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어느 착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한테는 금화와 은화라는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여 늘 같이 지냈고
살아서도 함께 지내고 죽어서도 한 무덤에 묻히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마을에 몹쓸 전염병이 유행하여 언니인 금화가 그만 그 병에 걸렸다.
동생 은화는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으나 보람도 없이
언니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마침내 은화도 언니와 같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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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매는 임종하기 전에 부모님께
'우리가 죽으면 약초가 되어 이 세상에 다시 나서
세상에 우리와 같은 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습니다'고 유언을 남겼다.
금화와 은화는 소원대로 죽어 한 무덤에 묻혔는데
이듬해 봄 그 무덤에 한 줄기 가느다란 덩굴이 자라났다.
덩굴은 해가 지나면서 무성해지더니
여름이 오자 금색과 은색의 예쁜 꽃들이 사이좋게 뒤섞여 피어났다.
사람들은 금화와 은화의 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금은화라 불렀고 질병을 고치는 약으로 쓰게 되었다.
금은화에는 강한 항균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흩어 내리는 효력이 있어
유행성 감기 등 유행성 질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의학책에 적힌
인동덩굴과 금은화의 약성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덩굴과 꽃을 각기 달리 쓴다.
'인동덩굴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조금 쓰다.
심경, 폐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경맥을 잘 통하게 한다.
여러 가지 염증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창상과 종기, 부스럼을 고친다.
열성병, 열로 인한 설사, 유행성 감기, 호흡기 질병, 매독에도 효과가 있다'
'금은화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며 맵다.
폐경, 비경, 심경에 들어간다. 해열, 이뇨, 해독, 소염, 항균, 그리고 약한 진통작용이 있다.
옹종, 악창, 옴, 이질, 외감열병 초기, 온역초기, 연주창 등에 효과가 있다.
대장염, 위궤양, 방광염, 인후염, 편도선염, 결막염 등 여러 염증 치료에 좋다.'
꽃은 꽃송이가 피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서 말리고
잎과 줄기는 잎이 붙은 채로 덩굴을 베어서 둥글게 타래로 감아 햇볕에 말려 두고 쓴다.
인동의 성분은 루테올린, 이노사이틀, 로니세라, 로가닌, 타닌 등이 알려져 있고
약리실험 결과 금은화를 달인 물이 이뇨, 혈당상승작용이 있고
적리균, 포도상구균, 폐렴균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도 있으며
교감신경 흥분작용, 평활근마비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전염성 간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에서는 만성간염에 인동덩굴을 달인 물을 먹여 좋은 치료결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위암에 차로 달여 마시고 감초, 지네와 함께 달여 먹으면
폐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민속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은 <신약>이라는 저서에서
금은화가 염증을 없애고 독을 푸는 데 으뜸이라고 하였다.
'금은화는 화성(火星=熒惑星)인 정성(井星)분야의 정성(井星)을 응하여
화생한 약초라 맛이 쓰다(火味는 苦).
이것은 소염제(消炎劑)이며 해독제(解毒劑)로서 각종 염증을 소멸하고
모든 독을 제거하므로 제반 종기(腫氣)나 옹(癰), 염증 등에 신약(神藥)이 된다.
정성(井星)은
남방 화국(火局)의 형혹성(熒惑星)들 응하여 지상 만물을 성장케 한다.
형혹성 분야의 정성정(井星精)으로 화생한 약물로서
북방 수국(水局) 분야의 별정기로 화생한 약물과
약성(藥性)이 상합(相合)되는 유일한 약초가 바로 금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