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刹那
MOMENT
최애경 기획초대전
대화_Watercolor on Koreapaper_95×65cm_2011
전시작가 : 최 애 경
전시일정 : 2022.06.29-07.10
관람시간 : Open 12:00 ~ Close 18:00 (화~일요일)
전시장소 : 더플럭스 더플로우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T. 02-3663-7537
www.thefluxtheflow.com
찰나_Watercolor on Koreapaper_97×67cm_2022
밤새 안녕히 주무셨어요?_Watercolor on Koreapaper_169×135cm_2013
영원한 지금_Watercolor on Koreapaper_135×169cm_2013
정면돌파_Watercolor on Koreapaper_64×47cm_2013
마음이라는 물질의 가시화와 영원의 총체
우리 앞에 펼쳐진 가시적인 세계는 자연과 의식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질문방식에 따라 도출된 그 무엇이다.
바라보는 현상과 실제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가? 무언가 알고 있다는 것은 어떤 실험의 출발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실험의 끝에 우리가 가지게 되는 것이 전부일 뿐이다. 그러나 이 두 상태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것의 가능성의 세계는 얼마나 무한한가. 이 과정의 가능성을 현시화 시키는 것이 회화다.
물질 대상에 다가가고 다가가면 어찌 되는가? 거기에 또 다른 미시세계의 문이 열리게 된다. 환영이라 불리는 충만한 세계로의 진입이다. 형상을 묘사할 때 그것은 전체의 일부분이다. 이것은 대립항으로 경계를 나눔으로 해서 생각과 사물이 표현되며 형상의 경계는 또 다른 형상의 또 다른 대립형상의 존재로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너무나 닮아있다. 모든 에너지는 서로의 힘에 의해서 순환할 수밖에 없고, 우주의 유기체는 그 하나로서는 존재의미를 가질 수 없다. 이것을 자연의 순리로 보고 주변의 관계 하는 것들을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현존하는 관계로 본다.
심장에서 뻗어 나가는 혈관은 대지를 덮고 있는 식물의 가지와 같다. 이 혈관가지는 산의 능선의 경계와 만나고 구름 속에 투영된다. 모든 경계선 속에는 새로운 출구가 있다. 이것의 인정이 아니라면 개개의 원소들로 명명된 사물과 생각은 본질적인 소멸일 뿐이다. 우리가 보는 대상과 대상 속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대고 그 공간에 근거가 되는 메타포들이 어디로 부터 우리에게 다가오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 그때 공간은 어떤 형상을 보여주는데 이것들은 동시적이며 움직임 속에 피어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입자가 되고 파동이 되며 서로 끊임없이 겹치며 다층의 심연 속을 헤엄치다 시선의 부름에 응답한다. 이것이 이곳이면서 저곳인, 이것이면서 저것인 순환하는 찰나의 춤추는 형상이다.
무시간적 현재로부터 물러서지 않으므로 해서 과거와 미래의 단선적인 시간성을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것은 위치 지울 수 없는 울렁거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 눈앞에 재현된 형상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리듬이 불러내는 어떤 완전한 구체의 잘라진 한 단면이 아닐까 한다. 순간을 끌어내 의미를 부여하고 다시 내어놓는 운동을 우리 눈(마음)은 하고 있으며 이 주고받음은 이끌고 이끌리며 생성되는 하나의 작용이다. 무엇으로부터 무엇에서인가 어느새 끊임없이 미세한 떨림으로 시작해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며 맞물려 돌아가는 움직임 vortex. 회전해오는 회오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행성을 끌고 시간당 7만 킬로로 달리는 태양계의 움직임처럼. 출렁거리는 물의 고저, 파도가 만들어 내는 순간의 산맥들. 멀어지며 다가가지는 크기, 솟구치며 가라앉는 무게, 모아진 찰나의 섬광.
