에서 각형(角形)으로 분류될 수 있다.
관상에서 "각형의 상은 우물쭈물하지 않고 남보다 먼저 해치워 버린다"고 한다. 이는 살생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백정 (또는 희광이)에게 합당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또 이마가 비뚤어진 상은 성질이 불량하고 잔인한 상이라 하고, 눈꼬리가 위로 치켜 올라가면 통상 살기가 있다하며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튀어나오면 성격이 포악하다고 하는데, 이 또한 백정의 신분에 맞는 상이다. 하회탈 가운데 백정탈은 신분적 특성에 지극히 합당한 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중탈에서 언급하듯 이마의 혹은 음성적 성격의 소유자임을 나타내며 험악하고 살기가 있는 상이다. 그러나 놀이에서 살생을 저지르고는 인간으로서 떳떳치 못함을 자책하여 천둥치는 날 미쳐 버리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늘 죄의식 속에 쌓여 있는 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동작은 '심술궂다 백정걸음'이라고 전한다. 소를 잡고 그 소의 염통과 우랑을 꺼내 관중들에게 사라고 하는 심술궂은 백정의 역할에 합당하다. 춤사위는 몽두리춤, 즉 뻗뻗한 동작의 춤사위다. 건장한 몸이 부드러울 수 없으리라.
초랭이탈
놀이에서 양반의 종의 신분으로 대체로 경망스럽다.
상전인 양반을 해하는 행동이 불손하며 양반과 선비가 서로 인사를 나눌 때 초랭이는 엎드린 양반의 머리 위에 올라 타 선비와 대신 인사를 한다. 또한 정좌한 양반의 좌편에서 '양반요'하고 부르다가 양반이 돌아보면 다시 우편에서 '양반요'하고 부르고, 또 돌아보면 다시 좌편에서, 또 우편에서 양반을 부른다. 이때 양반은 초랭이가 부르는 쪽으로 고개를 좌우로 몇 번 돌리다가 번거로워 하며 손에 쥔 부채로 초랭이를 친다. 또한 중이 여자(부네)와 놀아나다 초랭이에게 들키자 중이 여자를 꿰어차고 도망가는 것을 목격하고는 이매를 불러내 놀이 중에 그 상황을 이야기하여 주며 나중엔 상전에게 일러바친다. 이처럼 초랭이는 양반의 종으로 양반을 곯리는 듯한 행동을 하며 영악하고 해동거지가 가볍다.
형상을 보면, 이마는 툭 튀어나오고 코는 대체로 짧은 편이며, 코끝은 납작하고 콧등과 콧방울에 주름이 있고, 힘을 주고 잇는 듯 가볍게 벌린 입에 이빨을 드러낸 모양이 앙심을 품은 듯한 형이며, 입술은 아주 얇고 아래턱은 뾰족하다. 눈은 정면을 향해 동그랗게 뚫려 있으며, 볼의 근육과 주름은 좌측은 아래를 또 우측은 위를 향해 있다.
이마가 불거진 상은 관상학적으로 윗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아 파가하고 고생이 많으며 고집불통이라 한다. 이는 자기의 상전인 양반을 조롱하는 놀이에서의 역할에서 드러난다. 또, 관상학적으로 콧등에 주름이 있는 사람은 재산이 쌓이지 않는다고 한다. 좋은 신분으로는 부자이기가 어려우며 이 주름은 놀이에서 가난한 선비의 콧등 주름이나 떠돌이 중의 콧등 주름과 다름이 없으리라 본다.
'코가 짧은 사람은 성품이 조급하고 생활의 안정을 얻기 어렵다'는 것도 초랭이의 신분이나 놀이에서의 역할로 보아 합당하다고 여겨지며, 눈썹 뼈가 튀어나온 사람은 성질이 조급하다 하는데 이 역시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초랭이의 성품상 합당한 상이라 할 것이다. 뺨에 살이 쏙 빠진 사람 역시 '신경질적이며 가난하여 고생한다'고 되어있다. 가난한 선비탈의 볼에 살이 없는 것이나 초랭이의 뺨에 살이 없는 것은 가난함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것이다.
동작은 '방정맞다 초랭이 걸음'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이는 놀이에서 점잖지 못하게 까불거리며 촐랑거리는 초랭이 역할에 합당한 동작이다.
중탈
놀이에서 파계승으로 등장한다. 절간에 공부하는 수도승이 아니라 떠돌아다니는 떠돌이 중 또는 파계승이다.
