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영국의 전체 축구 구단이 참여하는 FA컵 -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준결승전이 셰필드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열리게된다
준결승전인 만큼 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고,
과열된 팬들간의 다툼을 막기위해 각 팀별로 경기장 입구를 분리해놨는데...
문제는 약 1만 여명이 넘는 리버풀 팬들이 이용해야하는 입구가
한사람씩만 들어갈 수 있는 7개의 회전문뿐이라 입장이 지연되기 시작한 것
이에 현장 경찰들은 입장이 지연됨에 따라 경기 시작 시간을 늦춰야 된다고 제안했지만
당시 현장 책임자 데이비드 더큰필드 경찰서장(위 사진)은 경기 시간을 늦추는 대신 입구 게이트 옆 출구문을 개방하기로 결정한다
열린 출구문을 통해 수많은 인파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이렇게 들어온 인파들은 아무런 제재나 통제 없이
입석인 골대 뒤 중앙 관람석 3,4구역에 몰리게 된다
출구문 개방 전부터 이미 해당 구역은 포화 상태였으나
상황을 알지 못하는 팬들이 중앙 관람석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고
1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석에 약 3000여명의 관중들이 밀집되게 되었다
결국 해당 구역의 펜스 중 하나가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부셔지면서 몰려있던 관중들이 넘어지게 되어 큰 참사로 이어지게 된다
!참사 현장 사진주의!
철망을 타고 탈출한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구조해 CPR을 실시하고 2층 구역의 사람들도 손을 뻗어 3,4구역의 사람들을 구출을 했지만 추가로 발생하는 부상자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사고 발생 후 현장엔 40여대의 구급차가 도착했으나 구급차가 진입하게 되면 추가 안전사고가 발생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경찰이 막아선 탓에
단 1대의 구급차만 경기장에 진입 할 수 있었다
팬들은 급한대로 경기장의 광고판들을 뜯어 들것으로 사용해 부상자들을 옮겼지만
병원으로 이송 된 사람은 단 12명 뿐이였고
경찰, 축구협회와 관련자들의 잘못된 현장 지휘 판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현장에서 94명이 사망하고 766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나게 되었다
이후 힐즈버러 참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참사 발생 4일 후 발간 된 보수언론지 "더선"에서는 진실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는데 그 내용은
만취한 리버풀 팬들의 횡포로 참사가 일어났으며
리버풀 팬들이 희생자들의 주머니를 털거나,
인공호흡을 하는 경찰들을 폭행하고 방뇨까지 했다는 가짜뉴스 였고
이는 경찰이 제공한 거짓 정보들 이였다
약 2년간 여러 공방들이 오갔지만
1991년, 법원이 결국 이 사건에 대해
불가피한 사고였고 일부 경찰의 판단 착오가 있었지만 처벌 받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게 되면서
발행 부수가 많은 대중지 였던 더선과 재판 결과의 영향으로 피해자인 리버풀의 팬들을 탓하는 영국 대중 여론이 형성이 되는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
이에 폭도로 매도된 참사 희생자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유족과 생존자 팬들이 합심해 힐스버러 유족 후원 협회를 결성하여 ‘힐스버러 정의 찾기 행동’을 시작,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한 행동을 수십년간 이어 나간다
2009년,
리버풀 구장에서 열린 힐즈버러 참사 2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참사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들은 당시 문화언론체육부 장관 앤디 번햄의 노력으로 노동당 고든 브라운 내각은 진상 조사 위원회인 힐스버러 독립조사위원회를 구성
2010년,
'정부 문서 30년 비공개' 원칙을 '20년'으로 줄여 그동안 비공개였던 힐즈버러 관련 문서를 일체 공개 했고, 이를 기반으로 보수적인 정치색과 관련이 없는 전문가, 기자, 의사, 인권변호사 등으로 꾸려진 독립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해당 조사위원회에서 45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참사 관련 서류를 모두 웹사이트에 공개하며 집단지성을 통한 대중 조사를 실시하자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서류가 웹사이트를 통해 모두 공개된 것을 본 증언자들이 하나둘 씩 허위로한 거짓 증언들을 정정하게 되었다
2012년,
2년여간의 조사를 마친 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범죄집단 수준의 진실 은폐와 공작을 경찰이 자행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참사는 사고사가 아니라 현장 경찰들을 비롯한 축구협회, 셰필드 구단, 앰뷸런스 서비스 같은 관계기관과 단체의 ‘중대한 직무유기로 인한 과실치사’로 결론 지었으며
영국 정부는 조사보고서가 나오자 바로 특별 수사팀을 구성해 정식으로 관련 책임자와 기관들에 대한 형사 처벌과 수사에 착수하게되었다
그리고 2023년,
영국경찰이 힐즈버러 참사 34년만에 정식으로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렇게 긴 세월동안 진실 규명을 위해 투쟁한 힐즈버러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만남을 가지기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힐즈버러 참사 진실 규명 과정을 정면교사 삼아
계속 되는 대통령 거부권에도 포기하지 말고
우리 모두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생존자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첫댓글 몇십 년이 지났는데 변한게 없네.. 지금도 비난 화살이 유가족들에게 있는거 보니 착잡..ㅎ
진짜 ㅋㅋ... 이렇게 오래 걸일 일이냐
하아 마음 아프다
진짜 지속적으로 목소리 내는 게 중요하구나..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 매도하는 일이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나네
긴 싸움이었네…ㅜㅜ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참…
참...진짜 언론이랑 보수집단 하는 짓거리가 어딜가나 저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