가지를 뻗어가는 미세혈관이 닿은 대기는 무한한 생성의 가능성을 담아 어느 찰나 펼쳐지는 속이자 겉이다. 이것은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협주. 혈관을 타고 흘러갔던 울렁거림은 대기 안에서 그 울림을 통해 소리의 형상을 얻는다. 질량을 가진 새가 되고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멀리 동시에 가까이, 혼자 동시에 무리로, 혈관에 흘렀던 온기가 소리로 다가오며 이 소리는 대기 안에 넘실거리고 있다. 다시 소리는 산으로 가라앉고 응축되다 연기로, 구름으로 펴지고 어느새 파도처럼 솟구치다 공기 속에서 날개를 얻는다. 핵폐기물로 덧씌워 봉합된 시간의 오물과 경직된 소통의 부재, 연대한 저속(抵俗)을 뚫고 날아오르는 새를 꿈꾼다. 솟구치다 가라앉음을 끊임없이 지속하는 점멸(點滅)하는 물결은 거대한 산들이 이어지는 산맥이다. 이 산맥은 꺼졌다 켜지는 사건이며, 이 사건에 다가가 무수히 모였다 흩어지며 사건을 과거와 동시에 미래로 펼쳐놓는 것은 구름이다. 구름은 분명 내가 바라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내어준다. 관심과 대상의 성질은 상호의존을 바탕으로 한다. 대상은 시선의 부름에 그 성질의 의미가치를 부여받고 보는 이가 가지게 되는 대상의 가치는 이미 대상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시선의 물질화다.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호흡이다. 이 호흡은 생명의 약속이다. 호흡의 숨결로 구름과 허공, 줄기와 모세혈관은 서로에게 섞여 서로에게로 나아가는 길을 연다. 이 길을 통해 화면은 안과 밖을 넘나들며 연동된다. 이것은 미시와 거시의 혼재이며, 현실과 비현실의 공존이다. 푸른빛은 어느새 순백이 되고 끝없이 투명해지며, 고요한 투명 속에서 숨을 쉬기 시작한 순백은 다시 푸른빛을 내뿜고 젖어 든다. 물은 흐르고 맺히며 끊임없이 이어지고 중첩되는 기운으로 화면에 현시된다. 이 울렁거리는 가시화된 기운은 화면의 표피를 건드리며 속과 겉을 이어간다. 감각의 환영만이 아닌 이 원근의 방식은 나무 나이테의 원형수평면을 수직으로 잘랐을 때 드러나는 선의 궤적에서 볼 수 있다. 평면인 근경의 세로줄은 모두 원형의 나이테인 원경을 돌아 나온다. 먼 하늘이 평면으로 보이는 것과 반대로 여기서는 근경이 평면이 되고 원경이 입체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단면처럼 멀리 있던 산은 화면 바로 앞에 있으며 이 산에서 흘러나온 물은 다시 멀고 깊은 허공으로 흩어진다. 이 허공에 산재한 새는 존재의 혼란과 명징이 가시화된 농축된 에너지다. 자연은 내적 현실과 분리된 세계를 연결시키는 역동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자연의 이미지 안에는 모든 것의 원형질이 내포되어 있으며, 이 원형질의 씨앗이 모든 것을 품어내어 발현시킨다.
작업은 물질과 마음, 육체와 영혼, 자연과 내가 구현해 내는 세계의 모습이며, 우주의 질서에 다가가는 회화의 방법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최 애 경 Choi Aekyoung
1990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2011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미디어.문화연구 졸업
Solo Exhibition
2022 16회 개인전- 아트컨티뉴
2020 15회 개인전- 문화공간 길담
2018 14회 개인전- 갤러리 지오
2017 13회 개인전- 대안공간 루트
12회 개인전- 공에도사가있다 갤러리
2015 11회 개인전- 사이아트 갤러리
10회 개인전- 그리다 갤러리
2014 9회 개인전- INDIPRESS 갤러리
8회 개인전- THE K Gallery
2012 7회 개인전- 자인제노 갤러리
2011 6회 개인전- 관훈 갤러리
2009 5회 개인전- 아라미르
2002 4회 개인전- 대안공간 풀
1996 3회 개인전- 금호미술관
1994 2회 개인전- 한선갤러리
1993 1회 개인전- 나화랑
Group Exhibition
1990 민중의 힘전-마당.민
1991 구속미술인 석방을 위한 12인전-마당.민
1992 일어서는 역사전-마당.민
1993 성병희. 최애경 2인전-나화랑
1994 민중미술 15년전-과천현대미술관
더 많은 현실 더 많은 아름다움-금호미술관
1995 광주15년 이후 일상전-21세기화랑
1996 현실보다 더 지독한 현실전-웅전갤러리, 나무화랑
인간과 미술의 가치-한강미술관 그10년 이후 전-덕원미술관
1998 리얼리즘전-공평아트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