놀이에서 파계승 마당이 있으며 이 마당에서 중이 길을 가다가 여자(부네 또는 각시)가 오줌누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순간적으로 성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여자가 오줌눈 자리의 흙을 긁어 움켜쥐고 코에 대어 냄새를 맡고서 여자를 탐한다. 그러다 각시와 어울리고, 총각과 결혼하여 신방에든 각시의 방안의 궤 속에 숨어 있다가 총각이 잠든 틈을 타 총각을 살해하고 각시를 채어 가는 역할을 한다.
형상을 보면, 코와 콧방울이 크며 눈은 초생달처럼 가늘게 휘어졌고 정면을 보고 있으며 눈썹과의 사이가 멀다. 이마에 굶은 혹이 있으며 윗입술을 아래로 길쭉하고 뾰족하게 나 있고, 따로 달린 턱에 붙은 아랫입술이 돌출되었고, 턱끝은 모나게 앞으로 나와 있다. 눈꼬리 위로 주름이 두 개씩 있으며 코와 볼, 눈누덩, 윗입술에 주름이 나 있다. 눈에서 능청스러움이 느껴지고, 보는 이에 따라 웃음이 교활하게도 보인다. 얼굴을 뒤로 젖히면 전체적으로 큰 웃음을 띤 표정이 되고, 이 웃음은 어쩌면 해탈한 웃음으로도 보인다.
관상학적으로는, 눈이 둥글게 생기면 호색가라 하였고, 아래 눈두덩이 주름이 있으며 자손 연(緣)이 희박하고 친척과도 인연이 없다 하였다. 이는 중의 신분상 걸맞은 상이라 할 것이다. 콧등에 주름이 있으면 재산이 쌓이지 않으며, 아울러 콧등에 세로금이 있으면 자식이 없는 수가 많다고 하였다. 이 또한 떠돌이 중으로서 재산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자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 것 또한 중의 신분에 합당한 상이다.
이마에 혹이 있으면 음성적 성격의 소유자라는 말이 있다. 이 혹에 대하여 혹자는 부처의 이마에 있는 백호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부처의 혹을 파계승의 혹에 비유하는 것은 어딘가 합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아무리 파계승일지라도 중의 신분으로 여자를 탐한다면 이는 그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놀이에서도, 행여 누가 볼까하여 주변을 살피다 남(초랭이)의 눈에 띄게되자 여자를 업고 달아난다. 이러한 행동은, 중의 신분으로 해서는 안될 일을 행하여 떳떳치 않음을 스스로 느끼며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행동으로 볼 수 있으므로 중의 큰 혹은 놀이에서의 역할에 합당하다 생각하다.(참고로, 명쾌한 규명은 아니나, 코가 짧은 사람은 마음이 조급하고 생활의 안정을 얻기 어렵다고 상법(相法)에서 말하고 있다.)
이는 하회탈 가운데 중탈과 초랭이탈과 선비탈과 백정탈의 코가 대체로 얼굴에 비해 짧은 편으로, 위의 언급에 합치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중은 떠돌이 중으로서 부자 일 수가 없겠고, 초랭이 역시 신분상 양반의 종이며, 선비 역시 글공부나 하는 살이 푹 꺼진 상으로서 부자로 보기 어려우며, 다음에 할미 부분에서 언급하겠으나 할미 또한 지극히 가난한 상이다.
능청맞은 중의 걸음은 놀이에서 당당함도 아닌 여유스러움도 아닌, 여자 오줌눈 자리의 흙을 긁어모아 움켜쥐고 냄새를 맡고 여자를 탐하는 파계승의 동작에 합당한 걸음이다.
할미탈
놀이에서 가난하고 찌든 생활을 하면서 세상을 오래 산 노파로 등장한다. 할미마당에서 할미는 베틀에 올라앉아 베를 짜면서 일평생 고달프게만 살아 온 자신의 생에 대한 신세타령을 베틀가로 풀어낸다. 일평생 베를 짰으면서도 서낭대에 새옷 한 번 못 걸어 보고 (당시 서낭대에 새옷을 걸면 자신에게 복이 온다고 하여 서로 다투어 서낭대에 새옷을 걸었다고 한다) 스스로 팔자가 안된다고 하며 허리에 찬 쪽박을 풀어 동냥하는 시늉을 한다.
