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결과는 '모순(矛盾)'이다.
한데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이 모순이 현실로 드러날 것 같다. 그것도 한국 선수들간의 대리전 형태로.
'한국 최고의 방망이' 이종범(31ㆍ주니치)과 '한국 최고의 왼손투수' 구대성(31ㆍ오릭스)의 대결이 바로 그 환상의 이벤트다.
사실 이들의 대결은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불가능했다. 주니치는 센트럴리그에, 오릭스는 퍼시픽리그에 각각 소속돼 있어 비공식 시범경기가 아니고서는 같은 그라운드에 설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시즌엔 정규시즌에서 이들이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 색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센트럴-퍼시픽 양대 리그와 선수회가 종전보다 팀당 5게임이 늘어난 '연간 140게임제' 도입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불거져 나온 돌발 사건이다.
선수회는 처음부터 '게임수 늘리기'에 반대했다. 그렇잖아도 빡빡한 일정에 팀당 5게임씩이나 우겨넣어봤자 선수들만 지치고, 결과적으로 팬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래서 후루타 회장(36ㆍ야쿠르트)은 반대급부로 양대 리그측에 '연봉 상향조정 또는 늘어나는 게임수 만큼의 수당 지급', '양대 리그가 교환경기를 치르는 인터리그제의 도입', '중소도시에서의 개최를 위한 경기장 개보수' 등 몇몇 조항을 제시했었다.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페넌트레이스 1게임을 보이콧하겠다는 으름장을 끼워서.
한데 그토록 핏대를 세웠던 140게임제 도입에 양측이 합의를 했으니 분명 어지간한 요구조건은 관철시켰음에 틀림없다.
이제 이 안이 실시만 되면 이종범과 구대성의 이색대결이 성사되는 것이다.
'타율 3할'을 겨냥하고 있는 이종범의 불방망이와 '선발 20승, 마무리 40세이브'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구대성의 마구.
그 '환상적인 대결'이 또한차례 일본열도를 뒤흔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