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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제가 요즘 심각하게 느끼는 게 있습니다.
한국에서 소위 진보 지식인이라고 하는 분들일수록 정말이지 고중세사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1도 없고, 조선사와 근현대사만 강조하는 근대사 과잉 강조 성향이 너무나도 강한 기이한 증상입니다.
물론 고중세사가 취향이 아니고, 평소 바빠서 관심이 없다고 하는 건 개인의 자유입니다만, 그런 나머지 고중세사에 한해선 일반인은 물론이고 일베충만도 못한 지식 수준으로 무리한 주장을 하는 건 정말 큰 문제인 것입니다.
그 부분에서 탈탈 털리니 일베충들한테까지 진보 일각이 업신여김당하게 되는 것이고,
당연히 일반인들에겐 국가관에 대한 상식이 미달하는 헛똑똑이들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신라 후기 ~ 고려 초기 시대 내러티브에 대한 이해도 0의 문제입니다.
보통 위인이라고 해도 완벽하진 않아서 이순신이나 세종대왕의 인간적 결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굳이 들추면, 좋은 소리 듣기 힘듭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식 있는 일반인들은 적어도 김유신, 태종무열왕에 대해선 절대로 이순신, 세종대왕과 같은 관점을 적용하지 않지요
그래서 나올 수 있는 게 위 유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사적으로 일반적인 지식 수준에 있는 분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다들 소중한 위인들이니 까면 안 되는 걸 모르고, 신라는 신라만의 입장이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의 잘못인 걸까요?
답을 미리 말하자면, 어설프게 아는 척 하는 후자가 오히려 역알못이란 겁니다.
다시 얘기해보죠. 어째서 김유신, 김춘추 등은 이순신, 세종대왕, 왕건 등과 절대로 같은 위상에 설 수 없는걸까요?
만주땅을 잃어서? 아닙니다.
신라측 위인이어서? 아닙니다.
김유신과 김춘추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백제 유민들 및 고구려 유민들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세상이었고,
그런 나머지 후삼국시대에 완전히 부정당했으며, 이는 더 나아가 현재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세상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더 말하자면 오늘날 대한민국이란 하나의 확립된 국가정체성, 민족정체성에
신라라는 나라는 그 국호 그 자체로는 기여한 게 대단히 적다는 얘깁니다. 어디까지나 삼한일통의 확립은 고려라는 국호에서 이뤄졌기 때문이지요.
그럼 어떤 세상이라서? 김유신과 김춘추의 신라는 초창기 신라 6부 출신들 및 그들이 왕족으로 옹립했던 박석김 3왕가 출신들만
모든 기득권을 독점하는 사회였습니다. 그리고 백제 유민들 및 고구려 유민들은 죄다 대부분은 얼떨결에 5두품 이하로 편재되어야만 했습니다. 지독한 혈연, 지연 연고주의로 차별하는 사회였죠. 내가 얼굴도 모르는 조상이 소위 통합의 대상이라는 어떤 옛날에 망한 나라 소속이었다고 내 경제권과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제한되거나 없어야 한다는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고려나 조선은 차별이 없었냐고 누군가는 항변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려나 조선은 누군가의 조상이 과거에 망한 어느 나라 후손이란 이유로 차별한 적 없었습니다. 그러니 고려나 조선을 지키기 위해 애쓴 조상들은 충분히 오늘날에도
Respect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라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절대로 김유신과 김춘추는 삼한일통을 완성한 고려 이후의 국가정체성, 역사정체성을 기본으로 하는
이 대한민국 땅에서는, 이순신, 세종대왕 등과 같은 반열에 설 수가 없는 겁니다.
(게다가 그걸 감안해도 김유신의 저 위 병크는 어떤 측면에서도 옹호받을 수 없는 실수가 맞습니다. )
ps. 머 요즘에도 옛 신라 수준으로 지연, 혈연에 기반을 두는 차별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응당 그래야 할 수 있다고 보겠습니다만, 그건 그 친구가 신라만 우리 조상으로 여기는 어떤 특정 국가를 세우고 그 안에서나
할 수 있는 얘깁니다. 제가 보기엔 제일 많이 모아봤자 대한민국에서 제일 머리 나쁜 돌대가리들 수천이면
많이 모을 것 같습니다만 그건 일단 치워두고요.
ps2. 바로 그런 이유로 절대로 근초고왕이나 진흥왕은 광개토대왕만한 위상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들은 삼국 외의 다른 외적을 물리친 경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광개토대왕은 분명히 신라와 백제는 통합 대상으로 보면서 왜, 후연, 거란 등등을 격퇴한 실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역사에 관심없는 분들이 영토 색깔 칠하기 재미있다고 광개토대왕만 좋아하는 게 결코 아닌 것입니다.