또한 양반. 선비마당에서 할미가 등장하여 주책없이 젊은 여자(부네)와 춤추며 놀고 있는 양반 곁에 다가가 양반과 춤을 추려다 양반에게 떠밀려 나고 선비 곁에 가서는 선비에게도 떠밀리는 퇴색된 할미의 처량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백정이 들고 나온 우랑을 양반과 선비가 서로 자기가 사겠다고 당기다가 결굴 땅에 떨어뜨렸을 때, - 이 상황에서 백정은 자기가 팔려고 들고 나왔기 때문에 자기 것이고, 양반은 자기에게 먼저 사라고 했기 때문에 자기 것이고, 선비는 자기가 먼저 사려고 했기에 자기 것이라며 서로 뺏으려다 땅에 떨어뜨리고 만다- 할미는 우랑을 주워 들고 소불알 하나 가지고 서로 자기 것이라고 한다고 힐책을 한다. 이는 세상 오래 산 할미의 강인한 정신에서 나오는 행동이라 할 것이다.
형상을 보면, 머리는 위로 뾰족하게 솟아있고, 눈은 동그랗게 돌출 된 것이 강인하게 보이며, 코는 살 없이 뾰족하며, 입은 이빨없는 할미의 합죽한 모양으로서 또 다른 면에서 보면 허기진 표정이기도 하다. 아래턱은 얼굴과 함께 붙어 있으며 뾰족하게 만들어져 있다. 아래 눈두덩과 볼과 윗입술에 주름이 있다. 그리고 얼굴에 흑반(검버섯)이 피어 있다.
관상학적으로 정수리가 위로 솟은 사람은 한평생 쓰라린 노고가 많다고 하고, 눈 아래(와잠)에 수직의 주름이 있으면 일생 동안 남이 빚을 갚기 어렵다고 한다. 또 코끝이 뾰족하면 빈곤을 면치 못할 상이며 입술 끝이 아래로 향하면 가난할 상이며 턱이 살이 없고 뾰족하면 말년에 박복할 상이라고 되어 있다. 아울러 노인이 흑반(검버섯)이 생기면 장수할 상이라 한다. 놀이에서 베틀에 앉아 신세타령을 하는 내용이나 서낭대에 한평생 새옷 한 번 못 거는 내용, 쪽박을 들고 동냥하는 내용과 너무나 일치되는 상이라 하겠다. 또한 흑반은 오래 산 할미의 상에 합당하다.
놀이에서 바보스러운 선비의 하인 역으로 등장한다. 초랭이와 이매는 같은 하급계층으로서 초랭이는 종(양반의 종)이라 하고 이매는 하인이라 칭한다. 종은 피할 수 없는 세습적 신분이고 하인은 필요에 따라 면할 수 있는 신분이라 할 수 잇다. 따라서 이매는 자기만 똑똑하고 수단만 있다면 하인을 면할 수도 있다.
놀이에서 선비가 바보스러운 이매를 하인으로 삼은 것은 선비의 격정적인 면과도 관계가 있으리라 본다. 이매는 양반 선비마당에 등장하여 다리 한쪽이 틀어져 절름거리며 비틀거리는 바보스러운 행위로 인해 초랭이로부터 조롱을 당하기도 한다.
형상을 보면, 눈과 눈썹은 아래로 축 처져 있으며 입의 웃는 모양은 바보스럽기도 한 반면 순진해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인 표정 또한 바보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순진해 보이기도 한다. 아래턱이 없는 것에 관여는 하회탈을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허도령이 턱을 미처 만들지 못한 채 죽어 버려 지금까지 턱이 없는 채로 전해져 온다는 전설이 있다.
관상에서 드러나는 것은 코가 비뚤어져 있으면 몸의 어느 한 부분이 비뚤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놀이에서 다리 한쪽이 틀어져 비틀거리는 내용과 쉽게 일치한다. 또 눈꼬리가 아래로 처져 있으면 심성이 순하고 착하다고 하는데, 놀이에서 남을 비방하거나 해롭게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오히려 당하는 것을 보면 일면 바보스러운 성격이나 착하고 순한 성격이라 할 것이다.
동작을 보면, 전해져 오는 말 가운데 '비틀비틀 이매걸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한쪽다리가 불편한 병신 역의 이매의 행동에 합당한 말이다.
부네탈
전해져 오면서 일명 과부탈이라는 또 하나의 명칭이 붙어 있다. 신분은 과부, 기생 또는 양반, 선비의 소첩 등으로 전해 온다.
