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소각.매립 년 167억 소요
이달 의왕.양평선 침수피해 발생
서울 송파구, 남이섬에 낙엽 전달
은행나무 거리 조성 사업에 사용
부천, 퇴비 만들어 예산 2억 절감
늦가을이면 거리를 뒤덮는 형형색색의 낙엽들 때문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낙엽 수거부터 소각까지 막대한 처리 비용이 드는 데다 빗물에 쓸려간 낙엽이 배수구를 막아
도로 침수 위험까지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들은 버려진 낙엽들을 활용, 친환경 퇴비로 만들거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달 초 경기 내 평균 61.4mm의 많은 비가 내리며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의왕시 오전동과 양평군 옥천면 등에서 는 강풍에 날아간 낙엽이 배수구를 막아 도로가 물에 잠겼다.
당시 낙엽으로 인한 배수구 막힘 및 도로 침수 등 안전조치만 221건이 접수됐다.
지자체들은 매년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많게는 수천t씩 쌓이는 낙엽을 처리하는 데 막대한 재원과 예산을 투입하며
낙엽과 전쟁을 치른다.
낙엽을 거두는 과정에서 섞인 담배꽁초나 생활 쓰레기, 중금속, 먼지 등을 분리하는 데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 300여 명의 환경미화원을 동원해 낙엽 169t을 수거했다.
이렇게 모인 낙엽은 대부분 자체 소각장을 통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경기 고양시는 지난해 3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227t의 낙엽을 처리했다.
경기 전체로 보면 매년 10만t 이상의 낙엽이 수거돼 이를 소각하거나 땅에 묻는 데만 167억 원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 보니 일부 지자체에선 낙엽을 처리하기보다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친환경 퇴비로 만드는 등
활용 방안을 다양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원 춘천시 남이섬이다.
남이섬의 경우 지리적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나뭇잎이 빨리 떨어지는 편인데남이섬은 가을 정취를 오래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서울 송차구로부터 매년 낙엽 20t씩을 가져와 섬 안에 '송파 은행나무길' 조성에 사용하고 있다.
송파구는 낙엽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남이섬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상부상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 서울 송파구는 해마다 600t의 낙엽을 퇴비로 만들어 수도권 인근 농가에 무상 제공하거나
특용작물 농가에 겨울철 보온재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도 지난 2017년부터 넉엽을 친환경 퇴비로 가공해 필요한 곳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부천시는 현재까지 1240t의 낙엽을 퇴비화해 2억3000만 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뒀다.
부천시 관계자는 '낙엽과 생활폐기물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한정된 인력으로 어려운 점은 있으나,
친환경 퇴비화 사업 등 낙엽 재활용으로 얻는 장점이 더욱 커 다른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도 매년 낙엽 1000여t을 친환경 퇴비로 재탄생시켜 시민공원인 공공 텃밭에 사용하고 있다. 의정부=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