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부품 하나까지도 보관하고 기록으로 남겨 단지 내 시설물에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철저한 관리시스템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백설마을 진로·삼환아파트(8개동 772세대, 대한산업개발(주))의 자랑이다.
이 아파트는 시공사의 부도로 하자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가기 힘든 상황에서도 이같은 철저한 관리시스템으로 단지 내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입주민 화합을 제일로 생각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대표회의와 부녀회는 서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며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시설물 관리 철저
시설물 관리 상황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꼼꼼히 기록된 문서는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얼마나 철저하게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이 아파트 관리소는 단지 내 시설물에 이상이 있을 경우 교체 상황을 문서로 꼼꼼히 기록할 뿐만 아니라 교체된 부품을 버리지 않고 부품 이름과 교체 날짜 등을 적은 이름표를 함께 진열해 놓는다. 시중에서 부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생산 공장에 직접 찾아가 부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또한 시설물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보수업체 기술자를 불러 담당직원과 관리소장이 문제 해결과정을 지켜보며 기술을 습득한다. 이는 이후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관리소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시설물 보수업자를 부를 때마다 40~5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지난해 여름에는 급수배관이 터져 전직원이 일요일 야간 복구 작업을 실시, 신속하게 급수배관을 수리해 입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부품 재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재고를 이리저리 찾거나 다시 구입하는 일 없이 필요한 부품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박제훈 관리소장은 “화재탐지기나 소화전 등 소방시설물도 직접 점검표를 만들어 분기별로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형식적인 점검이 아닌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물 점검에 만전을 기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 효율적인 아파트 관리
이 아파트는 지난해 수원시아파트입주자대표협의회의 ‘효율적인 아파트’에 선정됨으로써 말 그대로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장마철은 물론 비가 조금만 내려도 단지 내 화단은 물이 자주 고여 나무가 쉽게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대표회의와 관리주체는 단순히 화단에 도랑을 설치하는 재래식 공법이 아닌 유공관 기법을 적용해 물이 고이는 문제를 말끔히 개선했다. 유공관 기법이란 지름 150mm의 구멍을 뚫은 관을 화단 30cm 깊이에 매립, 구멍을 통해 흘러온 빗물이 집수정으로 유입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는 비가 와도 화단에 물이 전혀 고이지 않으며 고사목도 현저하게 줄어 조경시설 관리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 관리소는 단지 내 식재된 나무의 종류와 수량까지 정확히 파악해 조경도면을 제작, 효율적인 조경관리를 실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리소는 장애인 차량대수 현황을 파악한 후 차량대수에 맞게 장애인주차구역을 만들고 나머지 구역은 일반인 주차구역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령의 경비직원들이 민원발생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CCTV 작동방법이나 민원 대처요령 등을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시설물 점검지침을 만들어 경비실에 비치하는 등 입주민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숙원사업 해결
이 아파트는 잡수입을 활용해 입주민 부담 없이 단지 내 숙원사업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CCTV가 부족해 범죄발생 확률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3천2백만원을 들여 엘리베이터 입구와 정문, 후문, 지하주차장 등 단지 곳곳에 CCTV 40대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엘리베이터 내부 스테인리스로 교체 ▲입주민 휴식공간인 사각정 설치 ▲자전거보관소 설치 ▲단지 내 물청소 등 잡수입을 효율적으로 활용, 점점 깨끗하게 변모하고 있는 주거환경을 보며 입주민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이러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부녀회(회장 박숙자)의 협조가 큰 도움이 됐다. 최근 이 아파트 부녀회는 관리규약대로 잡수입의 관리를 모두 관리소에 이관했다.
김인기 대표회장은 “부녀회와 마음이 잘 맞아 서로 필요할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어 단지 내 숙원사업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봉사활동 활발, 입주민 화합
이 아파트에는 단지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부녀회는 단지 내 노인들을 위해 봄에는 경로잔치를 열고 가을에는 관광을 보내주고 있으며, 경로당에 각종 비품을 지원하는 등 노인공경에 앞장서고 있다. 또 단지 인근 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치매나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들의 목욕을 돕는 등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소년소녀가장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등 부녀회에 대한 단지 안팎의 칭송이 자자하다.
이 아파트 노인회(회장 윤옥섭)도 한 달에 두 번씩 아파트 주변을 청소하고 있으며 하루 두시간씩 경로당에서 무료 노래교실을 열어 노인들의 여가활동을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아파트는 입주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공동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매월 개최하는 산행에는 입주민 40~50여명이 참석해 친목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봄에는 척사대회, 가을에는 노래자랑을 열어 서로 모르고 지냈던 이웃들이 정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