양반 . 선비바당에 양반과 선비가 부네를 불러 놓고 부네를 유혹하기 위하여 또는 부네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서로 자신의 지체 자랑과 학식 자랑을 한다. 이때 부네는 다리를 꼬는 듯한 무릎을 살폿살폿하는 오금춤을 추며 손가락을 턱부분에 대고 머리를 좌우로 까딱까딱 거리며 유혹하는 행동을 하다가 선비의 어깨를 주무르며 선비 앞에서 애교를 떨다가 다시 양반 곁으로 가서 양반의 머리에서 이도 잡아 주며 애교를 부린다. 이에 앞서 양반은 부네를 유혹하기 위하여 문자를 써가며 부네에게 정중한 인사를 한다. 이렇듯 양반과 선비는 서로 부네를 차지하기 위해 애를 쓴다. 이럴 때 부네는 이쪽저쪽 다니며 교태를 부린다.
형상을 보면 갸름한 얼굴, 반달 같은 눈썹, 오뚝한 코, 작은 입으로 우리 전통 사회에서의 미인의 조건에 합당한 얼굴형이다. 그러면서 눈과 작은 입에 가벼운 웃음기가 있으며 코는 날씬하게 잘 생겼다. 볼은 굴곡 없이 대체로 평평하며 검게 채색된 머리는 양쪽 귀밑까지 차롬하게 내려져 있다. 이는 다시 과부의 신분임을 나타내는 머리형이었다. 얼굴형은 둥그스름한 타원형, 즉 계란형이며 이마 부분은 두꺼우나 아래턱 부분은 얇게 만들어져 있다. 하회탈 가운데 얼굴이 약간 비뚤어져 있다. 움직일 때, 코가 바르게 세우면 머리가 왼쪽으로 틀어지며 머리를 세우며 코가 왼쪽으로 치우쳐진다.
관상학에서, 여자의 눈꼬리와 입언저리에 웃음기가 베어 있으며 바람기가 잇는 상으로 분류된다. 또한 중국 상학(相學)에서 여자의 이마가 비뚤어지면 여러 남자를 만날 상이라 한다. 동작도 머리를 좌우로 까딱까딱 거리면서 이 또한 정숙하지 못하여 뭇 남자를 유혹하는 바람기 있는 상이라 한다. 놀이에서 양반, 선비 사이를 오가며 교태를 부리는 부네의 역할과 일치하는 얼굴형으로써 증명된다.
각시탈
얼굴 표정은 대체로 무겁고 조용한 분위기이다. 눈은 아래로 살포시 내려깔고 있으며 입은 힘을 주어 꾹 다물고 있다. 윗머리타래는 가채(얹은머리)이며, 왼쪽 머리타래는 앞으로 나와 있고 오른쪽 머리타래는 뒤로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좌우 머리 타래는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각시탈의 돌출 된 광대뼈는 관상학에서 과부상으로 해석된다.
옛날의 각시는 '봉사 행세 3년, 벙어리 행세 3년, 귀머거리 행세 3년'이라는 말처럼 시집살이의 많은 어려움을 참고 살아야 하는데, 하회탈 가운데 다른 탈들은 모두 입이 열려 있는 데 반해 각시탈만은 입이 다물어져 있다. 더구나 입 옆에 근육이 선 것으로 보아 힘을 주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속으로 삭히면 살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눈이 아래로 향한 것은 함부로 고개를 들고 살 수 없는 각시의 신분을 짐작케 해준다. 또한 머리타래가 흔들거리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걸을 때에 얼굴을 움직이지 않고 걸음걸이가 조용조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령 각시가 한 걸음을 걸으면 그때엔 오른쪽 머리타래가 앞으로, 왼쪽 머리타래는 뒤로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각시의 춤사위는 '사뿐사뿐 각시걸음'이라는 말처럼 눈을 아래로 깔고 움직임 없이 조용히 가볍게 걷는 것으로 이는 부네의 동작과 대조를 이룬다.
원래 하회마을의 서낭신은 무진생 김씨 각시신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는 무진생 의성 김씨 각시가 17살에 하회마을에 시집을 왔다가 시집오던 그 해에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살다가 나중에 죽게 되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죽은 그 각시의 혼이 마을을 지켜 줄 것이라 믿으며 서낭신으로 모셨다 한데서 유래한다.
첫댓글 감사합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