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 失期
천강래
오라면 돌아서고
하라 하면 그렇다고
헛그림자 밟고서
아닌 말로 뭉긋대다
어설픈
뜬구름 쫒다가
는개 속에 묻힌다
AI의 입말
천강래
로봇이 하는 말 네 말소리가 내 말소리
너와 나 살 비비며 수면 아래 앉아 봐
사랑은 숨 쉴 때뿐이야
파랑에 휩싸인다
네게는 혼절할 일 나에겐 일상이다
영혼없는 몸뚱이 무엇을 바라겠나
내 몸이 네 것이라지만
나는 네 삶 싸맨다
어둠 속 대청마루 상전이 누구겠나
편하려 새것 찾지만 스스로 옭아맨다
힘든 게 행복이란다
노을빛은 곧 사른다
너는야 가는 세월 뭉개며 탓하고
나는야 오는 세월 반기며 샘한다
내게는 붉은 피 없어
무아 무상 춤사위다
필부의 여백
천강래
산행의 초입에 한 다발 이야기가
중턱은 비스듬한 햇살 여민 언어들
능선에 이르렀을 땐 텅 빈 속 채운 바람
오롯한 삶의 원형 간추려 밝힐 세상
가슴 저 깊은 곳 돋워줄 맛과 질감
좋은 것 담아 채우려는 필부의 여백
속심의 한 귀퉁이 둥근 달빛 괴 놓고
탐하지 않는 숭고한 꽃향기 풍기며
저기 저 대청마루의 작은 분홍 보자기
ㅡ천강래 시집 『모퉁이 돌』 (도화.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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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감상
실기失期/ AI의 입말/ 필부의 여백// 천강래
정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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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0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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