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나 잇몸(치주)병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80% 정도가 풍치(치주질환)나 충치를 앓고 있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따르면 60세 이상은 100% 한 가지 이상의 치과질환을 앓고 있다. 가히 국민병이라 할 만하다. 구강보건주간(9~14일)을 맞아 40대 이상 중·장·노년층에게 많은 치과질환과 대처법을 정리했다.
◆ 치주(잇몸)질환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백악질(치아뿌리)·치주인대·치조골 등의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치아를 잃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풍치라고도 한다. 주범은 구강 내 세균. 수억의 세균들은 치아 표면에 끈끈하고 얇은 막(치태·프라그)으로 붙어 있는데 매일 칫솔질로 제거하지 않으면 수일 내에 침 속 칼슘이온 등과 결합해 석회화(치석)된다.
치석이 있으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나아가 치조골(잇몸뼈)까지 파괴된다. 따라서 칫솔질을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이 뿌리 부분을 매끈하게 다듬어 프라그 등이 잘 붙지 못하게 만드는 ‘치근면활택술’도 도움이 된다.
한편,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엔 칫솔질만으로 프라그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므로 치실을 이용해 음식물 찌꺼기와 프라그를 제거하는 게 효과적이다. 치주질환이 있으면 잇몸이 붓고 붉어지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주저앉아 이가 길어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주질환은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차 심해진다. 잇몸뼈가 파괴되면 이를 잃게 되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치아 균열 =삼겹살 물렁뼈나 오징어 등 딱딱한 음식을 자주 먹다보면 치아에 미세하게 금이 가는 경우가 있다. 40대 이상의 약 60%가 치아에 균열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광투과검사나 염색검사 등 정밀검사를 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음식을 씹을 때 불편하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찬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릴 경우엔 치아균열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갈라진 치아는 다시 붙지 않으므로 이를 덧씌우는 치료 등을 조기에 받아야 한다.
한편, 외상 등에 의해 치아의 일부분이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많다. 깨진 정도가 경미할 때는 그 부분만 떼워주면 치료가 되지만, 깨진 정도가 커 신경이 노출된 경우엔 신경치료를 먼저 한 뒤 치아를 덧씌워야 한다.
◆ 이갈이 =잠잘 때 이를 많이 갈면 치아가 닳거나 깨지거나 금이가거나 흔들거리는 원인이 된다. 두통·이통(耳痛)·치통·얼굴 근육 피로도 이갈이가 원인일 수 있다. 이갈이를 방치할 경우엔 치아를 잃게 되므로 플라스틱으로 된 마우스피스를 끼고 자는 등 치아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갈이로 인한 턱 근육 통증 등이 심한 경우엔 단기적으로 근육을 풀고 통증을 줄이는 진통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스트레스의 효과적 관리도 중요하다.
◆ 입냄새 =당뇨·간질환·신장질환·소화기질환·이비인후과질환이 있는 경우 입냄새가 나지만 풍치·충치·프라그·불량한 보철물 등 구강 내적인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식물 찌꺼기가 구강 내의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화물이 입냄새의 실체다. 따라서 치료를 위해선 정확한 원인을 찾고 충치 치료나 스케일링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과에서 처방하는 구강 양치액이 입냄새 감소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사용시 혀 착색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칫솔질을 할 때는 혀까지 깨끗하게 닦아야 하며,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한편, 고령 등의 이유로 침 분비량이 감소해도 입냄새가 심해진다. 이때는 인공 타액, 특수 치약, 무설탕 껌을 이용하거나 침이 잘 나오게 하는 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