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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갇힌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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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아뜨리에,.. 애송시 스크랩 소말리아의 처녀 / 김영찬
동산 추천 0 조회 70 18.08.26 07:19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소말리아의 처녀 / 김영찬



내가 처녀로 태어나면 소말리아 해적의 애인이 될 거야

탱글탱글 부풀어 오른 가슴

실팍한 엉덩이를 뒤뚱뒤뚱 흔들며

해적선 갑판에 올라

안녕, 소말리아의 밤이여

물 먹은 별들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손 흔들어 잘 있으라고

고별의 눈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떠날 거야 미련 없이 먼 바다로


소갈머리 없는 년, 어린 네가 뭘 그리 잘 난 척

함부로 무너질 듯

앞장서서 설치느냐고 국어선생님이 말려도 이미 늦었지

뭔 짓인들 이보다 못할라고

어머니가 몰아쳐도 소용없어 운명은 아덴만을 건넜지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애 낳는 일 밖에 없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공해상으로 나아가

국적 없는 애를 실컷 쏟아내 해적들의 호적에

입적 시킬 거야


뭉텅뭉텅 갑상어 알보다 더 많은 사생아들이 퍼져서

인도양을 꽉 메우고

태평양 연안까지 진출하면

대서양을 장악하는 건 시간문제

아무도 소말리아 영해를 넘보고 군침 흘리는 짓 어림없지


내가 세상을 졸업하면

처녀의 몸으로 소말리아 해적선을 탈거야


(2011.3.7 아침 초고, <유심> 2012년 3/4월호 게재)




**************************************************


세계의 관심사는 오로지 석유부존국가들의 민주화

항쟁에만 쏠려있다.

석유자원국가와의 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말리아는 자원빈국이다.

소말리아에 관심 둬서 얻을 거라곤 거의 없다.

가진 거라고는 황무지나 다를 바 없는 땅덩어리 뿐.

그나마 서방국가들이 마구잡이로 갖다버린 산업 쓰레기와

핵폐기물 때문에 불모의 땅이 된 실정이라고 한다.

청정하던 원시의 바다 역시 이름 모를 화공물질로

오염돼 소말리아 근해 바다에는 더 이상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농사를 지어먹던 부락민들은 시름시름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쓰러지고, 아직 힘 꽤나 쓰는 청년들은 고기잡이를

위해 더 먼 바다로 점점 더 멀리 진출하다가 열약한

어업 장비로는 도저히 선진국 어선들의 싹쓸이 어획에

대적할 수가 없어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젊은이들은 죽기 살기로 해적의

길을 택해 해적선을 타게 된다.

이 통론이 과장된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해적들의

생존권을 살펴보아야 할 아량을 가져야한다.

이유 없이 장난삼아 모두들 해적이 되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 김영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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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8.08.26 19:44

    첫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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