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예수
나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분께 내 마음을 드리낼 수 있기를 청하며 말씀을 읽어봅시다. 그와 더불어 교회 구성원들에게 받은 피해로 고통받는 이들이 바로 교회 안에서 자신들의아픔과 고통에 대한 구체적인 응답을 찾도록 기도합시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요한이 잡힌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
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1,12~15
오래전에 마음이 매우 아픈 때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현존도 느낄수없고, 희망도 없고, 아무런 위로도 느낄 수 없는 그런 메마른시기를 오랫동안 인내하며 버터내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프니 사제의 삶에 회의가 들었습니다. 갈 곳도 없는데 자꾸만어디론가 떠나고만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상한 체험을 함께했습니다. 제 마음이 아프니 다른이들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신 다른 신부님들이 생각났습니다. 나 살기 바쁘다며 값싼 동정심이나 보낼 줄 알았지, 진심으로 그 아픔을 함께 느끼지는 못하며 살았습니다. 혹은 잘못 산다며 비난하고 판단하고 손가락질이나 할줄 알았지, 이해하고 공감해보려는 노력은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
런데 정작 제가 아프니 그제야 다른 이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겪으신 유혹의 시간을 다음과 같이 짧게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받으셨다(마르 1,13).' 저는 예수님께서 똑같은 인간으로서 유흑받으
셨다는 사실에서 큰 위로를 느낍니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심정을 잘 알기 때문임니다.
돈이 없어서 쩔쩔매보고 가난을 뼈저리게 느껴본 사람이 가난한사람의 마음을 압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사람이 사별의 아픔을 압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배신당해 본사람이 똑같이 사람 때문에 상처받아 고통 중에 있는 다른 사람의마음을 잘 압니다. 숱한 유혹 속에서 갈등하고 힘들어해 봤던 사람이 또 다른 유혹 때문에 갈등하고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사람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심정을 압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이유는 예수님께서도 똑같이아파보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같은 고통을 겪어본 사람의 깊은연민의 눈빛을 느낄 때 나의 상처도 치유가 됩니다. 아무런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나와 깊이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한없는 위로를 느낍니다. 우리에게 인간 예수가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나도 누군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좋겠습니다. 나로부터 나와
너를향해가는 것! 저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회개라고 생각합니다.
채명성 미카엘 신부
성찰
나의 아픔과 어려움을 주님께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아주십니까?
마침기도
주님, 제가 겪은 아픔들을 혼자 품고 괴로워하기보다 당신께 드러내고 보여드릴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비춰주시는 빛 안에서 위로와 평안을 체험하게하소서. 아멘
첫댓글 사순시기를 그 의미를 새기며 보낼수 있는 시간이 되길
다짐해 봅니다
나로부터 나와
너를향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