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법이란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의식과 그 여섯 가지 근본의 대상인 물질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감촉과 그 외의 사건들과 그리고 근본과 대상들 사이에서 작용하는 의식작용 모두를 말한다. 이것을 18계라 하는데 이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독립된 자기 성품이 없다. 마치 생멸하는 모양과 같이 생멸이라는 거짓 이름뿐이지 실체가 없다. 생도 멸도 이름은 있으나 그 실상은 없다. 공관空觀과 가관假觀을 함께 밝혔다.
일체법무생 일체법무멸 一切法無生이며 一切法無滅이니
약능여시해 제불상현전 若能如是解하면 諸佛常現前이로다
일체 법이 나지도 않고
일체 법이 없어지지도 않나니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안다면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그 앞에 나타나리라.
불교의 관점에서 보는 일체 존재의 실상을 밝힌 매우 유명한 게송이다. 반야심경에서도 "모든 법의 공한 모양을 불생불멸不生佛滅이라."고 하였으며, 법화경에서도 " 이 법이 법의 자리에 머물러 세간의 현상이 항상 머문다."라고 하였다. 모두가 존재의 불생불멸의 이치를 밝힌 내용이다. 눈앞에 나타난 현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영원토록 새롭게 생기는 것도 없으며 아주 없어지는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그릇에 담겼던 물이 증발하여 눈앞에서는 사라졌지만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서 구름으로 있다가 비가 되어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고 산천초목 어딘가에 머물면서 천변만화 돌고 돈다는 것이다. 일체 존재가 그와 같이 천변만화하면서 불생불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