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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식에서 대상을 청하여 차를 대접하는 절차에서 부르는 노래
불교의식에서 부처·보살·영가 등을 청하여 차[茶]를 대접하는 절차에서 부르는 노래이다. 5언 또는 7언으로 구성된 한문 정형시를 가사로 삼는데, 이러한 형식을 불가(佛家)에서는 ‘게(偈)’라고 한다. 타악기 징을 쳐서 시작과 종지, 악구를 구분한다. 홑소리로 소리를 짓는 경우, 독창으로 부르고 춤을 추는데, 이 무용을 ‘다게작법’ 또는 ‘다게착복무’라고 한다.
유래차는 감로수(甘露水)이자, 부처의 법문을 상징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공양물 중 하나이다. 차를 감로(甘露)의 대체물로 바치는 것은 한국 불교에서 보이는 오랜 전통으로, 오늘날과 같이 의식의 대상을 모시고 차를 대접하는 형태의 다게는 17세기 의례서인 『영산대회작법절차』(1634)에서 확인된다.
○ 역사적 변천 과정 불교 영산재 의례집 중 가장 오래된 『진언권공』(1496)에는 부처를 자리에 모신 뒤 ‘차를 먼저 올리라’는 지시문만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재의식에서 사용되는 다게와 유사한 형태는 1634년 편찬된 『영산대회작법절차』에서 기록되어 있다. 이 의례서에는 〈다약게(茶藥偈)〉로 명시하고 있으며, 다게라는 명칭은 1661년 발행된 『오종범음집』부터 확인된다. 『오종범음집』 중 〈영산작법〉에 기록된 다게 의식문은 오늘날 《영산재》 ‘상단의식’의 다게와 동일하다. 이후 『범음산보집』(1739), 『석문의범』(1935)과 같은 의례서를 통해 전승되었다.
< 범음산보집: 1713년에 승려 지환이 편찬한 불교의식집 『범음산보집』에는 모시는 대상에 따라 다양한 <다게> 의식문이 수록되어 있다.. ©동국대학교중앙도서관 >
○ 용도
부처와 보살 뿐만 아니라, 영가(靈駕)와 저승의 시왕(十王) 등 여러 천인(天人) 선신(善神)에 이르기까지 각종 대상을 자리에 모시는 헌좌(獻座) 절차에 이어 다게를 설행한다. 이는 의식의 대상에게 본식(本式)에 앞서 차를 대접하기 위함이다.
○ 음악적 특징: 오늘날 전승되는 다게 중 가장 대표적인 음원은 경기·서울 지역 범패를 전승하는 봉원사 박송암의 홑소리이다. 징의 신호에 맞추어 독창으로 연행하며, 빠르기는 ♩.≒38~48 정도로 매우 느리고, 가창자의 호흡에 따라 3소박과 2소박이 혼합되는 불규칙 박자이나, 대부분 3소박이다. 주로 미(mi)-솔(sol)-라(la)-도(do)-레(re)의 5음을 사용하며, 메나리토리가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일부 선율이 솔(sol)을 거쳐 라(la)로 상행하며, 솔(sol)로 상행하는 등 경토리와 유사한 음진행을 보이기도 한다. 다게의 선율이 〈배헌선열미〉, 〈오공양〉 등 비교적 다양한 불교 홑소리 게송에 가사만 바꾸어 활용되기 때문에, 이 선율을 ‘다게성’이라 한다.
○ 형식과 구성: 다게는 한시로 이루어진 ‘게(偈)’로서 총 4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1구와 2·3구의 선율은 거의 동일하고, 4구는 1구에서 조금 확대된 형태이다. 따라서 다게의 형식을 AAAA′로 나타낼 수 있다.
지환 저, 김두재 옮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조선10 천지명양수륙재의 범음산보집』(동국대학교출판부,
범패 홑소리 중 정형시의 형태를 띈 ‘게송(偈頌)’으로서 대표되는 악곡이다. 의식의 대상을 모시고 진행되는 공양의 시작이자, 비교적 널리 알려진 불교무용 ‘다게착복무’의 반주음악이다. 17세기 이후 한국 불교 의식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로 자리 잡으며, 부처와 보살, 영가 등의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의식에 행해져 왔다. 다게의 선율 또한 ‘다게성’으로 불리며 다양한 홑소리 악곡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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