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3일 일요일
[녹] 연중 제28주일(군인 주일)
대영광송신경교중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 왔으며, 2023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에 지내기로 하였다(주교회의 2022년 추계 정기 총회).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28주일이며 군인 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마음과 속셈을 헤아리시니 그 무엇도 아버지 앞에 숨길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을 말씀의 칼로 꿰뚫으시어, 거룩한 지혜의 빛으로 지상의 것과 천상의 것을 분별하고,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가난하고 자유롭게 살게 하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또한 군인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신앙을 굳게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합시다.
제1독서<나는 지혜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7,7-11
7 내가 기도하자 나에게 예지가 주어지고
간청을 올리자 지혜의 영이 나에게 왔다.
8 나는 지혜를 왕홀과 왕좌보다 더 좋아하고
지혜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으며
9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석도 지혜와 견주지 않았다.
온 세상의 금도 지혜와 마주하면 한 줌의 모래이고
은도 지혜 앞에서는 진흙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10 나는 지혜를 건강이나 미모보다 더 사랑하고
빛보다 지혜를 갖기를 선호하였다.
지혜에서 끊임없이 광채가 나오기 때문이다.
11 지혜와 함께 좋은 것이 다 나에게 왔다.
지혜의 손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산이 들려 있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0(89),12-13.14-15.16-17(◎ 14 참조)
◎ 주님,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가 기뻐하리이다.
○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저희가 비참했던 그 날수만큼, 불행했던 그 햇수만큼 저희를 기쁘게 하소서. ◎
○ 당신 하신 일을 당신 종들에게, 당신 영광을 그 자손들 위에 드러내소서.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실어 주소서. ◎
제2독서<하느님의 말씀은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4,12-13
12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13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께 우리는 셈을 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마태 5,3
◎ 알렐루야.
○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알렐루야.
복음<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7-30
그때에 17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19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20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3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4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6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28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29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30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연중 제28주일 복음묵상
(마르10,17-27)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을 만나시고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그는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여쭈었고 이에 예수님께서는 십계명의 계명을 잘 지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청년이 말하길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하지만 그는 이 말씀을 듣고 자신이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사실 부자 청년의 경우 자신이 어릴 적부터 계명들을 잘 지켜온 것으로 보아 율법적으로 훌륭한 삶을 살아온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청년에게 예수님께서는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율법을 뛰어넘는 사랑의 실천에 대해서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부자 청년은 결국 이 말씀 때문에 예수님을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다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부자이기 때문에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간다면 그러면 부자는 죄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 그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서 부자가 된 것인데 그렇다면 이제껏 잘못 살아온 것인가?’ 그러나 부자라서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재물을 이웃을 위해 어떻게 베풀 수 있는가가 진정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나중에 부자가 돼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쓰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사람이 나중에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생을 자기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을 위해 나누는 삶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따른다는 것은 결단이 필요하고 또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루카 복음 16장 13절에서 보면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였듯이 우리에게 재물이 하느님보다 우선일 때 우리에게 하느님의 나라는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에는 갈릴리 호수가 있고 사해가 있습니다. 그런데 갈릴리와 사해 모두 요르단 강의 물이 유입이 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갈릴리 호수는 온갖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물인 반면 사해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물입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갈릴리는 요르단 강의 물을 받아 다시 내어주지만 사해는 그저 받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소유한 것, 그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들입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을 때 그 사람에게는 생명이 있지만 반대로 받기만 하지 나누지 못할 때 결국 죽음이 다가오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