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3-32, 고소한 땅콩
삶의쉼터에 강석재 어르신을 내려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엄마, 밥 먹었어요?”
“그래. 엄마는 밥 먹었다. 은영이도 밥 먹었제?”
“밥 먹었어요. 엄마, 집에 가요?”
“엄마 지금 집에 있다. 엄마 집에 올라꼬?”
“예. 지금 가께요, 엄마.”
혹시 읍내 볼 일은 없는지 여쭈었더니 나갈 일이 없다신다.
댁에 필요한 것을 여쭈니 락스가 떨어졌는데 사러 나가지 못했다며 부탁하셨다.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대용량 락스 한 통, 어머니 드실 오메기떡과 바나나를 샀다.
어머니는 차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고 나오셨다.
“은영이, 왔나? 락스 큰 걸로 잘 사 왔네. 한동안 잊어먹고 쓰겠다. 춥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귤도 있고 땅콩도 삶아놨다.”
거실 매트에 불을 올려서 바닥이 뜨끈했다.
문은영 씨는 어젯밤 잠을 설쳤는지 엉덩이가 따뜻하니 이내 조금씩 존다.
어머니는 딸에게 잠깐 누우라고 베개를 권한다.
“공방에서 큰오빠네 드릴 도마는 만들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작은오빠네 도마를 만들어요.”
“작은아는 도마 샀다고 해요. 있는데 또 뭐 하러 주겠노.”
“그럼, 무엇이 좋을까요? 작은오빠네 꼭 필요한 걸 만들면 좋을 텐데요.”
“성빈이가 가져간 빵도마 괜찮던데, 애들이 잘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좋겠네요. 공방에 연락드려야겠어요. 내년에도 공방에서 작품을 만들어야 할 텐데 이왕이면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좋지 않을까요?”
“그렇지요.”
“다음 주 수업에 어머니께서 동행하셔서 전시된 작품 보면서 궁금한 것 묻고 은영 씨 작업하는 것도 한 번 보시는 게 어떨까요? 은영 씨도 좋지요?”
“엄마, 가요?”
“그라지요. 그날 어차피 기름 짜러 나가야 되니까 가는 길에 같이 가지요.”
어머니가 내오신 귤과 땅콩을 까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니, 직접 기르신 땅콩이라 그런지 무척 고소해요.”
“그렇지요? 은영이가 땅콩을 잘 까먹네. 좀 싸줄 테니까 집에 가져가서 지영이랑 나눠 먹어라.”
봉지에 담아주신 땅콩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김향
엄마와 딸, 자주 얼굴 보고 지내니 감사합니다. 신아름
“은영이가 땅콩을 잘 까먹네. 좀 싸줄 테니까 집에 가져가서 지영이랑 나눠 먹어라.” 고맙습니다, 어머니!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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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머니 곁에 어머니가 계셔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