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태어나신 해가 기원년이 아닌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가 AD 533년에 계산할 때 아우구스투스가 옥타비아누스로 통치한 기간 4년을 빼먹어서 사실상 BC 4년에 태어나셨다고 보는 건데.
그러나 이것도 정확한 건 아닙니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때를
추정해볼 수 있는 여러 단서가 있습니다.
1. 헤롯 대왕 통치기 및 로마 총독 술피키우스 퀴리니우스 재위기다.
2. 목동들이 양을 치다가 어떤 천문현상을 보고 놀라서 찾아갔다.
3. 동방박사들, 즉 천문학에 밝은 이들이 천문 현상을 보고 방문했다.
1번으로 일단 적어도 헤롯이 사망한 BC 4년 포함 및 그 이전에 태어나셨음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퀴리니우스입니다.
퀴리니우스는 총독으로 재위한 적이 없고, 다만 전권을 받아 초대 유대아 총독 코포니우스와 동행하여 가서 AD 6~7년에 인구조사를 시행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 인구 조사는 맛다이오스 복음에서 말하는 것과는 달리
본래 호적지로 돌아가서 조사하는 그런 게 아니었고 다른 경우에서도 그런 방식의
호구조사는 거의 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고대 전승이 뭐 하나 틀렸다고 다 배제하는 식으로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역사학은 얼치기들의 트위터질 차단처럼 이뤄지는 모 아니면 도가 아니기 때문이죠.
퀴리니우스가 사투르니누스 총독 시절에, 안티오키아에서 아우구스투스에게서 명령을 받아 시리아에 타우루스 산맥의 산적 부족 호모나덴세스를 토벌하러 원정가서 BC 10 ~ 7년 기간에 시리아 사령부에서 큰 권력을 행사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사정 모르는 일반 유대인들은 그를 총독 비슷한 것으로 생각할 수는 있었습니다.
고로 1번 자료로 미뤄보아 예수님의 생년은 BC 10~7년으로 압축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 다음은 2번과 3번의 활용입니다.
호구조사 자체는 예수님이 나짜레아 근처 벹 레헴에서 태어나신 것에 대해
잘 몰랐던 초기 기독교인들이, 어떻게든 예수님을 예루샬라임 근처 벹 레헴에서 태어나신 걸로 믿고 싶어서 만든 일화로 볼 수는 있으나, 2, 3번은 상당히 신뢰성 있는 일화로서 우리가 내쳐둘 수는 없습니다.
일단 2번의 경우, 그 당시 팔레스타인 일대는 가축을 밖에서 방목하고 칠 수 있는 기간이 3~11월로 한정되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걸로 다시 추가하면 BC 10~7년 사이 언젠가 젊은 요셉-마리아 부부가 3~11월에 목동들의 방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3번. 이것 또한 전문 천문학의 영역인데, 그 당시 동방박사들과 목동들이 보고 놀란 밤하늘의 현상은 1603년 12월 17일에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의 합" 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원전 7년에 목성과 토성이 물고기자리에서 3회 만나서 큰 별로 보이게 되는 그런 현상이 있었는데, 날짜는 5월 27일, 10월 6일, 12월 1일입니다.
여기서 12월 1일은 목동들이 가축을 방목시킬 수 있는 일자가 아니라서 빼면,
후보는 5월 27일, 10월 6일 두 날짜로 좁혀집니다.
즉 예수님은 기원전 7년 5~10월에 태어나셨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 시기에 서한에서는 성제가 죽고, 성제의 조카이자 원제의 손자인 애제가 즉위하여 일단 왕망의 권력이 잠깐 한풀 꺾이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고구려 유리왕 13년이며,
한반도 남부에서는 건마국의 세력이 거의 쇠미해졌으나 목지국도 아직은 건국 전이라 마한 및 삼한 모두 리더십을 잃은 혼미한 시기입니다.
사로국은 이제 6부를 형성하게 될 고조선 유민이 모두 모인지 백 년은 지났으나 여전히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었으며, 박석김조차 아직은 없는 상태입니다.
훗날 백제가 서게 될 한성은 낙랑 유이민도 중도 문화 유형인도 대단히 미미한 깡촌이나 이뤄 살고 있었습니다.
로마에서는 아우구스투스가 호민관 특권, 최고제사장, 임페리움을 기원전 12년에 완전히 굳힌 다음 절대 권력을 구축해나가고 있었으나 아직은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근거자료>
베르너 켈러 저 성경의 역사를 찾아서 개정판
조철수 저 예수 평전
첫댓글 그럼 30대도 아니고 20대...?
아니죠; 기원전 7년이니 더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사망 당시 나이가 30대 후반~40대 초반까지도 될 수 있는 겁니다.
@_Arondite_ 정확히는 37이 유력합니다.
@_Arondite_ 아 기원후로 봣엇네요 ㅋㅋㅋㅋ
오....천문현상 얘기는 확실히 설득력이 높은게 목축도 결국 덥고 습할때는 고지대로 춥고 건조할때는 저지대로 이동하는게 주된 양상이다보니 목동들도 절기와 기후 변화에 예민했지요.
그리고 고대에 절기를 가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별의 운동을 관찰하는 것이었고요.
그보다는 자꾸 퀴리니우스 재직 기간에 대한 또 다른 자료가 나올 터이니 판단 보류하라고 악을 쓰는 작자들이 나타나 골치입니다.
지금 저 자료도 학자들이 어렵게어렵게 밝혀내서 반기독 빠돌이들 아닥시킨 건데 그조차도 만족을 못하는 거죠. 무식쟁이 광신도들은 정말 극악한 안티들입니다.
오 좋은글 잘 봤습니다 마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