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해안도로는 봄에 특히 아름답다. 특히 거제도 남단인 남부면 다포리의 남쪽 해안도로는 바다 위로 솟은 다도해의 섬들을 조망하는 가장 좋은 곳이기에 봄의 정취와 함께 환상적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멋들어진 여행코스이다.
사실 이곳은 멀리 떨어진 곳이다. 거제시청이 소재하는 고현에서도 이곳을 가는 버스는 하루 3회 밖에 운행하지 않을 만큼 교통도 불편하여 가기가 힘든 곳이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고, 자기 차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 멀찌감치 떨어진 이곳에도 이젠 사뭇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특히 12월31일에는 해맞이 인파가 몰려 이곳까지 차량이 늘어서는 정도라 하니, 그만큼 이곳이 훌륭한 자연경관을 가진 곳임을 말해주는 예라고 하겠다.
거제도는 섬이므로 다포리로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거제대교를 건너면 우회전해서 1018번 지방도로를 따라 죽 남쪽으로만 가면 되고, 좌회전해도 사곡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남쪽으로 달려도 앞서 말한 도로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해안 따라 달리다가 남부면에 들어서서 탑포마을-저구마을-명사해수욕장을 차례로 지나면 여기서부터 남해안 제일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는 홍포-여차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 대·소병대도일출
이곳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거제도 남쪽 대·소병대도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대병대도 5개 섬과, 소병대도는 3개 섬을 합쳐 모두 8개의 무인도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은 미역의 원산지이며, 뽈락과 감성돔의 낚시터로 통하지만, 섬들이 모인 풍광이 수려하여 관광유람선의 코스가 되며, 사진작가들이 즐겨 찍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소병대도만이 이곳의 전부는 물론 아니다. 아담한 해수욕장과 포구를 바라보는 정경 또한 일품이다. 가면서 보이는 여차몽돌해수욕장과 포구의 마을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여차해변의 해안도로는 산허리를 끼고 달리는 비포장도로이다. 좀 덜컹거리지만 경사는 그렇게 가파르지 않다. 바다의 풍경에 취해 앞을 제대로 안 보는 경우만 제외한다면 운전에 큰 어려움은 없다. 홍포에서 여차마을까지는 약 4킬로미터 정도라서 거리가 짧아 무심코 달리다 보면 어느덧 코스가 끝나 아쉬움이 배이기 십상이다. 차를 몰고 가지 않고 버스를 타고 홍포마을에서 내려 여유로이 걸어보는 것도 좋다.
▲ 도장포부근신선대유채꽃
해안도로를 벗어나 다포를 거쳐 14번 국도로 접어들면 여기서부터는 화려한 봄꽃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 길에는 동백꽃이 많다. 3월 초에 이곳에 오면 빨갛게 핀 동백꽃을 볼 수 있지만, 중순을 넘어서 오면 봄의 정취가 더욱 강한 노란 유채꽃밭과 분홍 진달래가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유채꽃밭은 제주도처럼 큰 곳은 없고 대체로 조촐하게 조성된 수준이다. 유채꽃을 찾는다면 해금강 입구인 도장포 쪽을 권한다. 14번 국도로 가다가 함목 해수욕장을 지나면 해금강으로 우회전하는 길이 나온다. 이곳은 저편 여차마을 쪽에 난 섬을 배경으로 꽃밭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싶은 마음이 드는 지점이다. 도장포에는 옛날 신선이 놀고 갔다는 신선대가 있고, 얼마 전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회전목마의 촬영지인 ‘바람의 언덕’이 있다. 바람의 언덕은 나지막한 민둥산에 조성된 잔디공원으로, 마치 푸른 목장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이는 도장포구의 모습과 널찍한 갯바위, 연두색 등대 등이 한적한 바다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 대금산운해
진달래로 유명한 곳은 북쪽 장목면의 대금산(437.5m)이다. 신라 때 쇠를 생산한 곳이라 하여 ‘대금(大金)’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에는 산 허리와 정상 주변을 중심으로 진달래가 워낙 많이 피어나, ‘대금산 진달래축제’가 매년 4월 열렸던 곳이다. 태풍 매미의 여파로 진달래가 충분히 피어나지 못해 2년간 축제가 열리지 못했고, 올해에도 개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 고현버스터미널에서 홍포 가는 삼화여객, 세일교통 버스 이용(삼화여객 : 055-632-2192/ 세일교통 : 055-635-5100). 하루에 약 3회 정도 밖에 운행하지 않는다.
※ 홍포에서 고현으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에는 3시와 7시 정도로 2회 정도 밖에 없으니, 미리 터미널에서 시간대를 알아두도록 하자.
▶ 자가운전 정보
· 거제도 가는길 = 대진(대전-진주간)고속국도 -> 사천톨게이트 -> 통영 방면 14번 국도 -> 신거제대교
· 여차몽돌해안 가는 길 = ① 신거제대교 -> 고현 방면 -> 사곡3거리에서 거제 방향으로 우회전 -> 거제, 산양, 오송, 가배, 율포, 탑포를 지나 저구로 들어감 -> 남부 면사무소를 지나 명사해수욕장 쪽으로 우회전하면 홍포임
② 산양에서 오송 방면으로 가지 않고 연담3거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 학동을 거쳐 가는 방법 산양리 동부 파출소 ->거제 자연 예술랜드, 5번 지방도로 -> 연담3거리 -> 학동 방면 -> 거제 자연휴양림 -> 14번 국도 ->해금강 입구인 함목해수욕장을 -> 다포 방향으로 좌회전 하면 여차마을로 가는 비포장도로를 만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