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3-38, 그게도 비 오나?
“고모님, 나라요.”
“그래, 춘덕이가? 잘 있제?”
“고모님, 식사는 했어요?”
“나는 발쎄 밥 묵었지. 너는 그래, 오째 지냈노? 잘 지내나?”
“잘 있어요. 북상에 비 많이 오지요?”
“그케, 비가 많이 오네. 그게도 비 오나?”
“여기도 비 오지요. 사과 전지는 했어요?”
“너그는 전지하나?”
“사과나무가 없는데요.”
“와, 사과나무가 없노? 농장에 사과 농사짓잖아.”
“사과밭 다 팔았는데요. 이제 복숭아만 해요.”
“그러나? 누구랑 있노? 지금 안 바쁜가베. 쉬나?”
“선생님 와서 좀 쉬고 있어요.”
“다 평안하제? 혼자 있다고 밥 굶지 말고 잘 챙기묵고 해라. 드가라.”
고모님과 안부 전화하고 조카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바쁜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저번에 통화할 때 지숙이가 사모님 전화번호를 갈키달라 카던데요.”
“전화를 안 받으니 문자로 연락처를 보내드리지요.”
문자하고 돌아오는 길에 백지숙 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일이 바빠서 아재 전화를 못 받았네요.”
“아저씨께서 사모님 연락처를 조카분이 궁금해하더라고 말씀하셔서 문자로 넣어드렸습니다. 아저씨 댁에 들렀다가 돌아가는 중입니다.”
“그러셨구나. 저번에 통화한 이후에 농원 사장님과 사모님이 너무 고마워서 한번 통화하고 싶더라고요. 사장님 건강이 안 좋다고 하니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우리 남편도 후두암으로 투병한지 15년이 지났는데 가족이 아픈 것만큼 신경 쓰이는 일이 없잖아요. 그 사모님도 옆에서 간호한다고 참 애 잡숫겠다 싶더라고요.”
“사모님이 워낙 밝으신 분이라 내색을 잘 안하세요. 시간 나실 때 통화 한번 하시지요.”
“그러지요. 특별한 일이 있어서 전화한 것은 아니지요?”
“그냥 안부 전화였어요. 별일 없습니다.”
“그렇구나. 아재한테는 제가 전화할게요. 선생님, 건강 조심하세요.”
2023년 12월 14일 목요일, 김향
백춘덕 아저씨 곁에 백지숙 씨가 계셔서 감사합니다. 신아름
오가는 말들이 따뜻합니다. 월평
첫댓글 사장님 내외분까지 마음 쓰기가 쉽지 않을텐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