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주일이면 소망교회로 들어오는 그 좁고 복잡한 길을 지나 오직 예배를 드리기 위해 경건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계신 교회당을 가득채운 성도님들을 뵐 때면, 주님께 마음 깊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제게 늘 세상의 그 어떤 값진 보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늘의 보화였습니다. 그리고 제 약한 성대 탓에 예배와 설교 때마다 하는 기침에도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며 감싸주셨던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소망교회는 제게 더할 수 없는 축복의 자리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깊이 깨닫는 자리였고, 하나님의 사랑을 더 체험하는 복된 자리였습니다. 소망교회목회에서 저는 한국교회의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로 한국교회의 영적 지도자들로 인해 우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소망교회의 귀한 성도님들의 모습을 볼 때면, “한국교회는 소망이 있고, 이 일을 위해 내가 더 힘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6년 목회에서 목회자로서 저의 소망은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소망교회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교회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소망교회가 한국교회를 섬길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이루어지게 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제가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이것이 제 삶의 최고의 기쁨이요, 자랑이 된 것처럼 소망의 모든 성도들 또한 그것을 함께 누리고 경험하길 원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은총을 입은 자로서, 이제 세상에 나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본 세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들 또한 하나님의 자녀로 돌아오게 하는 것!’, 그것이 제 목회의 기본적인 목표였습니다.
지난 16년 동안 소망교회의 모든 성도님들은 제 삶의 기쁨이자 자랑이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소망교회의 목회자가 된 것은 전적으로 주님의 축복이었고 은총이었습니다.
그리고 소망교회 제 3대 목회자로 하나님께서 김경진 목사님을 보내주신 것 또한 제게는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은총입니다. 좋은 후배 목사에게 소망교회 목회를 맡기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인간적으로 김목사님에게 두 가지 마음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입니다. 미안한 것은, 너무 많은 목회의 짐을 한꺼번에 내 준 것 같아서이고, 고마운 것은, 이 일을 기쁘게 맡아주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던 성도님들께 부탁드리기는, 그 기도와 사랑을 김경진목사님께도 보내주시고 함께 동역해 주시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소망교회가 더욱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 이 세상의 소망이 되는 교회, 이 땅에 생명과 치유를 넘치게 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구합니다.
폐북의 친구 여러분, 올 한 해도 언제 어디서나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사랑하는 딸,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 1,11)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강건하고 평안하며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2019년 1월 7일 오후 9시 김 지 철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