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부근에 있는 내과병원에 들러서 당뇨혈당 여부를 검사하려고 채혈했다.
간밤 9시 이후부터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더니만 전에 비하여 배가 허출런했다. 피곤도 더 하고.
내일 결과가 나온다.
자꾸만 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기에 아무래도 현재의 당뇨약보다는 강도가 더 센 것으로 처방할 것 같다.
이제는 스스로 운동과 섭식으로는 건강관리를 못하고, 대신 약으로만 의존해야 하는지 마음이 답답하다.
오후에 서울 강동구에 있는 문학카페 사무실에 들러서 월간문학지를 받아와야 하는데도 자꾸만 망설여진다.
가을비가 아파트 유리창을 세차게 두들긴다. 빗소리도 처량하고 ...
내 모습도 그렇고...
비 내리는데도 지하전철을 탔다.
노인 대접을 받기에 전철비는 무료이며, 또 노약자석에 앉아서 편안히 탈 수 있다.
책을 묵직하게 받아서 어깨에 둘러맸다. 갈아타야 하는 전철역 구내에서도 책을 잠깐씩 펼쳤다.
내 글은 맨 뒷편에 있다. 늘 그렇게 편집한다. 나도 그게 속편하다. 욕심낼 것이 없으니까.
지금은 가고 없는 어머니에 대한 글이다. 직장 다닐 때 하루 연가를 내가를 내어 어머니와 함께 머물면서 늙은 감나무에서 홍시를 땄던 날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이나 나한테는 소중한 기억이다.
그 어머니는 지금은 다시 볼 수도 없는 저너머의 세상으로 떠났기에.
시골 바깥마당에 들어오는 입구에 선 감나무는 너무나도 늙었다.
1962년 경이던가? 대전 아버지가 지엠무시(GMC) 트럭으로 과일나무 묘목을 실고와 심었던 묘목. 지금은 고목이 된 감나무 두 그루만 남았다. 감나무는 하도 늙어서 한 그루는 홍시조차도 열리지 못한 채 땡감으로 떨어지고, 한 그루는 까치, 산어치 등의 산새들이나 쪼아먹는다.
아버지가 심었던 무화과는 원뿌리는 죽고 새로운 새끼를 거듭 쳤다.
지난 3월 해동기에는 冬害를 입어서 줄기가 터져서 죽었더니만 올 6월에 보니까 몇 그루에서 다시 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시골 다녀온 지도 벌써 80여 일이나 더 되었으니 이들 과일나무가 어떤 상황인지 짐작도 못한다.
문학지 맨 뒷쪽에 오른 시골 이야기가 뭐 대수일까?
비 내리는 늦은 여름.
마지막 몸부림을 하는 것일까. 며칠 뒤에는 가을로 들어선다.
오늘은 남의 글 읽으면서 또다른 세계로 들어가야겠다. 현실 속의 내가 아닌 또다른 내가 되어서...
2018. 8. 28. 화요일.
첫댓글 가을이 온다는 건
이내 겨울이 온다는 뜻이지요.
우리에게는
회춘의 봄은 없지만요~
예.
저한테는 초가을이지요.
직장에서 벗어난 지도 10년이 넘었기에... 오늘이 내 남은 생애 가운데 가장 젊은 날이지요.
가고 오는 전철칸에서 노인석에 앉았더니만 옆에 앉은 분이나 건너편 노인석에 앉은 분이나 똑같대요.
촛점없고, 표정이 없는 멍한 시선과 얼굴. 그들이 나를 보면 영락없는 늙은이겠지요.
너 나 구별이 없기에...
오늘은 곰내인 제가 추욱 늘어졌네요. 비가 내리니까요.
댓글 고맙습니다.
그래도 의학발전으로
하루에 한알 복용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발전입니다.
항상 건강한 삶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하루에 두 알 먹지요.
여의사가 강도가 쎈 약으로 처방하겠다는데도 제가 고개를 흔들었지요.
걸어다니면서 운동할 께요... 제발...
그런데도 운동하지를 않고는 매번 거짓말만 하네요. 변명하면서...
지금보다 더 센 약을 먹기 시작하면 스스로는 당을 조율 못한다고 하네요. 오로지 약으로만..
그 말은 들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원인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당뇨. 처방만 있고... 먹는 것을 줄이고, 덜 소화되라고 약 먹고, 무리하지 않게 움직이어도...
건강한 사람보다는 10년 정도 수명이 단축된다고 하는데...
그냥 빙그레 웃습니다.
곰내님!
운동 하시며 책도 읽으시고 어머니의 글도 올려 주세요
글을 쓸줄 모르는 제겐 올려주신 글 읽으며 대리 만족에 늘
감사하는 사람랍니다요,,
어마나...세상에... 정바다 님이 글 쓸 줄 모른다고 댓글 달았어요?
저는 님이 쓴 글 두 개를 보고는 빙그레 웃었지요.
삶에서 건져올린 글이 살아서 싱싱하던데요. 파득파득 튕기던데요.
마치 갯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갯물고기처럼요.
한 번 올려보세요.
님은 잘 하실 거예요. 왜 글 쓸 줄 모른다고 자신을 미리 낮춰요?
저보다는 나이가 하나 더 많은 도야지띠?
저는 쥐띠는 아니고 그냥 곰띠...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