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이야기
금년에도 건강한 가운데 생일을 맞이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하나님의 시간표에 의해 이 땅에 보내주시고, 만나주시고, 인도하시고,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 올려드린다.
나의 가족, 아내와 두 딸 여자 셋과 살며 그동안 수십 번의 내 생일을 맞이했고, 또 항상 생일을 즐겁게 보내곤 했다. 그 동안을 생각해보면 주로 밖에서 식사를 했고, 집에 돌아와서 케잌에 불을 밝혀 생일 축하송을 부르고, 가족 중 한 사람이 축복 기도를 하는 그런 과정을 밟았다.
그런데 해가 거듭될수록 발견한 것은, 생일 케잌이 한 주가 지나고 두 주가 지나도록 냉장고에서 거의 그대로 있을 때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가족이 모두 4명인데, 다 먹지를 못하는 것이다. 아니 케잌만이 아니라, 다른 음식도 잘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이 짧다고 해야 하나, 많은 양을 먹지 못하는 우리 가족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버리는 음식이 생기기도 했다.
여자가 셋이라 그런 걸까? 결국 생일 케잌 대신 시간이 지나도 가족이 다 먹을 수 있는 것, 먹어서 없앨 수 있는 것, 특히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원하는 음식으로 축하를 하자는 것으로 마음이 모아졌다. 촛불만 켜면 되니까. 지극히 실용적인 발상이었다.
그래서 금년에 촛불을 켠 음식물은 ‘아이스크림’이다. 작은 아이스크림 4개를 BR에서 한 세트를 사서 그 앞에 촛불을 밝히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축하를 했다. 즐거웠다. 작년 내 생일에는 케잌 대신 내가 좋아하는 순대를 사서 한 가득 깔아놓고, 촛불을 밝히며 축하송을 불러 준 가족들.
무엇을 해도 좋은 우리 가족들, 무엇을 어떻게 해도 즐거운 가족, 가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아내는 손목 시계를 선물해주었고, 둘째 딸 다빈이는 예쁜 엽서에 손편지를 써서 건네주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사랑하는 울아빠! 강철같은 울아빠, 생신 축하드립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젊게 사는 아빠를 보며 나도 저렇게 늙어야지 생각하곤 해. 그래도 건강 조심히. 사역하며 지금처럼 살아가자구요. 우리 아빠가 내 아빠여서 감사하고, 늘 자랑스러워. 아빠의 딸로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아빠를 위해 나도 항상 기도하고 있어. 울아빠 사랑해.
[아빠를 위한 기도] ”하나님, 이 시간 우리 아빠 ‘최관하’를 두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택하시고, 사랑하시는 아들 ‘최관하 이 세상에서 귀하게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바라옵기는 아빠에게 감당할 수 있는 사역과 그 안에서 놀라우신 하나님 은혜를 늘 경험케 동행하여 주세요. 또 모든 사역 안에서 몸과 마음의 체력이 건강이 지치지 않도록 주님께서 지켜주세요. 믿음의 가정에서 함께 살아가게 하신 인도하시는 주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어서 큰딸 다솜이가 나를 위해 축복 기도를 했다.
“하나님 아버지, 아빠 최관하의 생일을 맞이하여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더욱 사역 잘하게 해주시고, 건강 주시고~~,” 다솜이의 기도는 계속되었다.
“~ 아빠가 항상 원하는 기도 제목인, 이 땅에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 다 끝나는 날 한 방에 하나님 곁으로 불러달라는 아빠의 그 기도 제목 꼭 들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나도 따라서 ’아멘‘하는 순간, 갑자기 내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큰딸 다솜이가 ‘나의 기도 제목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내 생일날 ‘한 방에 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는 내용을 들으며, 순간 묘한 감정도 일었다. ‘그래도 내 생일인데~’. 그러나 결국은 이 모든 것이 감사였다.
생일 저녁, 나는 또 한 번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그 사명이 끝나는 날, 저를 그 자리에서 한 방에 하나님 곁으로 불러주소서. 그래서 사나 죽으나 간증이 되어,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주님을 발견하고, 만나는 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참으로 감사한 금년 생일날이었다.