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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nside WKBL 원문보기 글쓴이: 은경이
안녕하세요, 아주 오랜만에 카페에 글을 남깁니다. 다들(?) 새 시즌을 기다리며 잘 지내시지요?
국제대회와 박신자컵 같은 나름 굵직한 대회, 3x3 경기 등등 비시즌에도 여농을 조금씩 즐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밀도 높은 정규시즌에 비할 바는 아니겠죠.
모든 팀이 0승0패로 공동 선두 상태인 지금은 팬들도 나름의 희망을 발견하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때입니다.
카페도 점점 분위기가 미지근해뜨거워지는 걸 느낄 수가 있는데요.
농알못끼리 여농 얘기 자유롭게 하는 게 이 카페의 미덕 아닙니까? ㅎㅎ 그래서..
각 팀별로 최상, 최악의 시즌 시나리오와 올 시즌 키플레이어를 써 봤습니다. 재미99%, 진지1%의 글입니다. ^^
그 1%의 진지함은.. 올 시즌은 이 두 시나리오 사이에서 결정되겠구나, 저 선수가 잘하면 올 시즌 좀 기대해 봐도 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저는 어느 한 팀 팬이 아니니까, 이런 글을 쓰기에 최적의(?) 사람이기도 하고요 ㅋㅋㅋ
참고로 키플레이어는 외국인 선수나 지난 시즌 그 팀의 최고 선수는 일부러 안 골랐습니다. 너무 당연한 거잖아요? ㅎㅎ
(작성 방식은 네이버 해외야구 김형준/이창섭 칼럼에서 따 온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순서는 작년 순위입니다. 이하는 존칭, 존대말 생략입니다.
KB
최상의 시나리오
+ 득점, 리바운드, 블록에서 역대급 기록을 남긴 박지수 덕에 역시 우승후보란 이름이 어울린다.
아직 챔피언결정전 시작도 안 했는데 다음 시즌 박지수의 트레이드 영입을 원하는 WNBA 스카우트가 다수 등장한다.
만장일치 MVP는 덤. BTS와의 미팅이 성사된다.
+ 감독의 전술이나 팀 운영그리고 낚시의자에 대해 아무도 논하지 않는다. 농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하는 것.
압도적인 1위, 전승으로 끝낸 봄농구 후 인터뷰 제목은? 안덕수 감독, “선수들이 알아서 다 해서 지시할 게 없더라.”
최악의 시나리오
- 득점, 리바운드, 블록에서 역대급 기록을 남긴 박지수 덕에 역시 원맨팀이란 이름이 어울린다. 원우먼팀 아닌가
아직 챔피언결정전 시작도 안 했는데 KB팬들이 박지수와 WNBA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BTS와의 미팅조차 불발된다.
- 정규시즌 2위 감독임에도 교체설이 흘러나온다. 시즌 막판 부상자 속출로 아쉬운 플레이오프 탈락 후 인터뷰 내용은?
안덕수 감독,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한 윤아, 몇 년째 하체 부상이 떠나지 않는 아정이가
정규시즌을 거의 풀타임으로 뛰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감독으로서는 선수가 뛰기 원하면 어쩔 수 없었다.”
키플레이어
김민정.
로우포스트에 집중하면 외곽슛, 패스길을 막으면 컷인하는 김민정의 2지선다 공격 옵션은
사실 어느 정도 수비 로테이션을 갖추면 막기 어렵지 않다. 박지수, 쏜튼이 없다면 말이지만.
수비의 달인으로만 5명을 채우지 않는 이상 리그 최고의 센터와 폭주 스윙맨을 막으면서 동시에 제3옵션까지 막을 팀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5명을 세우면 반대로 KB의 수비를 뚫지 못한다.
삼성생명
최상의 시나리오
+ 박하나가 예년과 비슷한 기록을 남기는데, 팀 내 에이스 자리를 물려준다.
게다가 누가 차기 에이스인지를 놓고 팬들 가운데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 김한비가 이렇게 대박날 줄 알았던 사람? 누가 FA로 나가서 김한비가 온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지경.