첫댓글 근데 역으로 김유신 김춘추 등이 활약하지 않았다면 신라 망하는건 기본이고 어쩌면 당이 한반도를 점령했을 수도 있지않나요? 뭐 신라의 삼한일통 슬로건이 거의 의미없거나 급조된 거긴 해도요. 애당초 저 말씀하신 것도 고구려나 백제도 딱히 나을 건 없던데다 저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모순이 불거지고 삐그덕거리면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슬로건이 된 거니까요. 저 양반들도 그 시대 밑의 그 새대 안에서 산 사람들이긴 하쥬.
1. 신라는 망했을 수 있지만 고구려나 백제는 망하지 않았겠죠. 그리고 나당전쟁은 그 이후 문무왕 등 사람들 활약이 더 커서 그렇게 볼 수도 없습니다.
2.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고구려 백제가 적어도 신라보다는 대단히 나은 상황이었습니다. -_-;; 고구려나 백제는 골품제 같은 강고한 시스템으로 왕경인과 지방인 사이에 간격을 고착화한 바는 없었습니다. 왕경인 우대 사회는 맞았지만 말이죠.
2-1. 고구려나 백제와는 달리, 신라의 골품제가 적어도 귀족들의 발흥과 내분을 막은 순기능이 있었던 건 부정할 수 없었던 것과 이건 전혀 별도입니다.
3. 어지간치 머리 나쁜 사람 아니면, 누가 무열왕이나 김유신 영웅 아니라고 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러나 상기 이유로 '한민족 공통의 언터쳐블한영웅'이 되기엔 역부족이란 얘깁니다.
4. 시대의 한계 안에서 신라를 위해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한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게 훗날 통합될 고백신 전체에게 납득될 이득이 있었나? 아니란 겁니다. 시대의 한계상 그럴 수 있었던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 행한 결과도 한계가 있어 평가의 대상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마법의활 아 그랬군요 3은 진짜 공감합니다ㅎㅎ
@마법의활 1.백제는 모르겠는데 고구려는 망했을 가능성이 꽤 있을것 같은게.
연개소문 죽고 이후 정국 생각하면...?
2.아 그게 얘기가 나온게 있나보네요.신라 골품제랑 비교하면 어땠을지가.들은적이 없어서.
2-1.괜히 신라가 골품제 유지한건 아니겠죠...그런 장점이 있으니까...?
3.공감...영웅이라 불리기엔 충분한데 언터쳐블은 불가능...
4.중국이나 몇몇 국가들의 최초 통일 왕조들이 겪는 시행착오랑 비슷하려나요.
사실 신라의 가장 큰문제는 통일후에도 시스템을 전혀 고치지 않았다로 보기에.
@paul1117 고치려곤 했습니다. 그러나 진골들을 비롯한 서라벌인들이 계속 거부했고, 신라왕들은 그런 부류와 단호하게 맞서 싸우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런 부류와 단호하게 맞서 싸운 임금은 다름아닌 궁예였지만 (....; ) 점진적 개혁이 그래서 늘 좋은 게 아니죠.
@마법의활 점진적 개혁이라고 해도 좋은지 의문일 정도로 변화가 얼마나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개혁이란 속도 조절을 제대로 해야 하는법이라는거죠
@paul1117 https://cafe.daum.net/shogun/1Db/8976
@마법의활 개혁이란 말 자체가 거죽을 바꿀 정도로 다 바꾼다는 의미가 있는데 점진적 개혁이 처음 의도대로 잘 된게 손에 꼽히긴 합죠. 되려 나라가 뒤집어지고 나서 어거지로 한게 되려 성공률은 좋을걸요?
@Ostropoo 다만 신라 후기의 개혁은 적어도 '어느 정도'는 의도한 대로 성과는 거두었습니다. 적어도 부작용은 없었던 편입니다.
그러나 무서운 게 바로 그거죠.
그런 부작용 없는 개혁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함을 요구하는데, 적어도 고구려 유민들과 백제 유민들이 견딜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백 년이면 혹시 모를까 이백 년이라.....
너무나도 길었습니다. ;;
그둘이 이순신,세종대왕과 동급이 될수 없다는거에는 동의합니다만.
그렇다고 신라의 통일이 무의미 했냐면 그건 아니라 봅니다.
확립된 국가정체성, 민족정체성 형성에 실패했다는건 통일 후 후삼국이 도래하고 고려대까지도 삼국 부흥을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키는 사례가 있었기에 인정하는데.
반대로 신라가 통일을 하지 못했다면 이후 삼한일통같은 얘기가 나왔을지 모르겠네요.
신라가 먼저 한반도의 통일국가라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거에 의의가 있는 정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나라처럼 말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거 완전 환빠 아닙니까
백제는 왜와 대등한 외국 관계지 상하관계가 아니었습니다. 무지성 환빠 발언은 그만 하세요.
@마법의활 그냥 일본에 백제가 문물을 전해줬다고 하며 일본이 백제의 신하국이었다는 말을 한다면 모를까 아예 백제가 멸망하며 독립국이 됐다 운운하는건 명백한 환빠...
죄송합니다 오해소지될것같아서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