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8.17,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가톨릭기후행동 성명서
❋ 가톨릭기후행동 성명서 전문
>> gccmkorea.kr/9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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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기후행동 성명서 ]
- 탄소 중립 없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우리의 입장 -
가톨릭교회는 2015년에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에 따라 공동의 집 지구와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급진적 전환을 촉구하며 다양한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더 나아가 지난 5월 부터는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하는 통합생태론의 정신에 따라 각 교구와 수도공동체 별로 7년 여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정부차원에서도 지난 8월 5일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가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5월 29일 대통령 직속기구로 공식출범한 탄중위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앞으로 3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의 대전환을 주도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탄중위가 발표한 “탄소중립” 없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고 많은 국민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이 실망과 탄식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한편, 11일에 발표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보고서(WG1)에 따르면 우리의 예상보다 가까운 미래(2021-2040)에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올라갈 것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온실가스 배출을 과감하게 줄이면 먼 미래에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정도는 낮출 수 있다고 하지만 이번 탄중위에서 발표한 계획대로 한다면 이것은 절대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탄소배출원 퇴출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석탄발전소의 퇴출 없이 불확실한 탄소포집 기술과 무탄소 신전원 기술에 의존하여 수립된 이 시나리오는 탄소중립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역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없어 끼워맞추기로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탄중위 구성에서 산업계에 비해 턱없이 적게 구성된 기후위기 약자인 농민, 노동계의 비율을 보더라도 탄소중립보다는 또다른 형태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동굴에서 살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속도를 줄여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바라보며 긍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받아들이는 것과 더불어, 지나친 과대망상으로 잃어버린 가치와 중요한 목표들을 되찾아야 합니다(찬미받으소서 114항)”
탄중위가 본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과정도 민주적이지 않았습니다.
정부부처 뿐 아니라 각계의 민간 전문가 97명으로 급하게 구성된 탄중위는 짧은 시간동안 정부가 원하는 안을 내어놓아야만 했습니다.
이미 1, 2안을 구성해놓고, 학계와 시민사회,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못한 채 3안을 구성했기에 그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 책임은 탄중위를 넘어 정부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구의 온도는 지금 이 순간도 올라가고 있지만 우리는 성장의 속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착취당하고 우리 공동의 집 지구가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더 높은 법정이 있다는 것을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하고 우리 자신 이외에 아무것도 보지 못(베네딕토 16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이가 참여하는 대화와 지금까지의 분석을 토대로 보다 급진적이고 구체적인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단순히 환경의 보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를 위해 가톨릭기후행동은 지금보다 더 크게, 결코 지치지 않고 모든 이의 투쟁에 함께 할 것입니다.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투쟁에서 저희에게 힘을 주소서!
(회칙 찬미받으소서,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중에서)
2021년 8월 17일(화)
가톨릭기후행동
❋ 가톨릭기후행동 성명서 전문
>> gccmkorea.kr/9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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