김한별, 김한비는 비슷한 실력과 이름으로 자매 아니냐는 외국 기자의 질문을 듣게 된다. 얼굴이 너무 다르잖아
그럼에도 윤예빈과 이주연의 엄청난 성장으로 인해 김한비는 주전보다는 보급형 염윤아 김보미와 최고의 식스맨 자리를 놓고 다툰다.
최악의 시나리오
- 박하나가 예년보다 한참 못한 기록을 남기는데, 여전히 팀 내 에이스 자리를 지킨다.
게다가 누가 차기 에이스인지를 놓고 논하기도 애매하다.
- 윤예빈을 쓰면 이주연이 생각나고, 이주연을 쓰면 윤예빈이 생각나고, 둘을 같이 쓰면 손발이 안 맞는 상황.
결국 트레이드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윤예빈을 보내자니 이주연이 생각나고 이주연을 보내자니 윤예빈이 생각나고… 고만해
키플레이어
윤예빈. (이주연: ???)
둘 중에 굳이 윤예빈을 꼽은 이유는, 똑같이 주전급으로 성장했더라도 윤예빈이 코트에 있을 때
미스매치로 인해 곤란을 겪을 팀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뜨끔! KEB하나: 아니에요 저희 얘기에요..) 국내선수 로테이션을 중시하는 팀컬러를 감안할 때, 외국인 선수가 수준급으로 들어올 경우
삼성의 국내선수 장신군단이 KB의 카운터가 될 수도 있다.
우리은행
최상의 시나리오
+ 무려 임브론이 은퇴했기에, 그 자리를 혼자 메꿀 선수는 안 보인다. 그게 정상이지
그런데 여러 유망주들의 성장폭을 합치니 작년보다 뎁스는 좋아진 느낌.
그 덕에 박혜진에게 부상이 없는데도 출장시간을 줄여줄 여유가 생긴다.
+ 박지수는 신인왕 뒤에 MVP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박지현은 신인왕 뒤에 (박지수만 아니면) MVP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게 된다. 국제대회를 앞두고 박-박 콤비를 놓고 대한민국을 위해 박지현을 잘 육성하겠다던
위성우 감독에 대한 찬양 기사들이 쏟아진다.
최악의 시나리오
- 임영희의 코칭 능력은 탁월하다는 게 입증된다. 그리고 그의 빈 자리를 채울 탁월한 선수들은 없다는 것도 동시에 입증된다.
아무리 코칭스태프가 좋아도, 비시즌 한 번 만에 강백호를 윤대협으로 바꿀 수는 없다. 그나마 강백호급 유망주도 없다.
- 박지현은 팀 선배 박혜진을 롤모델로 충실히 성장한다. 문제는 박혜진의 출전시간까지 본받는 것.
40분 내내 박-박 콤비밖에 안 보이는 빈약한 뎁스의 우리은행을 보고 가혹한 훈련으로 인한 선수 이탈 문제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키플레이어
(박지현 얘기만 한 것 같지만 의외로) 김소니아.
최은실이 있긴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 웨이트, 부상 이력 등을 감안할 때 김소니아의 리바운드는 우리은행의 천군만마.
바꿔 말하면 김소니아가 다치거나 부진하면 우리은행은 천군만마를 잃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소니아의 출장 시간을 관리해 주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 가장 좋은 것은 김소니아가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고,
리바운드 외 다른 팀플레이에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다.
BNK
최상의 시나리오
+ 안혜지가 달린다. 이소희가 달린다. 단타스까지 달린다. 구슬은 걷는다. 이 팀에게 스틸을 당하면 바로 -2점이다.
속공 수비에 성공하면 걸어오던 구슬의 3점슛으로 더 이득이다. 팀 성적도 준수하지만 플레이 스타일 덕에 부산에 여자농구 붐을 일으킨 공로와 여자감독 성공사례를 인정받아
유영주 감독이 공로상을 받는다. 이향과 공동수상
+ 구관이 명관이라, 단타스와 쏜튼이 최고의 외국인선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툰다. (그레이: ???)
