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와 보랏빛을 섞은
복숭아 꽃이 만발할 때.
녹음이 짙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러 어디든 떠나고 싶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갈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는 아쉬운 때입니다.
오늘은 감염여파를 멀리하기 위해 비교적 한적한 길을 따라
복숭아 꽃이 멋진 강과 절벽 아래 장식된
특별한 길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그 멋진 길이 있는 곳은 충북 영동의 황간에 있는 원촌리 입니다.
복숭아 농사로 유명해서 이맘때쯤 핑크빛 복숭아 꽃 숲을 만날 수 있고
또 굽이치는 한반도 지형으로 인해
무척 멋진 풍경을 갖고 있는 곳인데요,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비교적 관광객들이 한산해서
한적하게 산책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영동 황간 원촌리의 한반도 지형 (사진제공=영동군)
<원촌리 둘레길 코스 안내 지도>
<핑크빛 복숭아 꽃>
복숭아 꽃은 낮은 가지에 소담스런 꽃들이 달려있어
무척 동양적인 자태를 자아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가
이 복숭아꽃 아래서 도원결의가 생각납니다.
도원결의에서 복숭아 꽃 사이에서 술도 마시고 소풍처럼 보내는데
수염이 숭숭 난 다 큰 사내 셋이 그러고 있는 걸 상상하니 조금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
또한 이 길엔 영동 한천정사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곳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천팔경이라 일컫는 아름다운 절경을
음미하면서 서재를 짓고 글을 가르치던 곳입니다.
달님도 쉬어간다는 층암절벽의 월류봉은 그 아래로 맑은 물이 휘감고 있어,
우암 송시열 선생도 한천정사를 지어 이곳에서 학문을 닦았던 곳으로 유명하며
한천팔경은 동국여지승람에서부터 비롯된 아주 오래전부터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곳은 우암 송시열의 제사를 모시고 글을 가르치는 한천서원이 세워졌다가
고종초에 철폐된 후 유림들이 1910년 지금의 한천정사를 건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건축양식에서 옛 기법이 잘 유지되고 있고
소라천, 장교천, 중화령의 물이 이 부근에 합류하여 월류봉과 어우러져
무척 멋진 풍경을 이루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엔 이전 고려시대때의 석탑 일부가 남아있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한천팔경'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1경 월류봉, 2경 산양벽, 3경 청학굴, 4경 용연대, 5경 냉천정, 6경 법존암, 7경 사군봉, 8경 화헌악' 으로
황간에서 서북방으로 2km 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월류봉 밑 일대의 절묘한 산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월류봉은 절벽이 공중에 솟아, 높고 수려하며 그 봉우리에 달이 걸려있는 정취는 무척 아름답습니다.
또한 깍아 세운 듯 선 월류봉 밑에 맑은 물이 휘감고 있어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합니다.
사실 이 무척 아름답다는 풍경을 함께온 제 딸은 마음껏 즐기지 못합니다.
아직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저 벤치에 앉아 키즈카페를 가지못하고 이 곳에 끌려왔음을 한탄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곳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둘레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무척 작은 슈퍼마켓이 하나가 있는데 그 모습이 옛스러워 정겨운 마음은 들지만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저에겐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재 한창 정비중에 있지만 걷지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길이 너무 소담스럽고 예뻐서 캠핑이라도 해보고 싶을 무모한 생각도 듭니다.
원촌리의 가옥 벽에는 만화 캐릭터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걷는 재미도 있습니다.
언젠가 공공미술팀이 다녀가서 그린것 같은데요,
그 그림들을 살펴보면 픽사의 캐릭터와 영심이, 미니언즈 ...
그리고 확실히(제작자의 정신상태가 좀 의심스러운) 신박한 만화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쳐'도 그려져 있습니다.
저작권 허락은 맡고 그린 거겠죠?
조금 걱정이 됩니다만 이 제작자들이 여기까지 올리는 없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둘레길을 따라 남편과 딸이 걷습니다.