그런데 맞대결에서는 냉정한 단타스의 영리한 플레이 덕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쏜튼을 압도하며
KB 상대전적 덕에 봄농구에 진출한다. 개막전부터 우승팀을 잡더라니, 그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최악의 시나리오
- 안혜지가 달린다. 이소희가 달린다. 문제는 둘이 서 있을 때. 도통 리바운드나 세로 수비 대안이 안 보인다.
같이 쓰자니 포지션도 비슷한데 평균신장이 낮아지고, 주전과 유망주로 쓰자니 나이차가 별로 안 나는 둘.
이소희를 지명한 건 진짜 잘한 일인데, 안혜지와 이소희의 출전 비중을 놓고 람파드-제라드급 논쟁이 벌어진다.
- 아무리 젊은 선수와 젊은 코치진이었다고 해도, 한채진 정도는 남겨뒀어야 했다.
한 번이라도 흐름을 뺏기면 연속 실점 – 어쩔 수 없는 작전시간 콤보. 유영주 감독의 쉰 목소리는 덤.
작년에 생각보다 순위가 높았던 탓에, 이 정도면 선전했는데도 또 여성 코칭스태프에 대한 우려 기사가 나오고 만다.
이러지 좀 맙시다.
키플레이어
구슬. (???: 저 걷는다면서요)
뭐니뭐니해도 BNK의 주득점원을 맡아줘야 할 선수. 단타스의 3점 능력이 KB시절만 못하다는 건 지난 시즌에 모두가 확인했다.
구슬이 강이슬 다음가는 3점 슈터로 자리매김해 주면 BNK 농구는 속이 다 시원해질 것이 분명하다.
구슬은 수비 약점을 어느 이상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격에서 확실한 플러스로 팀에 기여해야 하는 선수다.
KEB하나
최상의 시나리오
+ 드디어 모든 선수들의 커리어 하이가 동시에 찾아왔다! 강이슬은 개인 통산 500번째 3점슛(현재 -87개)을
16번째 경기만에 KB전 4쿼터 끝내기 역전 버저비터로 달성.
(KB: 아 BNK때부터 왜 자꾸 우리 팀이야?? 그만큼 강팀이라 그래.. 재작년까진 늘 우리은행이었어) KEB 하나는 뛰고, 부딪히고, 높이로 막히면 에이스가 3점 때리는 농구로 화려함은 부족하지만 내실이 상당한 팀이 된다.
(분명 화려한 패스 하는 가드가 있었던 거 같은데.. 김지영: 우와 저요?? 아니 넌 드리블이지.) 작년 상위권 팀들 입장에서는 질 것 같진 않은데 또 쉽게 이기기도 어려운 도깨비 팀이자,
토토 역배당(?!)의 화두는 늘 KEB 하나. 마침내 봄농구 흑역사를 털고 다시 봄농구에 성공한다.
+ 청록색 헤어밴드를 구매한 강계리가 신지현과 김지영의 휴식 시간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가드 3인방만큼은 어느 팀도 부럽지 않다. 강이슬을 볼핸들링과 패싱 역할에서 거의 빼줄 여유가 된 것도 플러스 요인.
염윤아는 없지만, 백지은은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존재감은 백두산만큼(?!) 크다.
최악의 시나리오
- 드디어 고아라의 커리어 하이가 찾아왔다! 근데 고아라가 팀 내 득점 1위 해도 괜찮은 거 맞아?
강이슬은 국제대회에 모든 힘을 쏟아낸 덕에 시즌 절반을 날리고,
국내용이란 꼬리표는 뗐는데 그 여파로 국제용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 (응?)
그나마 그 둘 말고는 아무 득점원이 없는 게 더 문제. 신지현의 전성기는 아직도 고등학교 시절이다.
- 평균 신장도 낮은데 가드진의 턴오버도 많은 팀이 된다. 비슷한 선수는 많은데 믿고 맡길 선수가 적다.
3쿼터까진 잘 하는데 4쿼터에 결국 리드를 뺏긴다. 근데 이거 전에도 들었던 얘기 같은데…. 내년을 기대하자
키플레이어
이수연.
어느 팀인들 국내 4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나, KEB하나는 특히나 절박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수연이 수퍼 4번으로 자리잡아 준다면 KEB의 전력은 과장 조금 섞어서 두 배로 상승한다.
3점도 되고 점퍼도 되고 몸싸움도 되고 수비도 되는 4번은 WNBA는 물론 NBA에도 흔하지 않다.
변코비, 임브론, 슬테판 커리에 이은 폴 수연의 탄생
신한은행
최상의 시나리오
+ 드디어 김단비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졌다. 그것도 김단비가 전성기급 기량을 보여준 시즌임에도 말이다.
속된 말로 김연희는 찐이고, 한엄지는 레알이고, KDB의 유산 한채진과 이경은은 영원한 클래스.
신한은행이 우승 후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웃음 후보도 아닌 덕에 WKBL 순위싸움은 6강 0약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 김아름은 긴 재활 이후 다른 선수의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플레이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는 이영미 人터뷰를 한다.
부상 전 실력을 되찾은 데다가 플레이 매너가 개선된 덕에 예전만큼의 욕은 먹지 않지만,
본인의 업보로 인해 봉사활동과 유망주 지원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
김아름의 성공적인 복귀 덕에 유승희도 재활과 은퇴의 심리적 갈림길에서 재기를 위한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신한 팬들은 6위를 하더라도 이 둘의 시나리오가 이뤄지면 어느 정도 만족할 듯. 김단비는 만족 못하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
- 드디어 김단비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졌다. 김단비마저 부진하니까 노맨팀이라는 오명이 생긴 게 새로운 문제.
김연희와 한엄지는 트레이드 대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구심점이 없는 팀을 둘만으로 하드캐리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채진과 이경은은 식스맨으로 뛸 때 로테이션 효율이 극대화되는데,
선수가 없으니 둘이 코트 위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부상으로 쓰러지는 일이 반복된다.
- 그냥 지난 시즌이 반복된다.
키플레이어
김연희.
곽주영의 은퇴는 신한은행에게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곽주영만 은퇴한 게 아니라서 문제.
김이슬을 지목하기에는 “최하위 팀으로 옮긴 포인트가드”에게 첫 시즌부터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뺐다. 천하장사 김연희가 로우포스트 장악력을 보여준다면 박지수라 해도 신한의 인사이드를 만만히 볼 수 없다.
신한은 누가 뭐래도 리빌딩이 필요한 시즌이라, 정상일 감독의 부임과 많은 선수의 은퇴를 역으로 활용하여,
장기적으로 김연희 위주의 팀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그게 오히려 김단비가 장점 위주로 플레이하면서 더 크게 활약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덧.
재미로 쓴 글이 제법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번 시즌은 거의 여농을 못 볼 것 같습니다. ㅠㅠ 맡은 일의 성격상 어쩔 수가 없네요.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족하나마 여러 글을 올리며 카페 분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참 즐거웠습니다.
카페를 떠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운영진도 아닌데 굳이 근황을 전하는 게 좀 부끄럽지만,
혹시에 혹시라도 저의 감상평이 안 보이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사족을 달았습니다.
덧2.
그간 많은 분들이 댓글이나 쪽지로 물어보셔서 이 김에 답해드리면, 저는 김은경 선수랑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ㅎㅎ
그리고 제 이름이거나 제 가족들 이름도 아니고요. 제가 팬인 선수 이름을 거꾸로 쓴 것 뿐입니다. ^^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번시즌은 느낌상 부상선수가 많았던 삼성생명이 내려오고 하나은행이나 BNK 두팀중 한팀이 올라올거 같네요. 다만 하나은행은 외국인선수가 늦게 합류하여 손발이 안맞을거 같고 BNK는 코칭스태프의 경험부족이 걸리네요. 그래도 단타스가 건재한 BNK가 이번시즌에 큰일을 낼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정성스러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올해는 어우큽이 될 거 같고.. 나머지팀들이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