마음이 키즈카페에 가 있는 딸을 남편이 설득한 것이지요.
세상에, 길 아래 천이 흐르는 곳으로 걷다보니
사파이어색의 물과 피오르드보다 멋들어진 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왜 이곳에 터를 잡고 시를 읊었는지 저도 알 것 같습니다.
이 길엔 고대 신석기 시대에서 있었을법한 기묘한 바위들도 있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면 화석이라도 새겨져 있을것 같습니다.
기묘한 자태가 무척 신비롭습니다.
딸은 이 사파이어 색 물에 돌던지기를 하며 놉니다.
신나게 돌 던지기에 열중하는 것을 보니 이제 키즈카페는 어느정도 포기한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돌던지기 놀이를 하는 재미도 앞으로 차차 알아가겠지요.
이 절벽들과 사파이어색의 천에는 소담스런 돌다리도 놓여져 있습니다.
종종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데 그 풍경이 한폭의 그림같습니다.
이 작은 다리를 건너면 이 곳을 에워싸고 있는 산으로도 산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전해지나
저는 차마 아이를 데리고 오르다가 무슨 사단이라도 날 것 같아
손쉽게 포기 버튼을 누릅니다.
<산행을 마치고 소담스런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송시열 선생이 앉아 시를 읊었을법한 바위 입니다.
이 곳에 와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도라도 닦아야할 것 같은 풍경이
계속 계속 이어집니다.
사파이어 색의 맑은 물은 두말할 것 도 없구요.
평평하게 깎여진 절벽이 물 흐르는 소리를 반사시켜 청명하고 시원한 느낌도 들게 합니다.
바위마다 낀 이끼 또한 이 곳이 손대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곳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걷다보니 왠지 과거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이 곳에 뿌리를 내려야겠다는 생각까지 해보게 됩니다.
이 풍경을 매일매일 볼 수 있다면 매일을 '시'처럼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까지 더합니다.
다음에 이 곳에 오면 부동산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둘레길은 쭉 이어집니다.
소담스러운 풍경 앞에 벤치도 있어 소풍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찾아가시는 분들은 이 곳에 식당이나 먹거리가 충분치 않으니
음식을 준비해 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아이는 걷다보니 이제 한껏 기분이 좋아졌나 봅니다.
역시 자본보다는 자연입니다 ^^
<그림같은 복숭아 꽃과 월류봉의 그림자>
깎아지른듯한 절벽사이로 대량으로 피워난 복숭아 꽃이 곳곳에 만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곳은 농사를 짓는 곳이라 함부로 들어가면 안됩니다.
밭을 지키시는 분들에게 허락을 맡고 들어가 사진을 몇 컷 찍습니다.
가까이에서 맡는 복숭아 꽃은 향기도 무척 좋습니다.
복숭아가 제철일때 오면 더 좋겠죠?
역시 꽃보다는 맛있는 열매가 더 좋습니다.
점점 어두워지더니 복숭아꽃 사이로 달이 서서히 뜹니다.
초연한 풍경사이로 물소리, 풀벌레소리, 뻐꾸기 소리가
복숭아 꽃밭과 어우러집니다.
그림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이 풍경을 배경으로 제가 늘 찍던것처럼 별사진을 찍어보고 싶지만
남편과 딸이 "이제 제발 쫌 집에 가자!"고 칭얼댑니다.
언제쯤 이 둘은 어른이 될까요?
물론 저도 아직 어른은 아닙니다만...
복숭아꽃이 피는 들판에서 도원결의를 하는
유비, 관우, 장비....처럼은 아니지만
이 곳에서 며칠만 더 묵으며
시를 읊고 별과 달을 보며 심신을 닦고싶다는 마음을 뒤로하고 당일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죠?
그 날이 백발이 성성, 머리에 서리가 내릴정도로 오래걸리진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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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황간 원촌리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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